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음을 배우러 가볼까? - 슬퍼해도 괜찮아, 슬픈 일이잖아
트레버 로메인 지음, 권성애 옮김 / 에쎄이 출판 (SA Publishing Co.) / 2020년 10월
평점 :
“언젠가는 엄마 아빠도 죽나요?”
아이들의 물음에 죽음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마음이 턱 하고 막히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는데요. 요즘 코로나19로 인해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뉴스를 보면 실감이 나더라구요. <죽음을 배우러 가볼까> 책은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아이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죽음을 공부한다는 것, 생소하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의 저자는 “트레버! 글과 그림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일들을 해 보렴!”이라고 이야기를 남기고 간 아빠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나씩 글과 그림을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 마음 속에 불안했던 것들이 이러한 작업으로 안정되었다고 합니다. 아픔을 꺼내서 상처를 보듬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도 그러하지요.
사람은 왜 죽어요? 죽으면 어떻게 돼요? 내 잘못 같아요. 언젠가는 괜찮아질까요? 죽으면 어디로 가나요? 죽은 사람의 몸은 어떻게 되나요? 마지막 인사를 해 볼까요? 등의 이야기들이 이 책의 주된 내용입니다. 죽음이란 사람이나 동물, 식물이 숨을 쉴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죽으면 생각할 수 없고, 움직일 수 없고, 먹을 수 없고,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습니다. 키우던 동물이 죽어 세상을 떠날 때 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그 후에 힘든 감정들을 누군가에 위로 받는 것만으로 애도의 과정은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죽음이라는 것을 블라인드로 처리해서 자꾸 이야기하지 않고 덮어 놓습니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죽음으로 인해 마음에 슬픔이 찾아온다면 참지 말고 슬픔을 밖으로 꺼내 보라고 합니다. 울고 싶으면 언제든 울어도 괜찮다고 말입니다. 아프고, 허전하고, 괴로운 감정들을 모른척하지 말자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것에 대해서 자신의 ‘잘못’이라고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마음 속 죄책감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내 마음 속 감정들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거나 따뜻한 포옹으로도 가능합니다. 슬픔에서 벗어나 바쁘게 지내다보면 어느 순간 행복함과 감사함이 찾아오며 아픔도 점점 옅어지게 됩니다.
책의 부록은 <나만의 추억 기록장>입니다. 떠나간 이들을 떠올리며 함께한 추억을 기록하고 그림으로 그려보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그들에게 못했던 말, 행복했던 기억 등을 기록하고 추억할 수 있습니다. <죽음을 배우러 가볼까?>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죽음이 무겁고 힘든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줍니다. 겁나고 무서운 것,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막막한 것이 죽음이라는 편견을 버리게 해 줍니다.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