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벽지
샬럿 퍼킨스 길먼 지음 / 내로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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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벽지

누군가의 일기를 봤을 때 어떤 느낌이 드나요? 일기를 보는 것 만큼이나 흥미로운 일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누런 벽지를 보며 절규하는 여자의 이야기. 제목도 표지도 섬뜩함이 밀려옵니다. 누런 벽지에 절규하는 듯한 표정의 깍지를 낀 여자의 표정. 노란색이 아니라 누런색이라는 것은 시간의 변화에 따른 벽지의 상태와 함께 점점 병들어가는 여성의 마음을 그리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섬뜩한 표지만 봐도 이 책 내용을 암시하는 듯 합니다.

남편의 직업은 정신과 의사, 풍족한 삶이 그려집니다. 아내는 신경쇠약이 있으니 정신과 의사인 남편의 진단에 따라 글쓰기도 일도 중단하고 휴식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우울함이 밀려온 아내의 심리가 고스란히 글 속에서 나타납니다. 대저택에서 보내는 휴식! 상상만 해도 좋아보이지 않나요? 남들이 보기엔 좋아보이는 휴식이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이러니하게 그려지는 여성의 심리 일기입니다. 생각해보면 휴식이 아니라 감금 그 자체로 여겨지는 억압이라 여겨집니다.

과연, 그녀에게 휴식만이 답일까요? 남편의 진단이 틀렸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남편이 절대 하지말라고 했던 글쓰기를 몰래 하면서 누런 벽지가 변화되는 과정들을 그립니다. 답답한 현실을 글로 풀어내면서 우울함을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들이 여기저기 나타납니다. 마치 병원에 누워서 천장을 쳐다보는 환자처럼 고립된 방에서 벽지를 보면서 여러가지 상상들을 하게 됩니다. 그녀에게는 오히려 마음을 읽어주는 따뜻한 대화가 필요해보이는데요. 남편도 무책임해입니다. <누런 벽지>의 책의 내용을 영화로 만든다면 장르는 스릴러가 아닐까 싶습니다. 벽지의 변화와 함께 그녀의 심리묘사도 그려지겠지요.

내로라에서 출간된 <누런 벽지>는 영한 대역본입니다. 영어 표현과 함께 번역된 글을 보면서 원작의 묘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단점이 벽지가 달리 보인다는 점인데요, 그만큼 흡입력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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