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스피치 - 상대의 머리와 가슴을 움직이는 60초 설득법
샘 혼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설교가 20분을 넘어가면 죄인도 구원받기를 포기해버린다. -마크 트웨인

 

"넌 네 몸에 만족하니?"


전지현이 광고하는 음료 광고 문구를 기억하시는지.
여자라면 누구나 그 말을 듣는 순간 윽, 하고 말 것이다.
게다가 이른바 몸짱계의 살아있는 전설, S라인의 바이블인 전지현이 이 음료수를 들고 하는 말,

넌 네 몸에 만족하니?

이 음료를 사게 하는 데에는 다른 감언이설, 과학적 통계 이런 거 다 필요없다. 넌 네 몸에 만족하니? 전지현 씨, 물론 아니지요. 좋아! 당장 그 음료를 마셔줄 테다, 뭐 이렇게 되는 거다.

이 음료수에 어떤 성분들이 들어가 있고, 그 성분들이 어떻게 우리 몸 안에서 화학작용을 하고 이런 것들을 설명하는 것보다 저 문장 하나면 만사 오케이다. 저 말 하나에 당장 저 음료를 마시고야 말 테다, 하는 소비 심리가 팍팍팍 일어나는 거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내 의사를 상대에게 120% 전달할 수 있는 말의 기술이 '엘리베이터 스피치'라는 것을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오호, 이 말도 재밌네. 엘리베이터 스피치. 진짜 그렇다. 드라마 보면 많이 나오지 않는가. 

엘리베이터 앞에 '사장'의 아우라를 풍기는 신사와 웬 젊은이가 서 있다. 둘이 엘리베이터를 탄다. 끼이이잉,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고 어느 층에선가 땡-하고 멈추어 문이 다시 열리면 '사장'의 아우라를 지닌 신사는 흐뭇한 얼굴로 내리고 엘리베이터 안의 젊은이는 희색이 만면하여 큰 목소리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는 장면.  

뭐, 내가 마케팅을 하거나 하는 그런 일을 하는 건 아니지만, 가만 생각하면 이런 60초 설득의 커뮤니케이션 기법은 내 일상에서도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취직할 때, 자기 소개서를 써 본 경험이 있으면 다 알 게다.
가족사항 쭈욱 늘어놓아봤자 아무 소용없다는 거. 자기 발 탁본 하나 떠서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발입니다. 해놓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뭐냐, 이놈 하고는 그 발의 주인공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아직 해본 적은 없지만)
 
이 책이 그런 걸 알려 주려고 하고 있다. 마케팅 하는 사람에게는 마케팅의 기법을, 나를 피알하려는 사람에게는 그 피알의 기법을, 내가 만든 '물건'에 꼭 맞는 이름 지어주기. 음, 김춘수의 꽃인가.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는.

그러니까, 내가 설득하려고 하는 것이 내 요리가 맛있다는 거든, 이 제품의 무궁무진한 장점이든, 내가 쓸 만한 인재라는 사실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내가 가진 것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그것도 간결하고 확실하게 강한 액센트를 넣어서 방점을 콱 찍을 수 있는, 그래서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될 수 있는 아아, 그런 기법들이 이 책 안에 깔려 있다.
 
이제, 문제는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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