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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 성취 중독에서 지속 가능한 행복으로 가는 인생 경영 전략 20
야마구치 슈 지음, 박세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제목만으로 머리에 망치를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이 든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야마구치 슈는 정체된 삶을 뚫기 위해 어떤 인생을 살고 싶냐고 끊임없이 묻는다. 인생이 뭐 있어, 그냥 사는 거지 뭐. 이렇게 쉽게 대답하고 싶지 않다. 올 한 해도 열심히 산 것 같은데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처럼 스르륵 손가락 사이 사이로 움켜쥔 모래들이 빠져나간다. 당신은 성취 중독인가? 일본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전략 컨설턴트 야마구치 슈는 무언가를 이뤄야지만 해냈다고 생각하는 강박 속에 지속 가능한 행복으로 가는 인생 경영 전략 20가지를 제시한다.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
겉으로는 모순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전체를 아우르는 인생 전략으로는 이보다 깊이 있는 조언도 드물다. '뱀같이 지혜롭게'라는 말은 세상의 통념이나 감언이설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며 판단하는 지혜와 분별력을 갖추라는 뜻이다.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는 말은 지위나 돈처럼 덧없는 것에 빼앗기지 말고, 자신맘의 미적 감각과 윤리 의식을 지키라는 의미다. 예수 역시 사랑하는 제자들을 세상으로 내보내며, 서로 다른 두 인생관을 아우르는 제3의 길을 당부했다. 나 또한 이 말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하고 싶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43쪽 중에서
회사에 경영 전략이 필요하듯이 인생에도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전략 변수는 '시간 자본'이다. 시간 자본을 적절히 배분해서 지속 가능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요성을 인지했다면 인생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맞서 시간 자본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부자, 회사 승진, 사회적 명예를 얻는 것이 아니다. 언제 죽음이 찾아오더라도 '좋은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사는 것이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야마구치 슈가 시간 배분에 대한 강조를 하는 이유는 저자 자신이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목표가 하나씩 실행됨에도 인생이 전혀 행복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진심으로 원해서가 아니라 주변의 부러움을 의식한 선택들이었고 이는 시간 도둑이 나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독자들을 위해 재차 강조한다. '되는 대로' 흘러가지 않기 위해, 시간 도둑을 당하지 않기 위해, 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
교훈1. 계절마다 합리적인 행동은 달라진다.
교훈2. 인생은 단계에 따라 맡는 역할과 기여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교훈3. 인생에서는 단기적 합리성보다 장기적 합리성이 훨씬 중요하다.
인생을 네 단계로 나눈다. 인생의 봄(20대), 인생의 여름(30~40대), 인생의 가을(50~60대), 인생의 겨울(70대~)이다. 여기서 3가지 교훈을 강조한다. 인생의 계절마다 합리적 행동은 달라진다. 인생은 단계에 따라 맡는 역할과 기여 방식이 달라진다. 장기적 합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점이다. 인생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는 말에 동의한다. 처음 세운 프로젝트가 실패했다고 해서 좌절하고 낙심하지 말고, '전략은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튼튼해지는 것이 아니다. 빠르게 검증하고 수정할 때 비로소 강도가 높아진다'고 말한다. 성공과 실패에 집착하지 말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작전이 필요하다.
해외 여러 나라들과 일본을 비교해 보면, 일본에는 유독 '아무리 노력한들 타고난 재능이나 감각이 있는 사람은 이길 수는 없다'는 선입견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듯하다.특히 '타고난 머리'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한데, 이는 영미 문화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사고 방식이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151쪽 중에서
한국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노력한들 타고난 재능과 감각이 있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 수능 만점을 받은 학생의 인터뷰를 봤다. 대학교수와 초등학교 교사 부모님 사이의 우월한 유전자. 타고난 머리가 좋아서 수능 만점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댓글들이 지배적이었다. 재능과 감각을 선천적인 것으로 규정지어 버리는 스테레오타입이다. 일본도 '타고난 머리'를 중시하며 재능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별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뜨려야 한다. 그보다는 얼마나 즐겼는지가 답이다. 공자가 말한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는 불확실한 시대에 불확실성을 인생으로 끌여 거센 파도를 즐기며 타라고 말해주는 책이다. 파도를 피하거나 두려워하다보면 시간 도둑이 찾아올 뿐이다. 인생이라는 파도타기에 즐겁게 서핑을 하라고 권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두 가지 중독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하나는 성과 중독, 또 하나는 칭찬 중독. 성과에 매몰되어, 주변의 인정과 칭찬을 받기 위한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2025년을 마무리하는 때, 야마구치 슈의 질문이 더욱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원없이 행복한 인생을 살았노라고 말하고 싶다면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의 일독을 권한다. 빈말 안하고 강력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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