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유리멘탈 개복치로 판정받았다 - 예민한 나를 위한 섬세한 대화 처방전
태지원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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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일기를 씁니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혹여나 말 실수 한 건 없는지, 남에게 상처주는 말은 아니었는지 반성합니다. 너무나도 쓸떼없는 말이 많았다며 침묵 또 침묵을 다짐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대화에 참여는 많이 하면서도 한편으로 너무나 예민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혹시나 잘못하지는 않았는지 매번 걱정합니다.

유리멘탈 개복치. 예민하다는 지적에 예민해집니다. 남들은 다 넘어가는 걸, 너는 왜 그리도 예민하게 구냐고 말할 때 무턱대로 내 탓을 하게 됩니다. 그럴 때 작가 태지원은 말합니다. 나의 예민함이 문제가 아니라, 너의 무례함이 문제야! 라고 말입니다. 뭔가 막힌 부분을 뻥 뚫리는 듯, 속 시원해지는 이 책은 예민한 사람들을 위해서 저자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나의 예민함과 너의 무례함 사이. 그런 말을 하는 친구가 있다면 당장 손절을 해도 좋습니다. 혹시 직장 상사가 그렇게 말한다면 마음에 생채기를 오래 남기지 말고 가볍게 듣고 넘기라고 조언합니다.

타인의 반응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세밀하고 깊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세심한 관찰로 말 속에 숨은 의중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 타인의 감정에 이입을 잘 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입장이나 시각, 사고를 추측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쓰기도 한다.

103쪽 중에서

유리멘탈 개복치로 남의 반응에 유독 신경을 많이 씁니다. 남을 배려하기 위한 나의 완곡 표현 때문에 상대의 반응에 예민해지고, 더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집니다. 뭔가 확실하게 말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 속상합니다. 서울 체크인의 이효리 언니처럼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직설화법을 해야하는데,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 쎈 언니 캐릭터가 되기에는 정말 한 없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타인 그리고 나. 진짜 나의 모습과 남에게 보여지는 나. 다른 사람이 나에게 착하다고 말하면 상대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으려고 오히려 착한 행동을 더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게 바로 유리멘탈 개복치인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저자 태지원의 삶도 엉망이 되어 버렸다고 합니다. 계획대로 여행을 떠났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져서 우울이라는 늪에 빠지고 말았다고. 그럴 때 방법은 소소한 루틴 만들기를 강조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물을 마시기, 일어나서 침구 정리하기처럼 단기적으로 미세한 일을 하면서 소소한 목표를 루틴으로 만들어 사는 것. 먼 미래에 대한 거창한 계획보다는 그렇게 오늘 할 분량의 소소한 일에 집중하다보면 삶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누구에게나 코로나 블루가 한 번씩 왔다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소소한 루틴 만들기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며 우울함을 극복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책은 예민한 사람들이 마주치게 되는 대화 패턴, 인간관계, 그리고 그에 따른 처방전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거창한 방식도 아니고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위로가 될 이야기, 작은 용기가 될 이야기들이라 이 책이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유리멘탈 개복치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예민한 건 문제가 아니라 너의 무례함이 문제라고, 그렇게 말해주는 이 책이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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