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
정희숙 지음 / 큰숲 / 2025년 8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정리는 평생 끝내지 못한 방학 숙제와 같다. 해야 되는데 어디서부터 건드려야 하는지 도통 엄두가 나지 않는다. 현관을 깨끗하게 하고, 물건을 제자리에 놓는 습관, 불필요한 일회용 젓가락을 모으지 않는 일. 머리로는 빠삭하게 아는 데 실천이 힘들다. 정리가 되지 않은 방을 보며 내 마음 상태와도 같다고 진단을 내린다. 반드시 저 방을 텅텅 비워보리라. 방을 비우기 위해서는 먼저, 정리 마인드셋이 필요하다. 일본 정리의 여왕 곤도 마리에는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고 했다. 설렘의 기준이 모호해서 나에겐 맞지 않는 정리법이므로 다른 정리에 관한 책을 찾아본다.
KEEP IT
LEAVE IT
CHERISH IT
한국 1세대 공간 정리 컨설턴트 정희숙의 신간이 나왔다. 책 제목부터 명료하다.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을 만났다. 유튜브 채널 <정희숙의 똑똑한 정리>를 통해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정리팁을 방출한다. 그녀는 13년 째 빠짐없이 현장으로 향한다. 그동안 5,000여 가구를 방문해 1만 명 이상의 사람을 만난다. 현장을 가면 그들의 인생을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깨닫는다. ‘집이란 그 사람의 현재가 그대로 반영되는 공간이며 삶의 시간과 공간의 시간이 일치할 때 인생은 비로소 제자리를 찾게 된다’고. 정리 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정희숙을 만나 인생의 제자리를 찾게 된다.
‘정리는 죽어서 하는 게 아니라 살아서 하는 겁니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프롤로그가 마음에 든다. 정희숙은 그저 집 정리를 하러 현장에 방문했을 뿐인데 가족과의 갈등, 강박, 우울 때문에 정리가 되지 않는 사연들 속에서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마주한다. 그들은 물건에 담긴 추억을 꺼낸다. 분명한 것은 죽어서는 정리를 할 수 없다. 되레 남겨진 자들에게 민폐가 되는 일이 아닐까. 정리는 산 자들이 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하다. 저마다 다른 이유에서 정리를 의뢰하지만 정희숙에게 정리는 삶을 살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무너진 삶을 살리려면 지금부터 정리를 해야 한다.
정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을 구분하는 일이 필요하다. 안 쓴 화장품, 묵은 옷, 같은 책 세 권이 있다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간직해야 할까. 정리는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가?’라는 물음에 따라 물건을 남기는 선택이라고 생각해본다. 그러면 어떤 물건이 남아 있어야 하는지 답을 찾을 수 있다. 한정판보다 지금 내가 쓰는 일상 도구를 우선시하라고 정희숙은 말한다. 당신의 삶에서 ‘돈 되는 여백’을 막고 있다면 당장 그 여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2025년 9월이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계절이다. 옷장 정리부터 시작해야겠다. 입지 않는 옷이 있다면 과감히 버리고, 고쳐서 입어야 할 옷은 지금 바로 수선하고, 기부할 옷을 구분해서 정리하자.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을 읽고 있으면 정리하고 싶어지는 마법이 펼쳐진다. 주변에 펼쳐진 물건들이 손짓한다. 어서 나를 정리해 달라고. 나도 모르게 엉덩이가 근질근질하다. 정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되는 책이라는 사실이 틀림 없다. 지금도 무엇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 당신에게, 추운 겨울이 다가오기 전 방학 숙제를 마치고 싶은 당신에게 <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의 일독을 권한다.
#남길것버릴것간직할것 #정희숙 #큰숲
#정리 #정리법 #서평 # 책 #정리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