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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 삶의 여백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
김신지 지음 / 잠비 / 2023년 1월
평점 :
월간 페이퍼 시절부터 눈여겨보던 에디터가 있었습니다. 바로 김신지 에디터였는데요, 신간 에세이로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입니다. 아껴둔 이야기들을 조금씩 펼쳐서 한 곳에 모아둔 느낌이랄까요. 특히, 엄마 인숙씨 이야기를 하는 순간에서는 눈물이 툭-하고 터져 버렸습니다. 우리 엄마가 떠올라서였을까요. 울다가 다시 시원한 바람을 쐬러 산책을 했습니다.
냉장고 속에서 물러버린 채소를
발견할 때마다 나는 낙담했다.
그게 꼭 나 같고
내 생활 같아서
241페이지 중에서
일상의 순간들을 명확하게 포착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냉장고 속에서 물러버린 채소를 볼 때마다 드는 느낌을 고스란히 표현해주는 문장을 만났습니다. 그게 내 생활 같아서,라고 고백하는 김신지의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아서 말입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팀장으로 힘들었던 시간들을 고백하면서 자유시간을 소망하고, 여백이 있는 삶을 소망하는 장면에서도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카페에 앉아 밀린 일기를 쓰거나
책을 읽을 때 ...
쓰지 않은 자유가
내 손 안에 있다고 느꼈다.
- 160쪽 중에서
카페에 앉아 밀린 일기를 쓰는 일, 책을 읽는 일은 저 또한 삶의 여백 중에서 가장 의미있다고 여기는 일입니다. 회사에서 힘든 일을 하면서 진짜 가지고 싶은 시간을 떠올려보며 (나만의 진짜)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고백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여백을 찾는 일,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 일, 동그란 산책길을 걷는 일 등등. 소소한 일상의 순간들이 그림처럼 다가왔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꼽자면, 나만의 퇴킷리스트였습니다. 신지 생일 평일에 신지도,를 남편과 함께 다녀오는 이야기가 어찌나 웃기던지요. 자신의 이름과 같은 신지도를 평일에 여행하면서 드는 생각들을 적어 놓았는데요, 이 부분은 책 속에서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생일도를 꼭 한 번 방문해봐야겠다는 다짐도 해 봅니다.
엄마 인숙씨의 이야기는 눈물 포인트 그 자체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휴지를 꼭 챙겨서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녀의 일기장에 적힌 이야기를 보는 딸의 마음으로, 저 또한 엄마를 떠올리며 삶을 더욱 단단하게 살아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상하게도 김신지 에세이를 읽고 있으면 나도 글이 쓰고 싶어집니다. 마음을 다해 글을 짓고 싶어집니다. 말하는 순간 더 선명해지는 것처럼 2023년에는 삶의 여백을 그리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