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낙관주의자
수 바르마 지음, 고빛샘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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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삶을 무너뜨리는 건 사건이 아니라 해석이다.

책 표지에 나온 글귀를 보고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우리는 수많은 사건, 사고를 접한다. 때로는 그 사건이 우리의 삶을 무너뜨리고 망가뜨린다. 9. 11 테러 후 트라우마 회복을 이끈 정신과 전문의 수 바르마는 <합리적 낙관주의자>라는 개념을 앞새워 사고 패턴을 바꾸는 인지행동치료를 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살리고 있다. 합리적 낙관주의의 개념을 먼저 살펴보자.



합리적 낙관주의는 현실을 피하지 않으면서도 감정의 주도권을 되찾아, 더 건강하고 긍정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마음 훈련법이다. 무조건 잘될거라는 낙관주의와는 다른 개념으로 정신건강과 긍정심리학을 접목한 개념이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스트레스 상황을 잘 견디게 한다. 안정적이고 분별력 있는 자존감으로 자신과 자신의 능력에 확신을 가지고 강점과 재능을 발휘하고, 의미, 목적, 유대감, 즐거움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게 한다.



육아와 일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워킹맘의 사례, 다른 사람들에게 배제되어 혼자 있는 느낌을 받는 사례, 9.11 테러로 인해 슬픔, 불안, 우울, 자살 등에 대한 생각을 하는 사람의 사례들이 나온다. 저자 또한 의사로 일하면서 나를 돌보지 않았던 스스로를 돌아보며 병원을 찾는다. 인생에서 가장 혹독한 업무 일정에 시달렸고 어머니는 유방암 3기 진달을 받았으며 눈 앞의 상황이 버거웠다고 한다. 인지행동치료를 받으며 스트레스를 다스렸고 9.11 테러를 겪은 사람들의 트라우마 치료를 하는 초대 의료 디렉터 일을 맡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깊은 고난을 겪고도 살아남고 심지어 더 강해질까?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고 통제할 수 있을까? 의문을 던지며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자기연민을 통한 자기돌봄은

능숙함을 키우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합리적 낙관주의자> 198쪽 중에서



저자 수 바르마의 아버지의 집 거실에는 일본에서 가져온 도자기 킨츠기가 있다. 깨진 도자기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예술 킨츠기는 깨진 조각들을 붙여 원래의 아름다움을 넘어선 새로운 무언가로 복원하는 개념이다. 도자기 킨츠기처럼 합리적 낙관주의는 인내, 실용성, 창의성, 지혜, 능력, 사랑을 금빛 접착제로 삼아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생긴 후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하고 대처하는 것이다. 만약 번아웃이나 스트레스가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자세하게 제시한다.


일상의 작은 순간 음미하기. 즐거움을 위한 연습으로 감각을 음미하는 것이 중요하다. 머릿속에 차가운 얼음이 가득찬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떠올린다. 손끝에 닿는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을 느껴본다. 갓 구운 초콜릿 칩 쿠키의 달콤한 냄새를 맡아본다. 창문을 열었을 때의 바람의 냄새,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이불의 감촉. 이러한 행동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긍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키는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집에 나만을 위한 공간 만들기. 독서를 위한 편안한 의자, 낮잠을 잘 수 있는 부드러운 담요와 베개, 촛불, 일기장, 화분이면 충분하다. 여러가지로 분주했던 하루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의식을 만들고 평온하게 잠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나만의 오아시스 공간과 순간을 만들며 현재를 살기 위한 처방전을 실행하다보면 혈압이 낮아지고, 우울한 기분이 줄어들며, 긴장이 풀린다. 행복감은 이 때 찾아오게 된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라는 저자 수 바르마의 말이 너무나도 위로가 된다. 뭐가 그리도 급했는지 빠른 길로 가려고 고군분투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일과 육아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다가 줄이 끊어진 듯한 느낌들, 학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난장판이 되어 있는 거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이런 시점에서 <합리적 낙관주의자>라는 책을 만난 것 또한 감사한 마음이다. 이제는 조금 더 여유있고, 사려 깊고, 친절하고, 우아해지고 싶다. 삶이 힘들고 괴로운 당신께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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