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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 7번의 세계화로 본 인류의 미래 ㅣ Philos 시리즈 7
제프리 삭스 지음, 이종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지리, 제도, 기술 - 제프리삭스
<빈곤의 종말>로 유명한 경제학자, 평화주의자, 환경운동가인 제프리 삭스가 <지리, 기술, 제도> 신간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어몬드가 강력 추천하는 것을 보니 또 하나의 역작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책은 세계가 7번의 세계화 시대를 통해 각 시대의 지리, 기술, 제도의 상호작용을 이야기 합니다. 구석기 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어떻게 연결되어 왔고, 발전되었는지에 대해 세부적으로 연구한 결과들이 담겨 있습니다.
신석기 시대에 농업이 시작되고, 수렵과 채집을 하던 사람들이 정착을 택합니다. 정착은 곧 기술, 문자의 발명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자연지리의 영향입니다. 즉, 행운의 위도가 있습니다. 유라시아를 대표로 해서 이 지역은 비교적 온화한 기후, 편리한 수송로, 열대 질병의 부재와 희소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기술과 경제 발전의 근간이 될 수 있었던 지역을 의미합니다.
기마 시대에는 말이 세계를 연결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말은 속도가 빠르고, 지구력이 있고, 힘이 있습니다. 장거리 수송을 잘하고, 전투와 농업에 유리, 수레를 끄는 것등을 통해 말은 경제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111페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는 공공행정, 종교, 철학이 발달하게 됩니다.
지리, 기술, 제도를 연결시키는 핵심 연결고리 중 하나는 군사기술이 자연지리와 정치제도를 상대로 벌이는 상호작용이다. (65페이지)
여기서 군사기술에 해당되는 것은 전차, 기병 부대, 배, 화약, 폭탄탑재비행. 탄도 미사일, 핵 등이 있습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각각의 군사기술은 자연지리와 정치제도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주도권을 쥐락펴락합니다. 군사적 기술이 변화면 자연스럽게 정치적 제도의 변화도 찾아오게 마련이라는 것이지요.
1500년에 이르면 인류는 역사의 획기적 순간에 도달하게 됩니다. 제국주의의 세계화 챕터에서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는데요. '왜 동아시아가 아니라 서유럽이 바다를 지배하려 세계의 패권을 갖게 된 것일까?'라는 질문입니다. 그 당시 중국의 항해 기술은 최고였지만 명나라는 '반 무역정책'을 택하면서 해양 상업의 쇠퇴를 예고하게 됩니다. 그 사이 서유럽은 해양 탐험과 항해술의 진보는 장려하며 지리적 우위를 갖게 됩니다.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곡식, 동물, 병원체까지 유럽에서 아메리카로 들어오게 됩니다.
여러시대의 여행을 하고 마지막 챕터는 21세기 세계화를 위한 조언으로 마무리 됩니다. 세계는 7번째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공유된 번영, 사회적 포용,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선택할 수 있는가? 글로벌 행정의 조직은? 글로벌 평화는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 저자의 답이 제시되어 있는데요. 디지털 시대가 직면하게 될 도전 속에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생각하며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제는 펜데믹 시대에 제프리 삭스의 통찰력이 실행되어야 하는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읽고나면 저자의 통찰에 감탄을 하게 되는데요. 마치 여기 저기 흩어졌던 퍼즐들이 하나로 맞춰진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동안 익히 들어왔던 내용들이 각 시대의 지리, 기술, 제도가 상호작용하면서 퍼즐조각들을 맞추며 큰 그림을 그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왜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이 책을 극착하고 강력 추천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