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페스트 (양장) - 1947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알베르 카뮈 지음, 변광배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습니다. 외출을 자제하고, 사람이 모인 곳에는 가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책과의 거리는 가까워지고 있네요. 독서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입니다.

그 와중에 인기를 끌고 있는 책은 바로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입니다. 코로나 19와 흡사한 상황들이 오랑시에서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까뮈의 이방인은 읽어봤지만 페스트는 제목만 알고 있었던 터라 이번 기회를 통해서 페스트를 정독하리라 마음 먹게 되었습니다. 알베르 까뮈의 눈으로 본 페스트. 기대가 되더라구요. 더욱이 제가 받아 본 책은 페스트 초판본 표지라 책을 읽는 내내 그 때 그 상황이 느껴졌습니다.

도시를 봉쇄하고 감염병을 막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1940년대의 오랑이라는 시에서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오랑은 알제리 해변가에 있는 프랑스의 한 도청 소재지. 그곳에서 페스트가 소리 소문 없이 시작된 일로 책은 시작됩니다. 소설 초반의 이야기는 쥐들의 이야기와 수위의 죽음으로 흡입력 강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책의 주인공은 의사 리외입니다. 몸이 좋지 않은 아내와 어머니가 있습니다. 전염병을 막기 위해 가치판단을 배제한 ‘지금 여기’에서 노력하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최전방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이 바로 리외가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하지만 일단 관문들이 폐쇄되자 서술자를 포함해 그들 모두가 같은 자루에 들어 있는 처지였고, 또 거기에서 잘 적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첫 주부터 갑자기 예컨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라는 개인적 감정이 공포와 더불어 모든 사람의 감정이자 긴 귀양살이 시절의 주된 고통이 되었다. “ (91페이지)


오랑시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봉쇄령이 내려지자 외부에 있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귀양살이라고 표현되는 이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겠지요. 책 속에 등장하는 개개인들의 페스트로 인한 고통들이 지금의 상황과 오버랩 되어 상상이 되었습니다. 페스트에 대한 전개도 흥미로웠지만 오랑시의 전체 분위기를 묘사해주는 부분이 개인적으로 더 자세하게 보게 되더라구요. 페스트가 길어지면서 겪게되는 처한 상황들이 남일 같지 않았거든요. 또한, 의사 리외와 그의 어머니와의 대화도 두 세번을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저는 신문기자 랑베르를 주목해서 보았습니다. 그는 페스트로 부터 벗어나 오랑시를 탈출해서 아내를 만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아내를 만나기위해 온갖 방법들을 동원하는 모습, 리외에게 그러한 사정을 이 야기하는 모습, 그리고 결국에는 오랑시에 남겠다는 그의 결정을 보며 ‘지금, 여기’를 위해 힘쓰는 그가 위대해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이방인’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려 했지만, 리외에게 이곳에 남겠다고 하는 결정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시청 서기로 페스트를 위해 투쟁하는 그랑, 그리고 타루의 마지막에 리외를 향해 하는 말이 의미심장하더군요. 페스트로 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삶을 바꿔 놓았던 모습들 속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줍니다. ‘지금, 여기’에서 각자의 투쟁을 해 보자고. 까뮈의 이야기는 단지 물리적 페스트 뿐 아니라 정신적 페스트처럼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것을 경계하고자 합니다. 페스트가 지나간 오랑시 그 이후의 결말, 이후의 삶이 더 궁금했지만, 서둘러 이야기를 마친 아쉬움이 남습니다.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우리들에게, 세계적으로 펜더믹을 선언한 시점에서, 까뮈의 소설 페스트는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도 다시금 해 봅니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마트도 가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평범했던 일상이 그리워집니다. 오늘도 외출 제한을 받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할 이 시국에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페스트#더스토리#알베르까뮈#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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