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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이면 충분해 ㅣ 웅진 우리그림책 91
남동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7월
평점 :
아이들의 상상력은 대단합니다. 특히, 놀이터에서 자유롭게 놀때 상상력과 창의력이 발달한다고 하지요. 숟가락이라고 하면 밥을 먹을 때 쓰는 도구라는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숟가락 하나만 쥐어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천하무적 장난감으로 변신하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평범한 숟가락의 재발견이랄까요. 웅진주니어에서 출간된 재미있는 유아 그림책 <숟가락이면 충분해>에는 엉뚱하지만 기발하고 유쾌한 숟가락의 변신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숟가락이면 충분해> 표지에는 숟가락 왕과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의 표정이 압권입니다. 숟가락 왕자님이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느낌이랄까요. 숟가락이 왜 왕이 되었는지 그림책을 펼치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느 날, 놀이터에서 나뭇가지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놀고 있었습니다. 괴물도 그리고, 로켓도 그리고, 얼굴도 그리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던 남자 아이가 옆을 보는 순간! 숟가락으로 모래 조각상을 만들고 있는 아이를 발견합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순간인데요. 잘 부러지는 내 초라한 나뭇가지에 비해서 친구의 숟가락은 너무나 멋지게 느껴집니다. 갑자기 그림을 잘 그렸던 나뭇가지는 시시함 그 자체네요.
숟가락은 어디에 있다? 집에 있는 엄마에게 가서 숟가락을 달라고 말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분명 숟가락은 밥 먹을 때 사용하는 거니까 놀이터에서 갖고 놀면 안된다고 할텐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그 때 나보다 똑똑한 누나와 함께 가서 숟가락을 놀이터에서 사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조목조목 이야기 합니다. 엄마! 숟가락이 있으면요, 언젠가 노래 실력을 뽐내야 할 때 숟가락이 있으면 연습이 더 잘 될 것 같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엄마를 설득합니다.
드디어 엄마에게 숟가락을 얻게 되는 아이들. 숟가락을 들고 너무나 신난 나머지 마구마구 놀이터로 뛰어갑니다. 나도 숟가락이 생겼으니 옆에 있던 아이처럼 멋지게 놀 수 있을거라 상상합니다. 그런데! 자세한 이야기는 그림책에서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코믹 만화처럼 느껴지는 반전은 다시금 엄마를 찾게 됩니다. 엄마~!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의 질투를 이렇게 유쾌하게 그린 그림책이 또 있을까요?
<숟가락이면 충분해> 그림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우리 아이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매력적인 장면은 옆의 아이가 숟가락으로 놀고 있는 것에 대한 부러움의 눈빛, 누나와 함께 숟가락을 얻기 위해 조목조목 이유를 대는 장면, 숟가락이 있으면 숟가락 왕국의 왕이 될 수 있다고 하는 엉뚱한 상상력 등을 꼽을 수 있었습니다. 표지가 의미하는 바는 숟가락 하나면 놀이터의 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요?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여러가지 엉뚱한 질문을 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놀이터에서 모르는 친구가 무언가를 갖고 놀 때 부럽다고 생각했어? 우리, 숟가락을 가지고 놀이터에서 놀아보는 건 어떨까? 평범한 숟가락의 재발견을 할 수 있는 그림책으로 부러움과 질투를 느끼는 4~7세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