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 글이 책이 되기까지, 작가의 길로 안내하는 책 쓰기 수업
임승수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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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무림 비급을 후대에 전하는 사파 고수의 마음으로 쓴다.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나와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임승수 작가는 고수의 마음을 장착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대한민국 희귀종이라고 부른다. 직장은 삼십 대 초반에 퇴직, 공대를 나와 인문, 사회 분야의 전업 작가가 되었기 때문일까. 그의 아내는 기자로 일하다 지금은 전업작가로 활동하며 부부가 함께 글을 쓰는 삶을 산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글쓰는 일을 한다면 어떨까.
(이하 가상 대화)
글 시작했어?
오늘 어디까지 썼어?
어떤 주제에 대해 쓰는데?
(밥 먹다 말고 잠깐만)
나 글감이 떠올라.
밥은 이따 먹을테니까 글 쓰고 올게.
어? 나도.

잠깐 상상해 봤다.
하하하.


글을 쓴다는 건 선율을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 떠오르는 감정을 즉흥적으로 표현하고, 한순간의 생각을 문장으로 남긴다. 반면 책을 쓴다는 건 교향곡을 작곡하는 일에 가깝다. 주제 선율을 세우고, 그 변주를 구상하며, 악장마다 리듬과 색체를 달리하면서도 전체를 관통하는 통일성을 놓치지 않는다.
프롤로그, 5페이지 중에서


비유가 찰떡이다. 글을 쓴다는 건 선율을 만드는 일이라는 말에 밑줄을 쫙 긋는다. 쇼팽과 바흐가 만들었던 선율을 떠올려본다. 자신의 감정을 음표에 담아 오선지에 그려내는 일. 즉흥적이고 감각적이다. 피아노 선율로 하나씩 건반을 누르며 들리는 음악에 빠지며 창작의 기쁨을 맛보리라.



책을 쓴다는 건 글을 쓰는 일보다 확장의 시간이다. 쇼팽 교향곡을 작곡하는 일이다. 전체를 관통하는 통일성을 놓치지 않는다.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들으면 듣는 이의 마음에 감동이 일어난다. 이처럼 ‘내 안의 어떤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짓고 교향곡을 내 놓는다.


글은 책상 머리에서 나오는 ‘살아지는’ 삶이 아니라 진짜 뛰어들어 땀 흘리는 ‘살아내는’ 삶에서 나온다고 임승수 작가는 말한다. 조지 오웰이 탄광촌에 들어가 광부의 삶을 살아내고, 에밀 졸라도 그리했다. 글을 위해 살아내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까지 임승수 작가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선택했던 방식이 쉽고 재미있다. 예를 들어, 킹크랩과 샴페인의 조합이 훌륭했다. 킹크랩의 식감을 되새기다가 제주도에서 봤던 주상절리를 떠올린다. 묘한 동질감이 느껴지면서 메모를 시작한다. 제주도에 얽힌 개인사 + 킹크랩찜의 식감에서 연상되는 제주도 주상절리. 이렇게 두 가지의 소재를 쓰면서 ‘초자연적 의지의 절대적인 힘’으로 킹크랩 맛을 정의 내린다.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 글쓰기 참 쉽죠?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는 폼 잡지 않고, 실질 조언으로 꽉 채운 책이라고 적힌 뒷표지의 글에 고개를 끄덕인다. 글이 잘 안 써지면 이렇게 한 번 해 봐, 글 써보고 이야기 하자. 책 출간하고 싶으면 출간 기획서는 이렇게 써 보는 건 어때. 응? 이렇게 하나씩 알려주는 책이다. 단맛 쓴맛, 책 쓰기 노하우를 모두 담았다. 저자 자신의 순수한 책 쓰기, 책 출판 경험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신뢰도는 100%일 수 밖에 없다. 간만에 사이다를 한 잔 마신듯한 시원한 책을 만났다. 세상에 태어나 꼭 한번 책을 내고 싶은 당신께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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