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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알람없이 산다 - 명함 한 장으로 설명되는 삶보다 구구절절한 삶을 살기로 했다
수수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알람없이 사는 삶이라니!!! 제목과 표지만 봐도 일상의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생각만해도 너무나 부럽습니다. 아침 햇살에 저절로 눈이 떠지고 평온하게 시작하는 하루. 알람이 울리면서 바쁘게 움직이는 하루와는 정반대인 상황이지요. 2021년은 너무나 정신없이 살았기에 2022년에는 알람없이 살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이 들었습니다.
알람이라는 것은 곧 규칙을 의미하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서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것에 동참하는 것인데요.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멋진 삶이지만, 현실은 알람을 수십개 맞추고 5분만 더 눕다가 일어나자는 생각을 하며 아침을 시작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우리에게 규칙적인 삶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알람없이 마음이 가는 대로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말이 기쁜 이유도 그러한 맥락이지요)
일러스트레이터로 여러가지 작업을 하고 있는 수수진의 에세이를 읽고 나니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알람없이 여유있게 살고 싶다, 차 한잔을 마셔도 느긋하게 마시고 싶다? 마음 한 켠에 바라고 있던 마음들이 스믈스믈 올라왔습니다. 책 속에는 수수진의 심플하고 귀여운 일러스트와 웹툰도 함께 들어 있는데요.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읽다보면 빠져드는 마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에세이는 수수진의 투명한 마음 상태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일과 연애, 사랑,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까지 그녀의 생각에 많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애플에 입사하고 이직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겪는 상사의 모진 언어들 속에서 퇴사를 결심하게 되는 과정들이 그랬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건 명함 한 장으로 깔끔하게 설명되는 삶.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삶일지도 모릅니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안정된 삶을 사는 것. 하지만, 수수진은 그 모든 것을 던지고 티끌의 삶을 살게 된 과정들을 덤덤하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내가 가지 못한 삶의 이면을 동경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선택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지요. 보통의 삶을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니까요. 알람없이 눈을 뜨고, 타인의 규칙에 따른 삶이 아니라 나만의 규칙을 세우며 하루를 내 속도에 맞춰서 천천히 돈을 벌고, 돈을 모으고, 태산을 꿈꾸는 일러스트레이터 수수진의 삶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수수진 아버님이 제보한 수수진의 인스타그램 사칭 계정 이야기는 너무나 재미있으니 꼭 2번 읽어보시고요! 귀여운 강아지도 함께 찾아보세요)
당신이 우리의 삶을 응원하듯 저 또한 그녀가 승승장구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