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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행복 -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ㅣ 열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모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글을 쓸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을 갖고 싶다고 말한 버지니아 울프를 애정한다.
홀로 글을 쓰며 진정한 내면을 찾아가는 시간, 버지니아 울프에게는 정원과 자연을 거니는 시간 또한 소중했다.
『모두의 행복-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내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소설가인 그녀가 바라본 정원과 자연, 풍경은 남다르다. 똑같은 풍경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상황이 어떤가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하얀 시계풀이 담을 타고 자랐다.
별 모양을 한 커다란 꽃으로,
자주색 줄무늬에 반은 속이 비어 있고
반은 차있는 커다란 녹색 꽃봉오리가 달려 있었다.”
-13쪽
하얀 시계풀이 자란 것을 글과 펜으로 표현하는 버지니아 울프.
우리의 기억은 시각과 촉각, 청각, 후각을 타고 스며든다. 마치 낯선 곳에서 느끼는 감정, 예를 들어 비행기에서 나와 첫 발을 내딛는 이국땅에서의 느낌이 온 몸으로 스며드는 것과도 같다. 감각적인 기억들은 백사장에서 잠시, 정원에서 잠시 버지니아 울프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그곳에서 황홀경에 빠지는 건 시간 문제다.
“내가 한 말을 듣고서 내가
그 뜨거운 풀밭에서 느낀 그 기이한 느낌을,
즉 시가 현실이 된다는 느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한 말은 또한 그 느낌을
전달하지 못한다. 그 느낌은 내가 글을 쓸 때 가끔씩
느끼는 것과 일치한다. 펜이 그 낌새를 알아채는 것이다.”
-존재의 순간들 중 지난날의 스케치에서 발췌, 47쪽
버지니아 울프가 쓴 글의 기조는 우울인 반해 『모두의 행복-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에 담겨 있는 글들은 환한 빛이 들어오는 정원이다. 녹음이 만개한 행복한 순간을 버지니아 울프의 카메라로 찍으면 나오는 풍경이 멋스럽다. "모든 것이 고요하고 마음을 달래준다"고 이야기 한다. 꽃이 만개한 아몬드 나무에서는 반 고흐의 아몬드 나무를 생각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문학 작품에 묘사된 정원과 풍경도 빼 놓을 수 없는 시간이다. 『모두의 행복-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에는 영국, 아일랜드, 스콜틀랜드,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의 길 위에서 느낀 풍경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나 있다. 이 모든 것이 버지니아 울프의 시선이기에 특별하다. 빨간 장미, 보라빛 수국이 피는 정원, 초록빛 나무들의 싱그러움이 함께 느껴지는 6월의 시간이 닮았다. 녹음이 짙은 계절, 버지니아 울프의 감각을 알고픈 당신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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