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단단한 하루 - 누드 사철 제본
지수 지음 / 샘터사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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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오늘을 단단하게 만드는
김토끼의 자기 돌봄 에세이

내 시간 돌려줘!
2025년이 한 달 남짓 남았다. 열 두장의 달력 중 이제 단 한 장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니.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시간은 2025년의 12월 31일을 향해 흐른다. 인생을 좀 더 단단하게 살고 싶은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 매일 밤, 누워서 이런 저런 생각을 굴리다 잠이 든다. 오늘 했던 말 중에서 하지 말 걸 그랬어, 두 번 생각하고 말하자, 헛소리는 그만하자, 입은 닫고 지갑을 열기로 다짐하며 열심히 이불킥을 한다.

나는 왜 이런 존재인걸까?
고민을 거듭하며 괴로워하던 시간들 속에 귀여운 토끼를 만났다. 빨강 하트 씨앗을 땅에 뿌리고 있는 토끼가 질문을 던진다. <오늘도 단단한 하루>를 보냈나요? 토끼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장을 열어 볼 수 밖에 없었다. 김토끼의 예민함을 나는 잘 안다. 나 또한 예민함이라는 기질을 타고난 HSP(High sensertive person)이다. 사람이 많은 곳, 눈치를 봐야 하는 곳, 시끄러운 곳에서는 쉽게 지친다. “둔해져야 해. 둔해 져.”라고 사람들을 말하지만 어찌 둔해질 수 있는가. 태생이 예민한 것을. 김토끼의 [ 예민해도 괜찮은 하루 ] 속에는 예민함을 다스리를 수 있는 나름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예민함을 거스르지 않고 나만의 삶의 방식을 찾은 것! “극복과 안주 사이에 ‘생존’이라는 이름의 지혜도 있다고” 말한다. “예민한 나를 억누르기보다 그 예민함이 덜 힘들도록 나를 돌보는 방식. 그게 나만의 작고 야무진 생존 전략이다.“ 맞다. 김토끼의 삶의 방식을 나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반갑고 또 기쁘다. 예측 불가능한 세상 속에 통제할 수 있는 생활 속 루틴과 공간을 부드럽고 말랑하게 확보하는 ‘생존‘이 필요하다. 이는 예민한 김토끼만의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소소하지만 작고 확실한 행복.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한 소확행을 추구하는 것이야 말로 매일 반복되는 지루하고 힘든 삶 속에서 느낄수 있는 요술봉이다. 요술봉을 자주 휘둘러 주는 일은 어렵지 않다. 김토끼는 근육의 고통을 감내하며 발레 수업을 들으러 간다. 좋은 피부를 위해 하루 15분 마사지기를 사용한다. 자신을 위한 요리를 만들어 먹는다. 내 몸에 귀를 기울이며 사는 삶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몸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하다는 김토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나 또한 이렇게 좋아하는 책 을 읽고 운동하고 몸을 움직하며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내 몸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한 번에 크게 터지는 게 아니라
작게 쌓은 것들이
조금씩, 조용히, 꾸준히 모여서
결국에는 삶의 결을 바꾼다.
<오늘도 단단한 하루>
멈추는 연습, 162쪽 중에서


최근 소매스틱이라는 활동을 경험했다. 소매스틱은 마음 뿐 아니라 내 몸을 잘 돌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매스틱 활동 중 바닥에 온전히 누워서 몸의 구석구석을 챙기는 바디 스캔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바디스캔은 하루 종일 고생한 발, 발가락, 다리, 팔, 손, 손가락, 입, 혀에 집중해보며 기관들에 감사함을 전하는 시간이다. 당연히 몸의 각 기관들이 하는 일이라며 등한시 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하나씩 고마움을 전하다보니 지금, 여기서, 움직일 수 있는 내 몸이 소중하게 느껴지더라. 김토끼의 일상을 보면서 몸을 소중하게 다루며 사는 삶이야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멈추는 연습을 해보았나요?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냈나요?
나를 위로하는 작은 실천을 했나요?
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연습을 해보았나요?
굳이 원하지 않는 것을 자연스럽게 거절할 수 있나요?


<오늘도 단단한 하루>의 특장점은 물러터진 나에게 단단하게 살았는지를 점검해 볼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자기 돌봄 체크리스트는 움직임, 몸, 자기돌봄, 환경, 관계, 일에 대한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어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매일 똑같이 반복된 삶을 돌아보며 실생활에 활용하면 좋다. 질문들을 하루에 하나씩 던져보며 일기를 써도 좋겠다.

책의 인상적인 부분을 꼽자면 <오늘도 단단한 하루>는 180도 완전하게 펼쳐지는 사철제본 형식을 하고 있다. 어떤 면을 펴도 180도로 시원시원하게 펼쳐진다. 앞표지와 뒤표지도 하드보드지보다 단단한 소재로 되어 있어 완전 튼튼하다. 책의 물성조차 <단단함>을 몸소 말해주고 있다. 완전 단단한 김토끼의 감성 에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저, 무사히 오늘 하루를 잘 버텨내고 있는 당신에게 당신의 속도로 가도 괜찮다고 토닥여주는 책이다. 오늘도, 내일도, 다정하고 단단한 하루를 꿈꾸는 당신에게 <오늘도 단단한 하루>를 추천한다. 30대 김토끼가 오늘도 방황하고 있는 또 다른 청춘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따스한 위로가 되는 11월의 추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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