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물의 숲, 장수
장수는 70%가 숲으로 되어 있습니다. 백운산, 팔공산, 남덕유산이 병풍처럼 둘러있기 때문이지요. 장안산 억새 군락지의 사진을 보니 막혀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드네요. 가을철에 가면 능선 전체가 온통 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하니 가을엔 장안산을 꼭 가야겠습니다. 오미자, 명품 장수 사과도 맛보시고요. 물멍하기에 좋은 최적의 여행지로 장수에 들러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복잡한 마음이 비워지는 곳이라는 점을 새롭게 알아갑니다. 장수밥상에서 제철음식을 먹고, 숲속 카페 긴물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싶네요. 하루는 부족하니 1박 2일 장수를 오롯이 느껴보는 걸 추천합니다.
인류의 정착지, 고창
고창에는 고인돌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곳입니다. 또한 한반도의 농경문화의 시작이 이곳이라 할 수 있지요. 저자는 고창에서 30년 된 아파트를 저렴하게 얻어 반년 살기를 했습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석정온천으로 피로를 풀고, 고창 이웃들과의 교류를 통해 치유를 했다고 하네요. 아침잠이 없는 여행객이라면 동틀 무렵의 선운사를 가보라는 팁, 특히 고창 고인돌공원에서의 아침 조깅을 해보고 싶네요.
풍요의 길목, 군산
군산은 두어번 다녀왔었는데요. 이 책에는 제가 다녀온 군산이랑 사뭇 달랐습니다. 이성당, 군산 짬뽕, 군산 근대문화거리 등 남들이 다 가는 곳을 다녀왔던 저와는 달리, 남들이 가지 않는 곳을 찾아가는 군산여행은 더 없이 특별하더군요. 사진작가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포토존 옥녀교차로 인근은 노을질 때 꼭 가봐야겠습니다. 사진 속에서 보이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생명의 젖줄, 임실
산, 들, 강이 있는 인구 3만 명의 소도시 임실. 현대 도시인들에게는 청정 낙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치즈가 만들어지는 곳. 임실치즈마을에서 걸쭉한 프리미엄 요거트를 맛보면 그 매력에 금방 빠지게 될 것입니다. 숙성 치즈는 자른 그날 맛보는 것을 권하고 혹시 좋아하는 와인을 챙겨가면 더욱더 멋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팁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지금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 THE LOCAL ] 책을 읽고 난 부작용은 지금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장수-고창-군산-임실로 떠나는 진짜 여행! 로컬들만이 아는 그곳으로 떠나는 여행. 이제는 경치 좋은 곳에서 하는 소비적 여행보다는 그 지역에서 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인터넷에서 찾는 알바 댓글 가득한 홍보 맛집이 아니라 지역사람들이 아는 찐 맛집, 찐 명소가 가득한 이 책을 들고 함께 전라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코로나로 지치고 힘든 당신께, 여행 지도가 필요하다면 [ THE LOCAL ] 을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