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눈치 없는 언어들 - 알쏭달쏭하다가 기분이 묘해지고 급기야 이불킥을 날리게 되는 말
안현진 지음 / 월요일의꿈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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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러 조직을 거치며,

많은 말에 부딪혀 왔다.

몇몇 말은 비수처럼 날아와 내 마음에

생채기를 내기도 했고, 또 어떤 것은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우울감이나

분노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13쪽-





물리적 상처는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빠르지만 언어로 받은 마음의 상처는 상대적으로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분명 그 당시에 들었을 때는 어? 이런 느낌이었다가 집에 가서 잠이 들려고 할 때 불쑥 상처가 되어 떠오르는 말들. 어쩌면 참 눈치 없는 언어들로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위로의 시작은 공감이라도 하지만 '나도 그랬다'라는 말은 정말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어요. 처음엔 다 그래요. 시간이 지나면 다 돼요."라는 요가 선생님의 말도 의문이 들었다고 하는데요, 이 말에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신입사원에게, 처음 낯선 공간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뭐든지 처음인 사람들에게 "나도 그랬어요."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많이 도와드릴게요"라는 말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눈치 없는 언어들 중에 "여유를 가져"라는 말도 그러합니다.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도대체 여유는 어떻게 가져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여기저기 담겨 있었는데요. 도통 여유를 갖는 방법을 알 수 없었다고 해요.

생각해보면 여유를 갖는다는 것도 내가 의지적으로 갖을 수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특정한 조건 속에서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책을 읽으며 유행하는 언어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주린이, 부린이, 요린이, 수린이와 같은 용어들이 등장했다. 주식 초보, 부동산 초보, 요가 초보, 수영 초보를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마기꾼 또한 마스크+사기꾼의 신조어이며, 손절한다는 용어도 인연을 끊는다는 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눈치 없이 유행만 따르는 말들이 어찌나 많은지 많이들 이야기하는 꼰대, 세 줄 요약 좀- 이라는 용어들 속에서 시대적 흐름을 읽기도 합니다.



눈치 없이 가치를 몰랐던 말 중에는 '우아하다'라는 말입니다. 우아하게 남은 인생을 살고싶다는 동경이 있는터라 이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우아하다는 표현은 고대 라틴어로 거슬러 올라가면 '과일을 따고 나무를 뽑아 버리다'라는 의미가 그 어원임을 알 수 있는데요.



우아한 것이란,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 나무에게 어떤 과일을 딸지 고심하여 '선택'한 결과 값이다.

즉 우아한 삶을 만드는 것은 나의 주체적인 선택이라는 의미 아닐까.

-244쪽



이 책을 통해서 언어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새롭게 발견한 의미는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알쏭달쏭하다가 기분이 묘해지고 급기야 이불킥을 날리게 되는' 말들 속에서 말을 더욱더 신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을 덮고 나니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앞으론, 눈치 있게 말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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