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8세에 죽을 예정입니다만
샬럿 버터필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라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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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강렬하면서도 의아했는데, 소설을 읽으며 38세가 정말이지 죽기 애매한 나이란 생각이 들었다.

38세면 진짜 한창 때!
물론 인생에서 어느 나이에 무얼 해야한다는 것이 정해진 것 없지만, 대체로 무언가를 시작해 본궤도에 올라 설 무렵인 듯하다.


그런데 자신이 죽을 날을 미리 안다면?
이건 득이 될까 실이 될까?

한창 때 죽어야 한다면, 제대로 뭔가를 시작해서 오래오래 가꾸는 일은 시도하기 힘들 것이다.

그럼 아주 오래오래 장수하여 100살도 넘게 산다고 보장이 된다면?
하고 싶은 걸 지금 당장 하지 않고 나중으로 미뤄도 상관 없는 걸까? 시간은 많으니까?

실제로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마치 엄청나게 오래 살 것처럼 사는 사람도 있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무계획적이고 무절제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삶의 모습을 이 소설은 다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게 진행되면서, 주인공 넬이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가볍지 않은 주제인데도 유쾌하고 따스하게, 웃으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이게 바로 이 소설이 갖춘 훌륭한 3박자다!
재미~👍
감동~👍
적용~👍

우리가 인생에서 두려워하고 움츠리는 지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실패나 이별이 두려워서, 나이를 핑계 삼아, 조건과 환경을 탓하며 회피한 기회가 얼마나 많았나를 떠올려 보게 된다.

사는 모양은 다 다르다. 선택한 가치가 옳고 그름을 나눌 수는 없겠지만, 나에게 소중한 것을 제대로 선택할 줄 알아야겠다. 오늘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고 말고, 미래의 불행을 앞당겨와 오늘을 불안에 떨지 말아야겠다.

또한 친절을 베푸는 행위가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 것인지 새삼 깊이 깨닫게 해준다.

하루 안에 몰입해 읽을 재미가 가득한 소설로 추천하고 싶다.🎁📚🎁📚


🛥 아침에 일어나서 '좋았어! 일하러 가야지!'하고 생각하냐고.


🛥 항상 자기 인생만 초고속으로 움직이고 이곳에 남아 있는 다른 이들의 삶은 그대로일 거라고 여겼는데 그렇지 않았다. 북반구에 있든 남반구에 있든 상관없이 모두의 인생은 움직이고 변하고 있었다.

🛥 '여기 있는 지금이 특별한 거예요.'

🛥 "처음 보는 사람한테 늘 인사를 건네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뭐든 최고를 위해 아껴두지 마. 그럼 늘 제일 좋은 수정 물을 마실 수 있을 거야." 🔮 💦

🛥 "좋았어. 이제 그만 가서 네 인생을 살아."

#저는38세에죽을예정입니다만 #샬럿버터필드 #라곰출판사 #힐링소설 #영미소설 #휴먼드라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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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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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고 두 가지에 놀랐다.

하나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책 표지에 감탄한 것이고, 🌷🌻🌷🌻
다른 하나는, 책장을 넘겼을 때 거의 모든 문단이 여백 없이 빽빽했다는 것이다. 😲

읽기 전 걱정을 했지만, 막상 읽어가다 보니 흥미로워서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현재 사건을 다룬 대화가 거의 없고, 대부분 혼자 상황에 대해 생각하거나 과거를 회상하고 있기 때문에 여백이 없는 것이었다.

아내 애나를 사고로 갑작스레 잃고, 너무나 큰 상실감에 괴로워하던 바움가트너는 애나로부터 전화를 받고(실제 전화가 온 것은 아니다), 애나가 죽음 이후에도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그는 자신의 근원인 어머니의 삶, 아버지의 삶의 근원까지 파헤쳐가는데......
그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사람은 모두 다른 환경과 상황 속에서 각자 그때 자신의 선택에 의해 삶이 정해지고 달라진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큰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연결'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새로운 사랑! 💕
그것이 사람일 수도 있고, 몰입할 일일 수도 있도,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무엇인가와 연결되어 있을 때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외로움이 얼마나 무서운 상태인가를 다시 한번 새기며, 나 또한 여러 가닥의 연결을 만들어가고, 다른 사람에게 만들어줘야겠다.

