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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밤 - 그림과 문장과 삶을 엮은 내 영혼의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청림Life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협찬]
그림을 보며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를 읽어내고, 그와 관련된 문학의 문장들을 손으로 써 볼 수 있게 구성된 책이다.
다양한 미술 에세이책을 여러 편 써낸 저자의 이름이 매우 익숙하였는데, 전에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라는 저자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다정하고 따뜻한 느낌의 에세이를 즐겁게 읽은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이 책을 읽는 것이 무척 기대가 되었다.
한 편의 그림과 이야기, 화가에 대한 소개, 문학 필사 한 장.
단순한 구성이지만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소개된 그림이나 화가들이 거의 대부분 내가 잘 모르고 처음 보는 경우가 많아 더 흥미로웠다. 19~20세기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어서 인상주의 화가라고 소개된 사람이 많았고, 설명이 없으면 무슨 그림인지 금방 이해가기 어려웠기 때문에 저자의 섬세한 글에 빠져들었다.
이야기를 통해 그림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고, 화가의 삶이 그림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음악을 하다가 그림을 그리게 된 사람들이 여럿 소개된 것을 보면서, 예술적 감성은 어떤 장르에서든지 연관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천사의 서곡’이란 그림을 그린 미칼로유스 콘스탄티나스 치율리오니스라는 화가는 원래 작곡을 공부하다가 “음악만으로는 내가 본 것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고백을 하며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나는 너무 많이 보았다”라는 고백을 하며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는데, 그의 그림에 표현된 세계의 신비스럽고 초월적인 장면을 통해 그의 정신적 체험을 상상해 보게 된다.
총 48점의 그림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 유일하게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만 두 점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의 사심이 반영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볼거리와 읽을거리에 쓸거리까지 풍성하게 채워져 있어 만족감이 가득한 책이다.
🖼 이모티콘 하나로 감정을 표현하는 시대에 단어 하나하나를 고민하며 편지를 쓰는 이 여인의 모습은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되묻는다. 때로는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그 망설임의 시간 자체가 사랑이 아닐까? - 피에르 보나르의 <글 쓰는 젊은 여인> 편에서-
🖼 당시 관객들은 이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전해진다.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게 단지 연인을 다룬 그림이 아닌, 자유를 위해 모든 걸 건 시대의 초상이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리라. - 프란체스코 하예즈의 <입맞춤> 편에서 -
🖼 우리 모두는 이 여인처럼 혼자 걷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삶의 짐을 내려놓고, 다시 짊어질 힘을 얻는다. - 레옹 스필리에르트의 <어부의 아내>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