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정신과 의사 - 뇌부자들 김지용의 은밀하고 솔직한 진짜 정신과 이야기
김지용 지음 / 심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신과 의사들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어쩌다 정신과 의사'의 책표지에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정신과 의사가 보입니다.

옆에는 마이크도 보이고, 농구공도 보이고, 게임기도 보입니다.

바쁘게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어설프기만 합니다.

정신과 의사하면 뭔가 전문적으로 공부만 할 것 같은 편견이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신과에 대한 책도 그러하지요.

용어도 어려워서 읽기에 너무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정신과 의사들의 은밀하고 솔직한 진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팟캐스트 <뇌부자들>로 유명한 김지용 선생님의 책을 보니 너무나 인간적입니다.

정신과 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어찌나 솔직하던지요.

어쩌다 수능을 잘 봐서 고고학자가 되려던 꿈을 접고 연세대 의대에 입학했다네요.

의대에 입학해서는 공부에 흥미를 잃고 두 번이나 낙제점을 받아 유급을 한 경험까지 나와 있습니다.

공부 대신에 농구와 게임에 몰두했다고 하니 책 표지에 있는 농구공과 게임기가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습니다.

그러다 뒤늦게 정신을 차려 공부를 해서 졸업을 하게 됩니다.

책 뒷표지에 나와 있는 '의대에 입학한 지 4년 만에 드디어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지요.

뒤늦게 그 의미를 찾고, 정신과 의사가 되어 '결국 사람이 답이다'라는 해답을 찾습니다.

정신과 진료를 보면서 겪는 고충과 에피소드들이 이 책의 중반부를 차지합니다.

'우울한 이야기만 계속 듣는 것, 힘들지 않아요?'라는 부분에서 나오는

'좋은 직업을 택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보다 잦다.'는 말이 기억납니다.

누군가의 괴로움이나 문제가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순간을 보면 뿌듯함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70점짜리 나'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완벽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 지를 괴로워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좋은 부모'임을 잊지 않고 70점짜리 아빠도 괜찮다고 이야기 해 주는 것입니다.

책에 담긴 정신과 의사들의 고충과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

그동안 정신과 의사들에 대해 가졌던 편견이 사라지더라구요.

사실 정신과 의사들이 다른 의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해보이는 느낌이 있었는데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애쓰는 모습들, 열심히 상담한 내담자의 죽음을 보면서

'결국 사람이 답'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 상처를 받았으면 피하려고 하지 말고 사람을 통해 치유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알 수 없는 마음을 만져주고 보듬는 일이야 말로 가장 보람된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김지용 선생님이 추천하는 마음 근육을 키우는 방법들을 실생활에 적용해 봐야겠습니다.

칭찬 일기, 감사 일기, 마음 챙김으로 현재의 행복에 집중하기.

이 세 가지 방법이면 삶의 의미를 깨닫는 데 충분할 것 같습니다. 우울이 찾아오려다가도 멀리 사라질테니까요.

요즘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감기가 걸리면 병원을 찾듯이 마음에 감기가 걸리면 정신과에 가서 진료를 마음껏 볼 수 있는 그런 사회.

정신과 진료 기록이 그 사람의 앞날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파란불이 켜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정신없는 시기에 '어쩌다 정신과 의사'를 통해 솔직한 이야기들을 마주해서 참 좋았습니다. 어쩌다 정신과 의사가 되었지만,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의사가 된 김지용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