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보다 - 불안을 다스리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침묵의 순간들
마크 C. 테일러 지음, 임상훈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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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보다

불안을 다스리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Seeing Silence

 

/ 마크 C. 테일러

/ 임상훈 옮김



침묵은 고요함이며 고요함은 침묵이다침묵은 소음이 없을 뿐 아니라모든 말의 소리와 메아리에서 들리고 울려 퍼지는 고요함이다침묵 없이는 말도 없으며말없이는 침묵도 없다침묵은 끝없이 후퇴하는 말의 지평이다침묵은 자신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을 할 수 있다침묵을 듣는다는 것은 침묵을 배반하는 것이다.

-13페이지 중에서-

 


목차가 이리도 철학적인 책이 또 어디 있을까요. 침묵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던 이야기들을 철학적으로 풀어냈습니다. 처음 이야기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 정리를 하던 중 아버지가 남기고 가신 물건 중에서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발견합니다. 아울러 아버지가 찍은 사진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합니다. 이름도 모를 얼굴들이 담긴 수많은 사진 속에서 침묵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한때는 사진으로 기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잊혀진 과거의 침묵뿐 아니라,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과 존재하지 않는 모든 것의 기원이자 종말인 침묵 너머의 침묵을 발견합니다. , 침묵을 듣는다는 것은 당신이 없는 세상을 듣는 것입니다.

 

 

소음을 피해 숲으로 들어가지만

 

소음이 너무나 많은 세상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점은 소음을 피한다고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들고 숲으로 들어가 음악을 듣고, 전화통화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이제 스마트폰과 아이팟의 장비는 이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도 침묵을 찾아 월든 호숫가로 들어갑니다. 숲에 자신만의 오두막 월든을 만들고 2년동안 노동과 묵상을 했지요. 우리에게도 수많은 소음들 속에서 나만의 월든이 필요합니다.


 침묵을 듣는 다는 것은

죽음 앞의 무력함을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을,

불안한 마음속의 고요를 찾는 것이다.


 

존 케이지의 [ 433]와 같이 음악 없는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백지와도 같은 하얀 악보를 넘기면서 침묵의 433초를 보여줍니다. 존 케이지의 [ 433]20세기 음악계와 문화예술계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온 작품인데요. 1악장에서는 밖에서 부는 바람 소리, 2악장에서는 빗방울 소리가, 3악장에서는 웅성대는 청중의 소리가 곡 전체가 가득했다고 설명합니다. 이처럼 어떤 형태의 음악은 침묵을 들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음악 뿐 아니라 예술품,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침묵의 개념을 풀어냅니다. 예를 들어, 정원의 돌을 통해서 얻는 깨달음과 료안지 바위정원의 신성함을 이야기 합니다. 정원의 미적 효과를 위해 승려들은 매일 흰색 자갈을 갈퀴질하는데 이러한 행위는 율동과 침묵 속에서 수행되는 묵상의 한 형식이 됩니다. 소음은 끝나고 진정한 침묵이 찾아오는 순간들이 료안지 바위정원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 침묵을 듣다 ]는 읽는 내내 책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침묵에 대해서 이렇게 철학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니! 철학자 칸트, 하이데거, 메를리퐁티, 니체, 마지막에는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빛의 교회까지. 저자의 철학의 폭과 깊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책을 읽는 내내 알 수 있습니다. 침묵이 필요한 당신에게 철학적 책 [ 침묵을 보다 ]를 추천합니다.



without없이/Before전에/From부터

Beyond너머/Against맞서/Within내부에

Between사이에/Toward향하여/Around주변에With함께/In안에


침묵을 듣는다는 것은

당신이 없는 세상을 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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