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무것도 없는 책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4
레미 쿠르종 지음, 이성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6월
평점 :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 받는다면 어떠세요? 그런데, 그 책 안에 아무 내용도 없는 책이라면? 엉뚱한 상상이 현실이 되어 그림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표지에는 제목이 [아무것도 없는 책]이고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책이 펼쳐져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프랑스의 작가 레미 쿠르종의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RHK에서 출간되었는데요. 이 책으로 2021년 랑데르노상 그림책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습니다. 정말 상상력에 상상력을 더할 수 있는 그림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원한 개구쟁이 친구, 프랑시스에게-
레미 쿠르종의 친구였던 프랑시스에게 바치는 책입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할아버지가 손녀 알리시아에게 "네 곁에 있을 시간이 조금밖에 남지 않았단다. 그래서 너에게 미리 선물을 주고 싶은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평소 말수가 적은 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이라니. 알리시아는 서랍 속에서 할아버지가 주신 선물을 꺼내듭니다. 그것은 바로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는 책을 받게 됩니다. 알리시아가 알기로는 책에는 무슨 글자가 적혀 있거나 그림이 그려있어야 하는데 정말 제목처럼 아무것도 없는 책을 받습니다.
이 책을 펼칠 때마다 네 머릿속에는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거야.
세상에 둘도 없는 선물을 받은 알라시아는 마법과 같은 책을 선물 받고는 할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책을 살짝 펼쳤을 뿐인데 머릿속에 새로운 제목이 떠오르게 되는 마법이 펼쳐집니다. 생각의 날개는 어디로든 펼쳐질 수 있습니다. 재밌는 생각, 멍청한 생각, 이상한 생각, 슬픈 생각, 시시한 생각, 평범한 생각, 그리고 별것 아닌 생각까지.. 우리가 떠올리는 모든 생각들을 알려줍니다.
책 중간 중간에는 레미 쿠르종의 스케치와 같은 생각들이 등장합니다. 기막힌 생각들의 수첩을 보는 듯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조심해야 할 점은 책의 흰 종이 뭐라도 묻으면 마법의 힘이 사라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알리시아는 마법의 힘이 사라지지 않게 조심조심 책을 다룹니다. 할아버지가 선물해 준 책은 모든 삶의 중심이 되고 책을 펼칠 때마다 생각들이 튀어올라 너무나 기뻤습니다.
시간이 지나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게 되고, 알리시아는 혼자 남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테오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알리시아의 소중한 책은 테오에게도 보물이 되어 줍니다. 요리를 좋아하는 알리시아와 유쾌한 미식가 테오의 만남은 환상의 콤비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아주 작은 식당을 열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요리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어느 날 집에 왔는데 아파트에 불이 나 책도 한 줌의 재가 되어 버립니다.
아무것도 없는 책이라니! 만약에 그 책을 선물받는다면 어떤 상상을 하게 될까요? 알리시아처럼 요리를 만들고 식당을 열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될까요. 우리의 삶은 누구나 '아무것도 없는 책'처럼 백지 상태로 태어납니다. 그 백지 안에 어떤 이야기들을 담아낼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겠지요. 알리시아가 받은 "세상에 둘도 없는 선물"처럼, 우리의 삶도 흰 종이와 같은 마법의 힘을 가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아무것도 없는 책 안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을까? 알리시아는 앞으로 어떻게 되었을까?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책, 가족, 꿈, 사랑, 추억을 한 곳에 모은 그림책, 아무것도 없는 책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주니어RHK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