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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습니까? 믿습니다! - 별자리부터 가짜 뉴스까지 인류와 함께해온 미신의 역사
오후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평점 :
MPTI성격테스트가 유행한지 꽤 된 것 같다. 아마 이제는 해볼 사람들은 다 해보지 않았을까? 연예인이나 유튜버 등의 인플루언서에게 하는 질문 중 'MPTI가 뭐에요?'라는 질문은 이제 단골이 되었다. 물론 나도 해봤다. 뭐가 나왔었는지는 기억은 안나지만...... 어쨌든 나는 MPTI도 믿지 않기 때문에.
미신, 가부장, 별자리, 무당, 종교, 정치, 사상 등등. 사실 우리 주변의 세상은 대부분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로 이루어졌다. 형체가 없는 공동체로 시작해 국가라는 이름을 새겨넣고 보이는 땅 위에 정치와 사상속에서 살아간다. 성선설, 성악설, 사랑과 슬픔과 기쁨 등의 그 모든 것도 마찬가지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이름을 붙여가며 그것에 휘둘리고 만다.
이렇게 많고 많은 것들 중에서 이 책은 미래를 예언하는 것들이 어떻게 생겨나고 변화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1. 미신의 탄생 : 순리를 거스르는 순리
미신의 첫 시작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시체를 매장했다는 것은 사후세계에 대한 개념이 있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에, 무덤은 미신이 존재했다는 강력하 증거가 된다고 한다.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보건데, 최초의 미신은 600만년 전부터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분화한 100만 년 전 사이에 생겨났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인류에게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미신이 바로 '농사'다. 과학적이고 혁명적인 그 행위에 무슨 미신인가? 싶었는데, 그 속에는 농경이 더 풍요로운 삶을 선사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담겨 있었다. 하긴, 수렵생활을 하던 시대에서 수확이 잘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꽤 긴시간을 정착해서 기다렸던 것에는 큰 믿음이 필요했을 것이다. 첫 시작은 힘든 법이다.
3. 서양의 미신 : 하늘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꽤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MBTI를 믿지 않은 것처럼 허상의 이야기는 잘 믿지 않는다. 종교는 물론 믿지 않고, 운세나 타로점은 그냥 스쳐가는 이야기로 치부해서 그냥 바로 잊어버리고 만다.
그럼에도 이런 것들을 싫어하지는 않다.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다. 좋아한다고 해야할까, 정확히 말하자면 재미있다. 형체도 없어, 그저 생각한 대로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딱 좋은 소재지 않은가. 그래서 그리스로마신화 만화책을 재미있게 읽었고, 별자리 관련 책들을 모으기도 했다. 물론 믿음은 없다.
이런 신화나 점성술은 생각했던 것 보다 다양각색하다. 특히 농사를 짓기 위해 1년 주기를 알아야했고,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사람들은 하늘의 뜻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렇게 발전한 점성술은 세계 각지로 뻗어나갔다.
이러한 역사 중 기함할 만한 사건이 책에 쓰여있었는데, 바로 점성학으로 병을 고치는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점성학을 기반으로 한 전통 의술 중 점성의학과 4액체설이 있다.
점성의학의 예시로는 유럽의 흑사병 대유행을 두고 1354년 3월 20일에 화성과 목성, 토성이 일렬로 늘어섰고, 이로 인해 지구에 치명적인 오염을 발생해 흑사병이 창궐했다는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109p)
4체액설은 세계까 흙, 공기, 물, 불의 4가지 원소로 이루어졌다는 개념에서 나왔다. 이 이론에 따라 사람의 피는 뜨거운 성질로 상정하고 열이 나거나 하면 피를 뽑아 치료하는 사혈을 했다고 한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4체액설에 따른 치료법으로 하루만애 거의 3,720밀리리터의 피를 뽑고 쇼크로 사망했다. 끔찍해.
6. 정치 : 미신을 믿는 지도자들
미신이라고 하니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있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라고 하셨던 그분. 정말 최순실이 최태민 목사에이어 무당노릇을 한것은 확실하지 않지만, 역사는 반복되고 이러한 일은 예전에도 존재했고 다른나라에서도 존재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레이건을 향한 암살 시도 사건을 계기로 영부인 낸시는 남편이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혔고, 남편의 안전을 위해 점성술사를 백악관으로 불러들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렇게 백악관으로 들어온 점성술사 조앤 퀴글리는이미 정해진 스케줄을 바꾸거나, 정상회담 시간을 바꾸거나 하는 등 대통령 행보에 간섭이 대단했다고 한다.
9. 심리 : 우리는 왜 미신을 믿는가
사람들은 운이 좋았을 때면 그것은 운이 아닌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 반대로 재수 없는 경우에는 재수 없다 느끼며 더 잘 기억한다고 한다. 이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운이 주는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을 해소하고 싶어 한다. 이 때문에 '징크스'라는 것이 있다. 불확실성이 주는 불안감 속에서 매일 같이 반복되는 행동으로 평형을 유지해야 하니까.
하지만 여러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믿고싶다는 마음이 아닐까. "예술가보다 중요한 건 대중이며, 마술사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이듯이, 신보다 중요한 것은 신자이며, 점쟁이보다 중요한 것은 믿는 사람들이다.(350p)" 타로카드의 해석이 어떠한지 그게 뭐가 중요할까. 내 미래가 이렇게 밝은데 어쩔 수 없지. 안 믿고는 못 배기지. 결국 우리는 속이는 건, 점쟁이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35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