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0원의 심리학 - 소비자를 유혹하는 가격 결정의 비밀
리 칼드웰 지음, 권오열 옮김 / 갈매나무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물건값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심각하게 또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비싸다, 싸다, 우와 비싸다, 우와 엄청 싸다, , 뭐 적당한데, 하는 정도.

그런데 ‘9,900원의 심리학처음 몇 장을 읽다 보니 드는 생각 하나. 그래, 이게 이 물건값에 적정한 가격이라는 건 어떻게 알지, 누가 결정하지.

 

선풍기는 5,6만 원대면 비교적 적당한 선이지만 날개가 없다는 그 어떤 것은 5,60만 원대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고. 과자는 1,000원 이하 정도, 좀더 고급스러운 과자라는 포장을 한다면 이것보다 더 오르고. 마트 같은 데 가면 1+1 상품이 뭔가 실속 있어 보이지만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고. 패스트푸드점의 세트 메뉴는 딱히 세트로 먹고 싶었던 것은 아닌데 단품으로 각각 사는 것보다 저렴하니 나도 모르게 세트 메뉴로 주문하고 있고. 자판기 커피는 300원 정도가 적절해 보이지만 스타벅스 커피는 5,000원 정도가 뭐 그리 비싸 보이지는 않고.

 

이런 가격 결정의 과정을, 여기에 들어간 행동 심리학을 ‘9,900원의 심리학이 차근차근 풀어주고 있다.

 

초콜릿 티포트, 라는 가상의 상품을 신규 런칭하면서 이 새 상품의 적정 가격을 어떻게 매기는지, 그리고 어떻게 차별화하고, 어떻게 거부감 없이 가격을 인상하는지, 또 어떻게 착한 소비 활동을 이끌어내는지를 주인공 매기와 관찰자 를 통해 서술하고 있어서 소설 읽는 것처럼 조금은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이 가격 결정 과정에 작용하는 소비자의 심리까지 곁들여서.

 

주 독자는 소비자보다는 가격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겠지만, 나 같이 설렁설렁한, 경제 개념 없는 소비자 독자에게도 한 번 쯤 가격의 결정 요인과 행동 심리학에 대해 뭔가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다.

 

다 읽고 나니 가격이 그저 돈, 숫자가 아니라 그 안에 하나의 세계가 담겨 있다는 것, 그것이 하나의 소통의 언어라는 것에 뭔가 살짝 진지해졌다.

 

가격 결정이 대가, 주인공 매기의 대사 하나 빌려 온다.

가격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거래를 하고 함께 일할 때 서로에게 보내는 여러 메시지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이 특별한 메시지는 사람들이 신경을 많이 쓰는 것, , 그들의 주머니에 들어 있는 돈의 양과 관련이 있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을 중요하게 취급합니다. 가격은 단지 경제적 대화의 한 부분일 뿐이지만, 그것은 이면에서 작용하는 더 깊은 가치를 드러냅니다, 너무도 중요하여 직접 비교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균형 있는 결정을 내릴 때 꼭 필요한 수단이 바로 가격이지요. 가격이 그저 하나의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라는 이 풍요롭고 미묘하고 복잡한 시스템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아내기 전까지는 가격이 우리의 언어가 될 것입니다. 그것을 신중히 다루세요, 그것은 당신의 진정한 감정을 드러내주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