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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곤충 탐구 수첩 - 어느 날 내가 주운 것은 곤충학자의 수첩이었다
마루야마 무네토시 지음, 주에키 타로 그림, 김항율 옮김, 에그박사 감수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7월
평점 :
주변에서 볼 때 가장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사람은 나무 이름, 꽃 이름, 풀 이름, 곤충 이름을 알고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예요. 그런 분들은 산에 갔을 때 가장 빛을 발하게 되는데 나도 곤충 박사, 나무 박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게 해 줍니다. 산 속에서 만약에 곤충 박사가 흘린 수첩을 주었다면 어떨까요? 곤충 박사님의 수첩 속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는지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마루야마 무네토시가 쓴 '사계절 곤충 탐구 수첩'의 표지에도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어느 날 내가 주운 것은 곤충 학자의 수첩이었다!'라고 말이지요. 곤충을 좋아하는 유튜버 에그 박사가 추천하는 생생한 곤충이야기 책이라고 하니 더욱더 아이들이 열광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매일매일 콩닥콩닥 두근두근, 곤충 탐구!
아이들에게 있어서 곤충이란 징그러운 대상이 아니라 호기심으로 다가가는 사랑스러운 대상입니다. (저는 곤충이 너무나도 징그럽게 느껴지더라구요) 어느 날, 근처 산에서 데리고 온 장수 풍뎅이 두 마리가 저희 집에 있더라구요. 달팽이를 키웠던 경험이 있었던 터라 키우고 남은 흙을 장수 풍뎅이 사육장에 깔아줬습니다. 그날 밤, 두 마리 모두 수컷이었는데 격렬하게 전투를 하고 있었네요. 자다가 퍼드득퍼드득 하는 소리에 깼거든요. 아무래도 위계질서를 잡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이들 덕분에 저도 함께 곤충 박사가 되고 있더라구요.
이 책에서는 3월부터 그다음 해 2월까지의 곤충 사육 일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지나는 동안 수 많은 곤충들이 깨어나고 겨울잠을 자고, 죽는 과정들을 지나게 되지요. 어느 날, 우연히 곤충 학자의 수첩을 주운 주인공 진우는 호기심 가득,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이 책을 엿보게 됩니다. 처음부터 책을 보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아요. 저 또한 장수 풍뎅이 부분부터 발췌해서 봤거든요. 그리고 8월 일기를 먼저 보게 되더라구요. 요맘때는 어떤 곤충들이 나올까 하는 마음에서 8월을 찾아봤습니다.
8월에는 어떤 곤충들이 주인공일까요?
물장군, 물방개, 애기가는여치, 강변길앞잡이, 흰줄숲모기, 비단벌레, 방울벌레 등이 등장합니다. 처음들어보는 곤충들의 이름도 있었어요. 역시 곤충 학자의 관찰 일기라 그런지 스케치도 남다릅니다. 실제 사진이 나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직접 곤충을 보고 그렸다는 상상을 하니 더욱 실감나게 느껴지더라구요.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건, 곤충 학자도 모기에 물리는군요? 모기한테 다섯 군데나 물렸다는 일기가 재밌더라구요. 일명 아디다스 모기라고 부르는 흰줄숲모기! 모기가 좋아하는 사람은 몸의 온도가 높은 사람, 잘 흥분하는 사람, 땀을 많이 흘리고 잘 안 씻는 사람이라고 해요. 모기는 열을 감지하는 센서가 예민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곤충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들도 들어 있어서 책을 꼼꼼하게 보게 되더라구요.
요즘 곤충 채집을 하는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요.
매미와 잠자리를 채집통에 넣어왔더라구요. 매미와 잠자리는 날개가 있어서 자유롭게 날아다녀야 하는데 좁은 채집통 속에서 갇혀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책 속에 나오는 진우도 마찬가지였네요. 박사님께 매미를 잡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박사님은 매미를 놔 주라고 쿨하게 이야기 합니다. 박사님이 진우에게 마다가스카르에서 보내는 편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나의 계절이 끝날 때마다 박사님의 편지가 옆에서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듯이 등장을 하는데요. 마지막에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 표본을 보여주는 박사님! 진우도 곤충박사님이라는 꿈을 가지게 됩니다.
이 책의 특별부록은 곤충 수첩을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공간과 색인이 있어서 곤충들을 찾아볼 수 있었어요. 일반 곤충 도감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요. 진우와 박사님 사이에 이야기들도 담겨 있고, 곤충 수첩 속에 벌레 잡는 법, 사육하는 방법, 표본 만드는 방법 등을 자세하게 알려주니 곤충 박사님의 수첩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365일 기록한 곤충 메모를 보면서 주변의 곤충들이 이제는 징그러운 대상이 아니라 애정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곤충을 사랑하는 박사님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아요.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책 '사계절 곤충 탐구 수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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