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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 할 동물들 -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세계 ㅣ 북극곰 궁금해 3
마틴 젠킨스 지음, 톰 프로스트 그림, 이순영 옮김, 백두성 감수 / 북극곰 / 2020년 1월
평점 :
지구에서 동물들이 사라진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북극곰이 사라지고, 펭귄이 사라지고, 고래가 사라진다면.. 하지만, 이런 상상이 곧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도래했다. 지구가 많이 아프다. 여기저기 아프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지구의 호소를 지나치고 있다. 동물들이 빠른 속도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고, 이미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도 많이 있다. 그리고 19세기 초에 북아메리카에서 많이 보였던 나그네비둘기는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렸다.
북극곰에서 출간된 <우리가 지켜야 할 동물들> 그림책을 보며 사랑스러운 동물들을 하나하나 마주하게 되었다. 책 표지에는 슬퍼보이는 듯한 북극곰이 빙하 조각 위에 위태하게 서 있다. 우표처럼 디자인되어 first class post(1등급 우편/특급우편)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아래에는 ‘사라질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세계’라고 북극곰이 말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저자인 마틴 젠킨스의 편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이 북 아메리카에서 많이 보였던 나그네 비둘기와 같은 운명이라고. 위기에 처한 동물들이 많다고. 위기의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의 말처럼 ‘앞으로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까요?’라는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인간과 동물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세상, 동물들이 멸종되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하며 책장을 넘겼다.
책에 등장하는 멸종 위기의 동물들은 30종이 나온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북극곰, 호랑이, 대왕판다, 아시아코끼리, 대왕고래, 검은코뿔소, 갈라파고스땅거북, 동부고릴라 등이 있고 처음 들어보는 카카포, 말레이천산갑, 황금사자타마린, 인드리, 노랑배측범잠자리 등도 있었다. 모르는 동물이 나왔지만 한 쪽엔 각 동물들의 번식지가 나오고 동물에 대한 스토리가 적혀 있어 알기 쉽게 동물들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북극곰에 대한 관심이 많아 자세히 보게 되었는데 얼음만 있으면 1년 내내 바다표범을 사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빨리 녹자 북극곰들은 먹이를 사냥할 수 없게 되고 자연스레 멸종 위기 동물이 되고 말았다. 북극해에서 얼음이 녹는 곳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니,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빨리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에 눈물이 났다.
동부 고릴라도 엄청난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라는 책에도 나오듯이 고릴라의 서식지에 콜탄이라는 핸드폰에 쓰이는 광물이 많이 있다. 사람들은 콜탄을 얻으려고 고릴라를 사냥했고, 그 결과 지금은 4000마리 미만으로 줄어 들었다고 한다. 옆에 엽서에 그려진 고릴라의 표정이 ‘나를 죽이지 말아줘’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최근 개봉된 영화 ‘해치지 않아’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동물원에서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동물들에게 과연 동물권이 있는가. 그들의 진정한 권리를 인정해주기 위해서는 인간이 어떻게 해야할까. 동물들을 우리 안에 있는 동물원에서 그저 구경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는 동등한 위치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와 같은 맥락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동물들>에 나오는 동물들의 스토리를 읽으며 인간으로서 동물들에게 미안함이 커졌다. 조금이라도 그들의 멸종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