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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의 고수는 어떻게 탄생되는가 - 세일즈 전문가 45인이 털어놓는 최강 영업력의 비밀
마이클 달튼 존슨 엮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파느냐 못 파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세일즈맨의 죽음, 이라는 비극이 있다. 영업 사원이 코끼리 다리를 한 까다로운 여성 고객에게 고탄력 스타킹을 못 팔아서 죽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뭐 여하튼 '직업'은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비극적 요소일 수도 있다.
세일즈맨이 직업 때문에 죽어나지 않으려면 어쨌든 16년간 영업을 해온 달인의 말을 들어야 한다. "물건 팔아봤어요, 안 팔아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세일즈의 달인, 영업의 고수 45인이 털어놓는 이야기는 그래서 일단 신뢰가 간다. 신뢰는 영업의 기본 아니던가. 게다가 이 책, 전문가의 조언이라는 퓔이 퐉 온다. 뭐든지 먼저 그 길을 걸어서 얻어낸 경험치라는 것은 일단 들어두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영업의 고수는 아니지만 엄마가 그랬다. 엄마 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지금 생각하면 엄마도 고수다. 원하는 것을 관철시켰으니 말이다.
영업의 고수는 어떻게 탄생되는가.
비범한 출생?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 조력자와의 만남? 온갖 난관과 이 난관의 극복? 그리고 성공!
아니다. 영업의 고수는 영웅의 탄생과는 좀 다르다. 슈퍼맨이 아니다. 쇠는 두드릴수록 단련된다고 했다. 영업의 고수도 평범하게 태어나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노하우를 기본기와 더불어 살짝 팁도 주면서 알려주고 있으니 어쩌면 이 책은 비법서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업 고수 탄생의 비법서.
영업은 회사를 업고 고객을 상대하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이것을 기본으로 해서 남들과는 다른 세일즈의 차별화, 고객 발굴과 관리, 고객의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 놓는 심리전, 어떻게 깎아주느냐 하는 설득과 협상의 방법에서부터 전화 세일즈, 사람을 읽는 기술, 고객의 불안감과 위험부담을 읽어내는 기술, 세일즈의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 유형 분석하는 법, 뇌물이 아닌 선물을 기분좋게 주는 법 등을 알려주고 있어서 열심히 경청하고 있는데
엉뚱하게도 오이가 생각났다.
얼마 전에 보험회사 영업 사원에게서 받은 선물이다. 보험든 지 일 년도 넘었는데 잊을 만하면 이렇게 간간이 선물을 보내온다. 비싼 게 아니다. 그냥 박스를 풀어보면 웃음이 나고 기분 좋아지는 것들이다. 뭐가 좋을까 이리저리 생각하고 고민해서 보내준 흔적이 역력하다.
보험회사 로고가 찍힌 수첩이나 달력, 메모장 등이 아니다.
만날 오이만 주는 것도 아니다. 맥주 2캔과 안주 약간, 뭐 이런 식이다. 냉장고에 맥주가 들어있는 동안에는 볼 때마다 그 영업사원이 생각났다.
아마 그 영업사원이 보험회사를 옮기면, 내 신뢰도 같이 그 보험회사로 옮겨질 것 같다.
그러니까 세일즈는, 물건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신뢰와 만족을 팔 때 고수가 될 수 있는 분야인 것이다.
책 중에 강화유리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판매 실적이 좋은 세일즈맨의 이야기가 있다. 그는 망치로 직접 유리를 쳐본다고 한다. 다른 세일즈맨도 그 방법을 따라했다. 시간이 지나도 이 세일즈맨의 판매실적이 여전히 좋다. 그는 이번에는 고객의 손에 직접 망치를 쥐어주고 유리를 쳐보게 한다고 했다.
나라면 아마 그 세일즈맨에게서 망치까지 샀을 거다.
직업의 비극 속에서 허우적대는 세일즈맨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당장 화성에 가서 자동차를 팔 수 있게 되지는 않겠지만 내 직업의 세계에 대해, 내 방식에 대해 점검하고 생각하고 각오를 다지고, 고참 영업의 고수들의 노하우를 챙기고......
그래서 세일즈맨의 비극을 넘어서 신참 영업의 고수로 탄생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