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 - 신예희의 여행 타령 에세이
신예희 지음 / 비에이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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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습니다

신예희의 여행 타령 에세이


구글 지도를 열고, 이 모든 게 끝나면

제일 먼저 가고 싶은 장소를 표시해본다

- 신예희의 여행 타령 에세이 중에서 -

코로나로 인해 힘든 것이 있다면 해외여행을 못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생 뭐 있나? 싶어서 매년 여행을 떠났던 그 기억들을 추억합니다. 공항 커피, 캐리어, 여권, 그리고 낯선 공기. 비행기가 이륙할 때면 오늘이 마지막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승무원의 비상탈출법에 경청했던 그 시간들. 여행지에서의 썰을 풀면서 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들이 여기저기 숨길 수 없습니다.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으로 돈지랄의 모든 것을 풀어냈던 신예희 작가가 이제는 <여행 타령 에세이>로 돌아왔습니다.

여행이라는 2글자를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는 말에 저 또한 공감합니다. 계획을 세워 어디서 무엇을 할 지, 뭘 먹을지, 어디서 숙박을 할 지, 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하는 동선까지 먼저 머릿 속으로 그리고 실행에 옮깁니다. 저도 여행에서의 무계획은 허용하지 않는터라 저자의 여행 방식과 비슷한 점이 참 많았습니다. 구글 지도를 열고, 가고 싶은 곳의 동선을 그려야 직성이 풀리는! 그리고 여행을 하다가 마음이 불안할 때는 그 지역 스타벅스에 들어가 커피를 한 잔 마셔야 안도감을 느끼는 부분에서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자라든, 스타벅스든, 당장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갈 수 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여행 중에 살짝 피곤한 몸으로 들르고 싶다. 정말, 너무, 진짜, 간절히 그렇다. 다들 동감하시죠. 그렇죠.

- 여기가지 와서 스벅이라니, 56쪽 -

정말, 너무, 진짜, 간절히- 원하는 여행. 정말 책 제목을 잘 선정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못 갈 줄 몰랐거든요. 코로나로 인해서 여행을 못 갈 줄 알았으면 더 많이 다닐걸 하는 후회도 있습니다. 책에는 여행지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가게에서 바가지를 쓴 것, 누군가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 호텔보다는 에어비앤비를 더욱 선호하는 것, 코워킹 스페이스를 찾아가 하루 딱 4시간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들의 삶을 경험한 것 등등 재미있는 이야기들로 책 한 권이 모자랄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어? 너도? 아! 나도! 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중간중간에 삽입된 이미지가 책의 몰입을 방해하는 아쉬움이 있지만(신예희 작가와는 결이 다른 이미지들) 입담이 워낙 좋아 책은 그자리에서 홀딱 읽을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자신의 생각을 ()가로에 넣어서 표현하는 기법도 좋았어요. 예를 들어, 그런데, 무뚝뚝하기 그지없는(불친절한 것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기내 서비스를 받으며 한참을 비행한 끝에 모스크바 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는 순간- 이라고 표현하는 것 말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여행에 관련된 단상들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점입니다. 여행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은데 압축해서 조금만 풀어놓은 느낌이랄까요? 이야기 시작 하다가 급 마무리하는 느낌? 그것이 아쉬웠습니다. 또 다른 책으로 만나볼 수 있겠지요. 언젠간 코로나가 끝나고 캐리어 하나 들고 떠나는 해외여행을 상상하며, 그리운 장소를 다시 가는, 곧 만날 사람들을 생각하며 코시국에 딱 맞는 책이 아닐까 하며 추천해봅니다. 여행기를 읽으며 대리만족하는 기분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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