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빅뱅 - 새 시장을 여는 혁신가의 두뇌 작동법
에릭 헤즐타인 지음, 유영만.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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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쫓긴다. 재미없다. 내가 왜 이 뻘짓을 해야 하나 싶다. 단어의 무게중심이 ''에 가 있다. 중심이 '뻘'로 쏠리는 이유야 뻔하다. 이 일이 비생산적이며, 도대체 왜 해야 하나 싶기 때문인데, 이러니 삽질이라면 팔근육이라도 튼튼하게 하겠지만 이건 뭐 만성피로에 두통과 짜증을 동반한 스트레스성 인간성 상실을 가져오고야 만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내게 들려 줄 긍정적인 대답을 나는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니까 '뻘짓'이라고 부르는 일의 핵심에는 '뻘짓'이 안 되게 할 지향점이 없다는 소리다. 누군가는 '비전'이라고 부를 내 일의 '지향점'.



자랑할 만한 것은 못 되는 그런 '단언'을 하자면 나는 '비전'이 있는 인간이 아니다. 아, 이건 좀 이상하다. '민폐'를 끼치지는 않지만(적어도 내 생각에는) '비전'을 지향하여 어떤 변화를 일궈내거나, 조직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애쓰는 그런 인간형이 아니라는 소리다. '비전'에서 나는 '관(官)'의 냄새를 맡는다. 희망 코리아? 흥, 웃기네! 뭐 이런 스따일이다.



살짝 꿈이나 변화를 원하는 방향이 있다 해도 현실에 부딪히면 에이, 뭐 관두자...피곤해, 그냥 쉴래. 바꾸긴 뭘 바꿔. 안돼, 10분?

안돼애애애~



뭐 이렇게 되는 거다. 갈길은 먼데 '지금, 여기'는 만만하지 않고 그러니 저 멀리 있는 비전과 변화 따위 내 머릿속에 맏아들일 만한 공간 부족하고... 그래서 비상대책위원회처럼 안돼애, 하고 마는 거다.



그런데 이게 내 두뇌의 작용 때문이라는 거다. 내가 비전 없는 인간이라서라기보다는 내 두뇌가 선사 시대부터 전해 오던 그 오래된 이름의 유전자에 새겨진 전형적인 각본대로 움직여 왔기 때문이다. 위험한 일에 에너지 쏟아 붓는 거 피하기, 지금 당장 여기에서의 보상에 눈 먼저 돌리기 등등.



이제 생각의 빅뱅을 터뜨리기 위해서는 긴 도화선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너무 길어서 중간에 꺼지지 않게 단기적인 점화를 쭉쭉 터뜨려야 한다. 그러기위해서 내 머릿속 변연계와 신피질 같은 아이들을 요리조리 성격 파악하고 잘 굴려줘야 한다.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N0는 더딘 YES일 뿐이다.



나는 NO가 나오면 돌아섰다. 아니, NO가 나올 것 같은 일은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이 다시 알려준다. NO는 더딘 YES일 뿐이라고. 충격이다.



그래, 긴 도화선을 준비하자. 물론 그 도화선 끝에 빅뱅이 일어날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을 가기 위해 지금의 NO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예, 알겠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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