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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아는 사람이 먼저 성공한다 - 직장인을 위한 심리학 사용 설명서
한스 미하엘 클라인.알브레히트 크레세 지음, 김시형 옮김 / 갈매나무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다가 며칠 전 내가 꽃병을 구입한 일이 떠올랐다.
상황은 이렇다.
가게에 들어갔다.
1. 보답의 법칙-빚지고는 못 살아
점원이 친절하다. 고객인 나에 대한 부담스러운 관심과 기분나쁜 무관심 사이를 잘 조절하며 웃는 얼굴이다. 나는 생각한다.
'아, 뭐라도 하나 사야 하지 않을까?'
2. 군중의 법칙-다른 사람도 다 좋아합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하나 있다. 가격이 조금 비싸고, 어떻게 보면 세련된데 또 어떻게 보면 촌스럽다. 살까 말까 하는데 점원이 말한다.
"아, 그거 요즘 너무 잘 나가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나는 생각한다.
'음, 그래? 그럼 괜찮은 건가봐."
3. 결핍의 법칙-드문 것일수록 매력적이다
그래도 가격이 좀 마음에 걸린다. 점원이 말한다. 그거 핸드메이드라 똑같은 상품이 없어요. 비슷한 종류는 몇 개 있는데 그것도 2,3개 밖에 안 남았어요."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저게 꼭 필요할까'
그때 가게에 들어온 어떤 사람이 내가 고른 물건을 보고 호기심을 보이며 자꾸 만진다. 나는 생각한다.
'어? 몇 개 안 남았는데 저 사람이 사가면 나는 못 살지도 몰라. 정말 인기있는 건가봐. 내가 선수쳐야지.' '어, 그럼 빨리 사야지.'
4. 권위의 법칙-권위의 힘을 적절히 이용하라
점원이 한마디 보탠다. 그거 유명한 디자이너 OOO씨가 만든 거예요." 갑자기 내가 고른 물건이 더 좋아보인다. 나는 생각한다.
'어, 내가 고른 물건이 희소성에 예술성까지 갖추었지 않은가! 빨랑 사자."
5. 일관성의 법칙-잘못된 결정이라도 끝까지 간다
물건을 사고 나오는데 옆집에서 똑같아 보이는 물건을 더 싸게 판다. 나는 생각한다. "어, 비슷한데 더 싸잖아1 가서 바꿀까?'
그러다 곧 생각을 고쳐먹는다. '아냐, 내가 산 게 더 좋은 걸거야. 그리고 저건 어딘지 모르게 좀 조잡해 보여. 싼 게 비지떡이지 뭐.'
그리고 나는 내가 산 물건을 자랑스레 들고 온다.
무슨 얘기냐고?
나는 심리학에 이용당했다. 그리고 그 점원은 이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심리학을 이용하여 물건을 팔았다!
나는 기분 좋게 물건을 샀고 점원은 한 건 올렸다.
이 얘기는 역으로 나도 심리학을 이용하면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고, 내 일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다는 소리가 아닐까 싶어서 읽기 시작한 자리에서 그대로 다 읽어버렸다.
뭐 남들은 어떻게 나를 평가할지 몰라도 나는 직장에서 내 나름대로는 업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업무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는 받지 않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만 생각하니 내가 생각한 만큼의 인정은 받지 못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이런 수준이다.
"능력이 없지는 않지만 더 큰 재목이 될 것 같지는 않아."
누가 그런 생각을 할까 꼽아보니까 거의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정도가 더 심한 건 바로 내 상사다!
왜 내 윗대가리는 그런 생각을 할까, 생각해보니 난 내 직장 상사를 싫어한다.
그래도 윗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비굴모드로 나갈 때가 더 많지만 그나마도 쓴웃음이다. 그의 생각이나 견해가 나와 다르고 비합리적이고 말도 안되고 뭐 여하튼 한마디로 짜증이 날 때도 나는 내탓이라기 보다는 그 사람 탓이라고만 생각하고 억지로 웃거나 아니면 내 자리로 돌아와 옆사람이랑 뒷담화에만 열을 올리고 있었다.
뭐, 꼭 내가 이 직장에서 성공하고 싶다거나 출세하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물론 싫어하지는 않는다.)
그냥 내가 갖고 있는 만큼의 능력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고 싶다는 거고 미운털이고 싶지는 않다는 거다.
이런 내 바람을 이루어줄 수 있는 게 바로 심리학이었다.
어차피 직장도 인간 관계고, 관계 맺는 인간의 마음을 얻어야 하고, 커뮤니케이션에서 성공적이어야 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내 인간 관계를 많이 생각해 봤다.
출세가도를 달리는 성공이든, 명예로운 인정을 받는 성공이든 그 안에는 이 관계를 잘 읽어내고 활용할 줄 아는 심리학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심리학을 아는 사람이 먼저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