💐💐💐
외로움은 사람을 죽여요, 주디스. 그건 사람의 모든 부분을 한 덩어리씩 먹어 치우다 마침내 온몸을 삼켜 버려요.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삶이 없는 것과 같죠. 운이 좋아 다른 사람과 깊이 연결되면, 그 다른 사람이 자신만큼 중요해질 정도로 가까워지면, 삶은 단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좋은 것이 돼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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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세계에서 - 내란 사태에 맞서고 사유하는 여성들
강유정 외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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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혁명을 이끄는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책. 🔥

📕 다시 만날 세계에서
📕 강유정, 김후주 외
📕 안온

2024년 12월 3일 밤.
가족에게 전해들은 ‘계엄’이란 단어에 놀라 현실감 없이 뉴스를 찾아 보며, 밤새 마음 졸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국회에서 ‘계엄 무효’가 선언될 때까지 두근거리는 가슴이 가라앉지 않았다.

그날 이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광장으로 나서게 되었는지, 춥고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에도 알록달록 응원봉을 들고 모인 많은 사람들 중에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부끄럽게도 시위에는 딱 한번 가서 참여해 보았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탄핵 가결을 외치는 집회였다. 질서 있게 줄 맞춰 앉아서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고, 몇몇 사람들이 자유발언을 하고, 함께 공감하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차분하고 소신 있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속에서 무언가 가슴이 뭉클하고, 성숙한 민주주의의 희망을 만나는 경험이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내란 사태 속에서 각자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서로 연대하며 저항해 왔는지, 그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들, 발견했던 것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길고도 짧은 삼개월의 생생한 현장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 현장에 가보지 못했지만 마음으로 동참한 분들, 상황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싶은 분들, 우리 나라를, 우리 사회를 염려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모두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아직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지만, 서로 다른 우리가 하나가 되었던 경험, 불의한 현실 앞에 광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경험이야말로 값진 결과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빛은 섞일수록 투명해진다고 하지? 정오의 빛에는 색이 없더. 하지만 저녁은 색을 갖고 있지, 너희들은 저녁의 붉은색을, 밤의 검은색을 형형색색의 빛으로 그리고 투명한 밝음으로 바꾸었어. 검은 그림자를 없애주었어. 마치 정오처럼.

🔦 책을 읽는 자들이 토요일 집회에 나간다. 책을 읽는 문해력이 문화와 독재를 읽고, 자유를 갈망하는 집회가 문화와 연결되고 닿아 있는 것이다.

🔦 여러 색으로 빛나는 응원봉들을 거리에서 마주하는 것이 사람을 어머나 감동시킬 수 있는지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느꼈을 것이다.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는 한겨울의 거리가 생각만큼 춥지는 않다는 것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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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인생의 그림들 - 어둠을 지나 비로소 빛이 된 불멸의 작품 120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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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그림에는 강렬한 열정이 느껴진다.

이 책은 고흐의 그림들을 고흐가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약 10년간 거주지를 이동하면서 변화해 가는 작품 세계를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제시된 그림들이 얼마나 선명한지, 고흐의 힘찬 붓터치와, 두툼한 질감의 물감들이 그대로 드러나 생생한 감상이 가능하다.

고흐는 몸과 마음이 극심히 아픈 가운데서도 붓을 들 힘이 있는 한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정받지 못하는 긴 세월 동안 자신의 그림에 대한 열정과 희망, 기대를 잃지 않고 정진해 갔다는 점이 놀라우면서 마음에 큰 울림이 되었다.

고흐의 작품엔 자화상이 많은데, 알고보니 돈을 주고 모델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 자기 자신을 모델로 쓴 것이었다.

