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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 시대를 앞서 간 불온한 매력 ㅣ 푸른숲 비오스(Prun Soop Bios) 7
나이젤 니콜슨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어려서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고, 그래선지 평생 성적으로 문제를 지녔다.
그러면서도 결혼을 하고 남편을 사랑했지만, 동성애를 통해 비로소 진짜 사랑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일찍부터 정신병으로 고생하다가 끝내 자살로 삶을 마감하였다.'는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에 대해서라면
'박인환'인가 하는 시인의 '목마와 숙녀'인가 하는 시에서 처음 들었고
(정확히는 시화 같은 표지의 300원짜리 스프링 연습장이 풍미하던 시절에 처음 읽었고)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에 대해서라면
영화 <The Hours>에서 시라노 드 벨주락의 코처럼 하고 나온
니콜 키드만이 분한 '버지니아 울프'로 처음 알았고
(그러니까 돌을 주머니에 넣고는 수영도 할 줄 알면서 물 속에 잠겨서 자살했다는)
버지니아 울프의 책에 대해서라면
<댈러웨이 부인>, <세월> 정도가 있다는 것만 알고 읽은 것은 하나도 없으며
(아니다. 단편 하나는 읽었다!)
심지어는 영화 <올란도>를 보고 나서 한참 후에야
<올란도>가 버지니아 울프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된
나는,
친구가 선물처럼 던져 준 <버지니아 울프-시대를 앞서 간 불온한 매력>을 통해
버지니아 울프가 대충 어떻게 살았는지는 알았지만 뭐 그렇게까지 불온한 매력을
느끼지는 않았다. 만일 내가 버지니아 울프 주위의 인물이었다면 그녀로부터
돌려 말하는 무시를 받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언니 바네사가 남편과 살다가 남편 대신 새 애인을 만나
'남편과 새 애인'과 살다가, 새 애인이 헌 애인이 되고 또다른 새 애인을 만나
'남편과 헌 애인이 된 새 애인과 또다른 새 애인'과 함께 살았다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지만, (그러면서도 여자 애인도 있었다는 사실까지)
블룸즈버리식 우정을 빙자하여 몇몇 구절들을 옮기자면 이렇다.
1. 즐거운 무례함의 능력
: 버지니아에게 부족한 것이 '즐거운 무례함의 능력'이었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2. 삶에 대한 미친 관점
: 음, 정말이지.
3. 우리가 말하지 않는 것들
: 우리가 말하지 않는 것들, 이라는 구절에서 갑자기 삶의 비밀이 느껴지는 바람에 그만.
그런데 그만 삶의 비밀을 잊었다.
4. 공적으로 블룸즈버리 그룹은 부끄럼을 탄 것은 아니지만 말수가 적었다.
고립되긴 했어도 자기들끼리는 의사소통을 하는 저수지 안에 자리 잡은 격이었다.
: 이른바 '블룸즈버리식 우정'이라고 명하는.
이 그룹에 E.M.포스터가 있었고 우연히도 내가 다음에 읽으려는 책이
E.M.포스터의 <모리스>이고.
5. 하지만 내 나이에 내 버릇을 가지고 어떻게 세계의 방식을 따를 수가 있나?
: 힘들어서 그만.
6. "언니에 대해 어떻게 말해야 할까?" 그녀는 바네사에게 물었다. 진실을 밝혀야 하나,
아니면 타협을 해야 하나?
"내게 관점을 줘.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 얼굴을 붉히지 않게 사랑을 다룰 수 있는지 말야."
바네사가 대답했다.
"네가 우리 모두의 얼굴을 붉히는 일에 신경 쓰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은 전혀 해를 끼치지 않아. 어떻게도, 그리고 누구도 오래 낯을 붉히지 않을
거고......유일하게 중요한 일은 젊은 세대를 위해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흠잡을 데 없는 이런 블룸즈버리식 선언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는 타협을 하였다.
바네사와 로저(정신병력을 지닌 바네사의 여자 애인)의 관계를 그냥 점잖게
'그들의 우정'이라고 표현했던 것이다.
7. "전쟁이 만들어낸 어떤 감정도 좋아하지 않는다.
애국심, 진짜 감정에 대한 감상적이고 감정적인 모방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