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주의자를 위한 철학
오석종 지음 / 웨일북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이 더 이상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철학의 쓸모없음

그 자체를 파고드는 것 또한

하나의 철학적 탐구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8페이지 중에서

현실에서 철학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요?

철학은 쓸모없는 것이라고 단정짓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반면에 인문학과 철학 열풍을 타고 다시 고전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쓸모없음 그 자체를 파고드는 '현실주의자를 위한 철학'이 그래서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철학 그 자체를 타깃으로 철학에 씌워 있던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이 시대에 적용 가능한 철학적 탐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에서 시작해서 니체에 이르기까지 많은 철학자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오늘날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때로는 철학을 한다는 것이 고상하게 느껴질 정도인데요. 사실 그런 것이 아니라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나만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 심오하게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보다 세상으로 나와 여러 상황에 나를 던져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공리주의와 SNS를 비교하여 설명하는 부분은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의미하는 공리주의와 맛있는 음식, 멋진 차, 좋은 경치만 업로드 되는 SNS가 닮은 점이 많다는 점입니다. 상대적 박탈감은 거기에서 비롯되는 것이지요.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찾아내야 합니다. 이처럼, 책에는 철학의 보편적 가치에 도전하여 이 시대의 관점을 진정한 나, 현실과 가상, 겸손, 인간 본성, 사랑, 소통을 비틀어 보는 시선들이 담겨 있습니다.

과학의 발전과 새롭게 등장한 삶의 방식에 따라 현재 시점에서 고민해 봐야 할 이슈들을 다루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지옥 탈출 서사의 한국식 능력주의를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의 일부를 인용하여 한국사회에 맞게 재해석하는 방법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읽는 내내 미국에 경우에는 능력주의가 '사회적 상승'의 서사로 작동하고 있었는데, 과연 한국의 경우에는? 이라는 물음이 계속 생겼던 것입니다. 책에서 말하듯이 한국의 능력주의는 '지옥 탈출'의 서사를 중심으로 작용합니다. 사회적 상승은 사라지고 지옥 탈출의 서사로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능력주의가 발휘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철학자가 통치하는 4차 산업사회, 빅브라더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 대기업에 취업해도 우울한 이유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챕터가 가장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현실주의자들을 위한 철학을 통해 시대를 읽는 눈을 키울 수 있습니다. 철학이 그저 삶에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언제 어디서나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세상과 철학의 연결에 대해 알기 쉽게 접근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