🎨
"자신을 아는 것도 어렵지만, 자신을 그리는 일도 어렵다." - 반 고흐의 말

고흐와 테오의 우애도 아름답다. 고흐는 경제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그림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테오가 뒷바라지를 해주었기 때문이며, 테오는 형의 예술을 믿고 늘 지지해 주었다.
형제간이라도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우리 모두 알 것이다.

우리가 지금 고흐의 감동적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복을 누리는 것도, 고흐 주변에서 도와준 여러 사람들의 관심과 호의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따스해진다.

탕기 아저씨나 우체부 룰랭, 지누 부부 등 고흐의 그림에 등장하는 이웃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삶을 살아갈 수 있고 무언가를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은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아니라 서로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고통 속에서 결국 죽음을 택한 고흐, 반 년 뒤에 뒤따라 간 동생 테오. 두 사람은 고흐의 그림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가버렸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
"도시와 마을을 표시하는 지도 속 검은 점들을 볼 때 그랬듯이 별을 보는 것도 날 언제나 꿈꾸게 하지. 그리고 난 혼자 물어보곤 해. 왜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에 가는 일이 프랑스 지도에 있는 그 검은 점들에 가는 것보다 힘든 걸까 하고. 타라스콘이나 르앙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는 것처럼, 별에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택해야 할 거야. 확실한 건, 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별로 갈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죽은 후에는 기차를 탈 수 없다는 거야."
⭐️🌟⭐️🌟

고흐의 그림 세계를 그의 인생과 함께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며 수많은 작품까지 해설과 함께 볼 수 있는 이 책이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반고흐인생의그림들 #반고흐 #전시회 #그림 #별이빛나는밤 #아를 #미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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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가 나에게 말하는 것들 - 지금 여기에서
최은창 지음 / 노르웨이숲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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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
이 책을 읽기 전 유일하게 재즈에 대해 주워들은 건 '즉흥연주'를 한다는 것 정도였다.


여행 갔을 때 캐나다에서 재즈바를 한번 가 본 경험이 있었는데, 재즈에 대해 완전히 문외한이었지만, 그 분위기가 참 자유롭고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은 재즈에 관하여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위한 기본 상식부터!

🎷재즈는 20세기초, 뉴올리언스라는 미국 남부의 항구도시에서 기원했다.

🎷대략 10년을 주기로 새로운 스타일이 나타나는 것에 주목하여 재즈의 역사를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많은 이들이 재즈의 3요소로 즉흥연주, 스윙 리듬, 블루스를 꼽는다.

그리고 아주 많은 재즈 연주자들과 그들의 음반, 음악을 소개하고, 음반을 실제 들어볼 수 있게 큐알코드로 동영상을 연결해 준다.

거의 재즈를 모르는 나지만, 동영상을 통해 재즈를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독서가 매우 즐거웠다.

전혀 낯선 음악이 대부분이었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음악이 나오면 반갑기도 했다.

재즈는 블루스와 관련이 매우 깊다고 하는데, 블루스도 모르니 재즈는 더 모른다. 하지만 블루스가 너무 식상하다고 해도 쉼게 보지는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구조가 쉬운 음악은 있어도, 쉬운 음악은 없다고 믿는다.

이 말이 인상적이었다. 음이 단순하다고 쉬운 음악은 아니다. '고향의 봄'같은 동요를 진짜 감동적으로 연주하기란 쉽지 않다는 걸 안다.

저자는 미국에서 재즈학을 전공했고, 오래 연주 활동을 하신 분이라 다양한 관점에서 재즈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자신의 경험과 덛불어 재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편안하게 전해 준다.

다만, 내 자신이 워낙 음악에 대해, 특히 재즈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제대로 이해하며 받아들이지 못한 점도 있어 스스로 아쉽다.

이 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음악 감상 목록에 재즈도 추가된 것이 소득이며, 새로운 즐거움을 느껴서 감사하다. 😊

#재즈가나에게말하는것들 #최은창 #재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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