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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세계에서 - 내란 사태에 맞서고 사유하는 여성들
강유정 외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3월
평점 :
‘빛의 혁명을 이끄는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책. 🔥
📕 다시 만날 세계에서
📕 강유정, 김후주 외
📕 안온
2024년 12월 3일 밤.
가족에게 전해들은 ‘계엄’이란 단어에 놀라 현실감 없이 뉴스를 찾아 보며, 밤새 마음 졸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국회에서 ‘계엄 무효’가 선언될 때까지 두근거리는 가슴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날 이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서게 되었는지, 춥고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에도 알록달록 응원봉을 들고 모인 많은 사람들 중에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부끄럽게도 시위에는 딱 한번 가서 참여해 보았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탄핵 가결을 외치는 집회였다. 질서 있게 줄 맞춰 앉아서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고, 몇몇 사람들이 자유발언을 하고, 함께 공감하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차분하고 소신 있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속에서 무언가 가슴이 뭉클하고, 성숙한 민주주의의 희망을 만나는 경험이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내란 사태 속에서 각자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서로 연대하며 저항해 왔는지, 그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들, 발견했던 것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길고도 짧은 삼개월의 생생한 현장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 현장에 가보지 못했지만 마음으로 동참한 분들, 상황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싶은 분들, 우리 나라를, 우리 사회를 염려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모두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아직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지만, 서로 다른 우리가 하나가 되었던 경험, 불의한 현실 앞에 광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경험이야말로 값진 결과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빛은 섞일수록 투명해진다고 하지? 정오의 빛에는 색이 없더. 하지만 저녁은 색을 갖고 있지, 너희들은 저녁의 붉은색을, 밤의 검은색을 형형색색의 빛으로 그리고 투명한 밝음으로 바꾸었어. 검은 그림자를 없애주었어. 마치 정오처럼.
🔦 책을 읽는 자들이 토요일 집회에 나간다. 책을 읽는 문해력이 문화와 독재를 읽고, 자유를 갈망하는 집회가 문화와 연결되고 닿아 있는 것이다.
🔦 여러 색으로 빛나는 응원봉들을 거리에서 마주하는 것이 사람을 어머나 감동시킬 수 있는지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느꼈을 것이다.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는 한겨울의 거리가 생각만큼 춥지는 않다는 것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