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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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들 때 식물이 주는 위로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블루가 마음에 찾아왔을 때 사람들은 꽃을 보며, 늘 그 자리를 지켜주는 나무를 보며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합니다. 빌딩숲으로 꽉 막힌 도심지에서도 사람들은 자연을 찾으며 초록초록한 풍경들 속에서 위로와 평안을 얻습니다. 그렇게 식물이 건네는 말들이 있습니다. 평생 식물을 전공한 식물학자 신혜우가 들려주는 [ 이웃집 식물상담소 ]를 읽으며 식물이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더욱더 예의를 갖춰 대해줘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식물학자 신혜우는 사람들을 만나며 식물을 매개로 한 상담을 하게 됩니다. 잡초에게도 역할이 있을까요? 라는 질문과 같이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게 됩니다. 잡초라는 용어는 식물을 이용 가치에 따라 나눈 인간 중심적인 용어에 해당되는데요. 강아지풀, 바랭이, 질경이와 같은 잡초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이 오히려 잡초일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인간의 욕심이 만든

잔인함에 대하여

꽃다발을 받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예쁜 꽃을 모아서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지요. 하지만, 식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꽃다발은 살아있는 꽃이 아닌 죽은 꽃들의 모음이라고 합니다. 절화는 식물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슬픈 일입니다. 꽃을 잘라 세계 여러나라로 보낼 때 꽃에 방부제를 첨가한다는 이야기는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꽃부터 뿌리까지 하나의 식물인데 꽃만 보기 위해서 절화를 하는 것. 아버지께서 늘 어버이날에 꽃만 있는 카네이션 대신에 화분을 선물해 달라는 부탁을 하십니다. 잘린 꽃은 며칠 가지 못하고 시들어 죽는 반면에 화분을 키우면 그래도 절화보다는 긴 시간동안 식물의 성장을 볼 수 있다고 하시면서요. 

식물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이미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보면 느낌이 딱 옵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는 많이 있지만 식물을 사랑하는 아이는 극소수입니다. 뭐? 식물을 좋아한다고? 일반적으로 식물은 인간에게 관대하고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됩니다. 식물에 대한 낭만적인 시선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우리에게는 식물에 대한 막연한 편견과 이미지가 있습니다. 수동적인 존재,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지요. 

식물이 주는 위로

[ 이웃집 식물상담소 ]를 하면서 나눈 삶과 죽음, 꿈, 인종차별 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식물을 매개로 해서 받는 위로가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키우고 있는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면 사랑을 줄여보기를 권한다는 조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식물학을 전공하면서 보태니컬 아트에도 진심을 다한 신혜우 작가. 책 표지를 비롯해서 중간중간에 들어간 보태니컬 아트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식물학 뿐 아니라 여러 방면에 진심을 다하면서도 일관된 기조는 식물에 대한 애정을 쏟아낸다는 점입니다. 그녀의 식물상담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물리학자, 어린이, 직장인, 자연을 공부하는 늦깍이 학생, 텅 빈 마음을 털어놓는 아주머니. 이 책은 식물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 보다는 식물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서로 함께 나누며 섬세하게 이야기 들어주는 시간들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장마가 다가오는 여름, 꿉꿉한 마음을 뽀송하게 말려줄 이야기가 필요한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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