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 좋은 이유 - 도덕성의 근원
로버트 오브리 하인드 지음, 김태훈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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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설렘. 책을 읽으면서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입니다. 인간의 도덕성에 대해서 로버트 오브리 하인드는 우리에게 심층적인 질문들을 던집니다. 선은 왜 좋은가, 우리는 왜 선에, 그리고 도덕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인간에게 도덕성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도덕성의 근원을 찾아 떠나는 다문학적 시도라고 할까요. 여러 측면에서 바라보는 도덕성의 본질에 이야기가 지적 여행을 떠나듯 시작됩니다.

선이 좋은 이유에 대해 하인드는 자연 선택, 인간의 심리적 특성과 문화적 요소의 상호작용, 그리고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를 통해서 설명합니다. 오늘날의 현실은 도덕성보다 경제성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대라는 역자의 말에 적극 공감 합니다. 사회 지도자의 덕목에서 도덕성 검증은 현실에 밀려 자꾸 타협점을 찾게 된다고 할까요.

하인드는 처음에 논의를 위한 배경지식부터 차근차근 시작합니다. 도덕성에 포함이 되는 친사회적 행동에 대한 설명이 그렇습니다. 친사회적 행동이란 다른 사람의 안녕을 촉진하는 공통 특성을 가진 다양한 행동유형을 포괄하는 의미를 말합니다. 공통 특성이랑 친화성을 말하는데 마음이 부드러움, 온화함, 사람을 믿음, 기꺼이 도움, 너그러움, 솔직함 등을 의미합니다. 즉, 도덕성은 대체로 친사회적 행동과 이기적인 자기 주장적 행동 사이의 균형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친사회적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에는 부모-자녀 사이의 친사회적 관계가 도덕률 습득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모방하면서 자신의 도덕률을 습득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도덕 계율의 근원을 파악함에 있어 가족, 친족, 비친족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일이었습니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재앙에서 사람을 구할 때 비친족보다 친족을 낯선사람보다 친구를 구하는 경우를 예를 들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행하는 방식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도덕 계율의 측면이 자연선택의 원리와 일치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도덕 계율의 근원으로 지위, 권리, 성과 젠더, 사회 및 종교 체계에 대한 접근도 유의미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높은 지위가 가져오는 우월감, 자립심, 자율성의 추구, 밀그램의 권의에의 복종 실험에서 알 수 있는 권위의 문제, 여성과 남성의 도덕 계율 준수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분석합니다. 이처럼 도덕 계율이 일정한 범문화적 심리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드는 의문이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특성이

어떻게 시간이 지나면서

계율로 구체화되어 나타났는가?

239쪽 중에서

하인드가 말하기를 사람들은 보통 대부분의 사람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순응주의가 시간이 자나면서 계율로 구체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사변적 접근을 택하며 규칙의 공식화, 순응주의와 여타 기본적인 심리적 원리 등이 계율로 구체화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역사적 상황에서 기본적인 성향과 원리가 어떻게 도덕 계율로 바뀌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면, 울가 도덕 계율과 그들 사이의 갈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한다. 또한 이 접근방식은 급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과학의 발전으로 제기된 도덕적 도전을 해결하고, 심지어 그러한 변화를 유익한 방향으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36쪽 마지막 하인드의 이야기 중에서

마지막 현실적인 도덕 문제들을 다루는 부분을 통해 어떤 도덕적 선택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줍니다. 예를 들어, 미국 시민이 대다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지만, 폭탄 제조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공공 도서관에 비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을 때 41%가 찬성을 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자유가 다른 사람의 복지와 같은 도덕적 고려사항과 충돌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지요.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길을 잃고 있을 때 길잡이가 되어주는 <요약과 결론> 덕분입니다. 각 장들을 요약하면서 새로운 의문을 던지는 방식은 독자들이 읽기에 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주제 색인 코너도 있어서 도덕감, 도덕률, 도덕적 딜레마와 같은 용어를 역으로 찾아서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선이 좋은 이유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이기주의가 아니라 도덕성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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