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이 표적으로 삼는 순간 누구나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범죄가 언제 어느 때 일어날지 모릅니다. 묻지마 살인, 유괴, 폭행 등 뉴스에 나오는 수많은 사건 사고를 보며 통탄을 합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렇다면, 범죄 피해자가 받는 트라우마는 누가 치료해 줄까요? 오랜시간 트라우마 연구자이자 치료자, 임상수사심리학자로 활동한 김태경 교수가 있습니다.
범죄 피해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김태경 교수의 첫 책, [ 용서하지 않을 권리 ]가 출간되었습니다. 많은 사례들을 만나며 수사 과정에서, 수사 후 여러 측면에서 느끼는 이야기들을 담아냈습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피해자를 바라보는 적정한 시선과 태도가 무엇인지 공부합니다. 책은 피해자의 이야기에 국한하지 않고 피해자 가족들이 받는 또 다른 상처에 관한 이야기, 피해자 지원 실무자의 고충과 증언들도 생생하게 등장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4.16 세월호 유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생일>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오버랩되었습니다. 아이를 잃은 슬픔에 부모님들은 분노하고,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고, 힘들어합니다.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에 대한 그림을 안고 살아가는 순남의 가족은 TV를 보다가 웃으면 아이를 잃은 사람이 TV를 보며 웃는다고 욕하는 불편한 시선에 또 다시 힘들어합니다. 고통 받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지 잘 보여줍니다. 아들의 생일이 돌아올 때 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복잡한 마음에 사로잡히는데요. 책 속에도 그렇게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증언이 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