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내 인생을 바꿀 두 번째 기회 - 자신감 넘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30일간의 실천 방안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지독한 음치이다. 하여 나는 남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일을 질색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음치이다보니 남들에게 웃음 사기가 일쑤고,  남들이 비웃는 걸 견디지 못하고, 내가 못하는 걸 남에게 보여주기 싫고...

뭐 이런저런 이유로 강산은 한두 번 바뀔지언정 남들 앞에서는 절대로 노래를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내가 얻은 건?  난 여전히 노래를 못할 뿐더러 자유롭게 즐기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음주가무를 즐기는 이 나라에 태어나서 가무에 능하지 않은 사람은 모임이 고역이기 마련이다. 2차, 3차는 노래방이고, 노래방에서 노래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다. 그래서 난 모임도 꺼린다.  가면 뭐해,  재미도 없고.

자, 여기서 잠시 과거로 돌아가자.

1. 고3 첫 모의고사를 본 날,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각자 채점한 점수를 적어내게 하셨다. 그리고 성적표가 나왔을 때,  내가 적어낸 점수와 실제 받은 점수는 무려 50점 차이가 났다. 나는 내가 실망할까 두려워 해답지와 토씨 하나라도 다른 답은 다 틀리게 채점했고 그리고는 나중에 50점 더 나왔다고 좋아했다. 생각해 보면 그게 좋아할 일인가. 좀 들 떨어진 일이지.

2.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걸어가는 중이었다. 다른 두 명이 열심히 대화 중이었다. 나는 뭔가를 이야기하려고 했었던 거 같은데 속칭 계속 씹혔다.(또는 씹혔다고 생각했다.)  "아, 왜 내 말 안 들어요?" 하니까 "피해의식 있어요?"라는 말이 돌아왔다. 뜨끔했다. 그 말을 듣기 전에는 몰랐는데 피해의식이 있는 모양이다.

3. 어디 이뿐이랴, 이 책 초반을 읽을 때 나의 찌질한 과거사가 스물스물 기어 올라오더라.

나는 나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 긍정적인 말들도 들었겠지만 부정적인 말들을 더 잘 기억하고 있고,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 틈에는 끼지 않는다. 하지만 잘 아는 사람들 틈에서는 또 설레발 덩어리다.

나폴레옹 사전에 불가능이 없다면 내 사전에는 자신감이 없다, 까지는 아니고 흐리게 인쇄되어 있다. 무한도전 식으로 말하자면 '깨알같은 자신감'은 있지만 삶을 지탱하고 변화시켜 나갈 '빅 자신감'은 없다. 

여기에 플러스...

상처 입을까봐 내 능력의 8할 정도만 발휘하면 쉽게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일에만 내 자신을 할애했다. 자존심을 지킨답시고 '깨알같은 자신감'만 취급하다 보니 자존심과 자신감의 질적 저하가 일어난다. 

사람들에게는 다 그들 나름대로의 자존심이라는 게 있다. 그런데 나의 자존심은 나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이르게 했다. 내 능력을 넘어선 일을 만나면 자신감을 잃고, 그래서 좌절해서는 상처 입을까봐 노력하지 않아도 넘을 수 있는 선을 목표로 했다.

노력하지 않아도 이룰 수 있으니 이미 목표가 아닐 뿐더러 더이상의 발전은 없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자신감 넘치고 다재다능한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그러나 스스로를 미운 오리 새끼라고 믿어버린.

어쩌면 백조인 줄 알았지만 결국 출생의 비밀은 그냥 오리 새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백조가 되려고 노력한 그 시간은 아우라를 두른 오리를 만들어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아는 찾는 게 아니라 만드는 거라는 문장을 만난 순간 그래,  오리로든 백조로든 만들어가는 게 바로 자신감이라는 거다, 라는 생각을 뒤늦게 하고 만다.

(덕만이가 왕이 되겠다고 했을 때 이미 8할은 먹고 들어간 건데, 아마 나였으면 왕은 무슨...하고 있었겠지.)

시도하지 않는 슛은 100% 실패합니다.(본문 28쪽)

나는 실패할까봐 시도도 하지 않았다. 미처 몰랐다. 시도하지 않는 것 자체가 100% 실패라는 사실을.

하지만 이 무시무시한 진실 앞에서 좌절할 필요는 없는 게 이 책은 중년의 다정다감한 카운셀러가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어깨를 토닥여주는 느낌이다.

'괜찮아. 누구나 다 그래. 너만의 이야기가 아니야. 그걸 안 순간 지금, 이제 너는 과거의 너하고는 달라져 있을 거야.' 

그리고는 이론이 아니라 경험과 실천을 들려준다.
음...학습으로 치자면 "30일만 따라하면 자신감 레벨 업" 뭐 이런 거다.  

내 인생을 바꿀 두 번째 기회가 여기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