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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
라비니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평점 :
오후 4시, 빵, 다정함, 생각이 나서.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조용히 사랑하는 단어들을 읖조려 봅니다.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오후 4시의 빵. 그리고 당신이 생각이 나서. 이러한 조합들을 떠올리면 진정한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소한 단어들을 생각하며 마음 조각들이 삶의 단어로 다가옵니다. 행복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느낌입니다. 일상의 소소함을 기록하는 라비니야의 새로운 책이 나왔습니다. 책 제목은 [ 나를 만든 건 내가 사랑한 단어였다 ] 입니다.
[ 경험 ]
언니와 함께 한 호캉스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온종일 호텔에서 지내면서 느낀 경험은 생소했지만 특별한 순간으로 다가옵니다. 호캉스가 무슨 의미가 있어? 하면서 무시했던 과거의 시간들을 되돌려 사람은 경험한 만큼 이해하게 된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내 자신을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 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말입니다. 호캉스를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실감되는 글이었습니다.
[ 오후 4시 ]
라비니야와 함께하는 연인은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라비니야는 밖에 나가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지요. 주말인데 집에만 있다니! 하지만, 라비니야는 연인의 생각을 존중해줍니다. 그렇게 머물다가 주말의 오후 4시,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산책을 하면서 바람을 느끼며 오후 4시의 재발견을 하게 됩니다. 집에만 머물고 싶은 연인과 아침부터 나가고 싶은 마음의 조율을 한 시간이 바로 오후 4시. 라비니야가 글을 쓰는 시간도 오후 4시라고 합니다. 당신에게 주말 오후 4시는 어떤 시간인가요?
[ 그럴 수도 있지 ]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맞지 않을 때, 계획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종종 화를 내곤 합니다. 비가 안 온다고 했는데, 왜 비가 오는거야! 제 시간에 오는 버스는 왜 안 오는 거야! 하면서 말이지요. 같은 상황 속에서도 누군가는 이야기 합니다. 그럴 수도 있지. 늘 맑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 시원하게 비를 맞을 수도 있지. 하면서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게 하는 단어를 이야기 합니다. 인생도 그런 거 아닐까요. 계획을 세운 대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를 내지 말고 그냥 무심하게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말해봅니다.
단어의 조각들이 의미가 되어 돌아올 때,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고심한 흔적들이 보입니다. 그녀가 사랑하는 단어들을 통해서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무심코 했던 말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말은 아니었는지 말입니다. 진짜 행복한 어른이 되고 싶은 라비니야의 바람들이 모여 4컷 만화와 함께 단어에 대한 수다를 시작합니다. 의미 없는 이야기를 막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 인생의 통찰을 얻게 되는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