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수 바르마의 아버지의 집 거실에는 일본에서 가져온 도자기 킨츠기가 있다. 깨진 도자기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예술 킨츠기는 깨진 조각들을 붙여 원래의 아름다움을 넘어선 새로운 무언가로 복원하는 개념이다. 도자기 킨츠기처럼 합리적 낙관주의는 인내, 실용성, 창의성, 지혜, 능력, 사랑을 금빛 접착제로 삼아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생긴 후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하고 대처하는 것이다. 만약 번아웃이나 스트레스가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자세하게 제시한다.
일상의 작은 순간 음미하기. 즐거움을 위한 연습으로 감각을 음미하는 것이 중요하다. 머릿속에 차가운 얼음이 가득찬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떠올린다. 손끝에 닿는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을 느껴본다. 갓 구운 초콜릿 칩 쿠키의 달콤한 냄새를 맡아본다. 창문을 열었을 때의 바람의 냄새,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이불의 감촉. 이러한 행동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긍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키는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집에 나만을 위한 공간 만들기. 독서를 위한 편안한 의자, 낮잠을 잘 수 있는 부드러운 담요와 베개, 촛불, 일기장, 화분이면 충분하다. 여러가지로 분주했던 하루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의식을 만들고 평온하게 잠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나만의 오아시스 공간과 순간을 만들며 현재를 살기 위한 처방전을 실행하다보면 혈압이 낮아지고, 우울한 기분이 줄어들며, 긴장이 풀린다. 행복감은 이 때 찾아오게 된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라는 저자 수 바르마의 말이 너무나도 위로가 된다. 뭐가 그리도 급했는지 빠른 길로 가려고 고군분투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일과 육아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다가 줄이 끊어진 듯한 느낌들, 학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난장판이 되어 있는 거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런 시점에서 <합리적 낙관주의자>라는 책을 만난 것 또한 감사한 마음이다. 이제는 조금 더 여유있고, 사려 깊고, 친절하고, 우아해지고 싶다. 삶이 힘들고 괴로운 당신께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