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과 도넛 - 존경과 혐오의 공권력 미국경찰을 말하다
최성규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경찰이라 함은, 국가의 치안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중요기관이다. 하지만 국가마다 그 기관이 운영되는 방식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중 미국은 참 독특하다고, 『총과 도넛』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미국은 중앙집권하의 기관이 아닌 분산화와 분권화에 기초한 자율적인 시스템으로 경찰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조각조각 나뉘어져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뭔가 되게 많다. 그 중 인상깊었던 부분을 소개해 볼까 한다.


대학경찰

미국의 대학교 캠퍼스는 면적이 매우 넓기 때문에 캠퍼스 내에서 여러 범죄가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 내의 경찰활동은 중요하다. 미국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할 때 안전문제 때문에 총기를 휴대한 정규 대학경찰이 있는지를 고려할 정도라고 하니 미국의 대학교가 뭔가 어마무시한 장소처럼 보인다.

본래 대학교 치안 관리는 대학교가 소재한 시경찰이 책임졌다고 한다. 하지만 1966년 텍사스주립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사건 이후로 대학경찰이 설치되어 캠퍼스를 관할한다고 한다.


민간조사관(사립탐정)

사실 경찰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탐정이라는 직업이지만(참고로 탐정이라는 단어는 일본식 번역이라고 한다.) 그래도 사건을 수사하는 기능을 하니까 이 책에도 담겨있는 것 같다.

여러 컨텐츠를 통해 '탐정(민간조사관이라는 단어는 영 입에 붙지 않으니 그냥 탐정이라고 하겠다...'이라는 직업을 간접적으로 접해왔지만, 한국에는 없는 직업이다 보니 아직은 미지의 세계다.

미국에서 처음 탐정회사는 1850년 등장했으며, 시카고경찰의 형사로 활동하던 핑커턴이 경찰을 그만두고 차렸다고 한다. 당시는 지금보다 국가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전이여서 여러모로 몸집을 키우고 이것저것 역할을 다양하게 수행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도 성행하고 있으며, 말 뿐만인 직업이 아니라 법률지식이 필요하고 목격자 탐문도 해야하기 때문에 전직 경찰관, 형사 출신이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독립 활동보다 정부나 기업, 로펌 등에 소속되어서 일한다고.

한국의 경우 1977년 이후 신용정보회사만 특정인의 소재나 상거래관계를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고, 정보원이나 탐정 등의 명칭을 금지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2018년 6월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2020년 8월부터 한국에서도 민간인이 '탐정'이라는 명칭으로 사무소를 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경찰과 도넛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꼭 경찰들이 한번쯤 들고있는 그 도넛, 이 책의 제목에서까지 등장한 그 도넛! 어쩌다 도넛이 미국 경찰들의 상징이 되었나.

실제로 미국경찰들은 야간근무시 졸음을 방지하고 칼로리를 보충하기 위해 도넛과 커피를 즐겨먹는다고 한다(던킨?). 또한 도넛가게 뿐만 아니라 피자, 햄버거 가게 등에서 경찰관에게 할인가격에 음식을 제공하거나 시간과 메뉴를 정해 무료로 제공한다고 한다. 경찰관은 무료로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고, 가게들은 경찰관이 많이 드나들게 되면서 잠재적인 범죄를 막을 수 있다.

이 외에도 건물 1층을 경찰 쉼터로 만들거나 경찰들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혜택도 있다고 한다.


헬기 뜨는 장례식

미국에는 해마다 많은 경찰관이 근무 중에 순직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유의 90%가 총기사고이다.

경찰관이 순직하고 나면 경찰서 홈페이지를 통해 사망소식이 전국 경찰서에 통보된다. 운구하는 길은 따로 교통통제가 되며 행렬 위로 대형 성조기와 경찰의 블루라인 성조기가 걸린 헬기가 뜬다. 그 어떤 지역의 경찰관이 사망해도 이를 애도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고 한다.

조직이 큰 경찰은 경찰추모재단을 별도로 가지고 있기도 하는데, 사망한 경찰관의 자녀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보살펴 주기도 한다고 한다. 이 얼마나 따듯한 사람들인가.


이외에도 경찰차로 출퇴근을 한다거나, 과태료 부과가 아주 제멋대로 하거나, 1인 경찰서가 있거나 등등 아주 이상하고 재미있는 미국 경찰관의 세계. 한국과 너무 다르다 보니 좀 복잡한 것 같기도 하다. 읽을 때 마다 이게 어떻게 이러지....? 하는 의문도 종종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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