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김옥림 지음 / 미래북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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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랑이란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 그런데 사랑이 언제나 인간에게 행복만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야누스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작가는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오늘이 마지막이라면 작가가 말한 것처럼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이라는 기한이 마련해주는 유예 속에서 영화에서나 꿈꿀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현실에서도 해보게 될 터이니까 말이다.  나를 제약하는 모든 조건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오늘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오직 사랑에만 온통 집중하고 그것을 즐길 수 있다면 차라리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오늘 하루 밖에 없으니 마지막이니 남은 시간들을 모두 사랑의 단꿈으로만 채워버릴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삶은 계속된다. 두 남녀가 만나 서로 사랑에 빠진다고 해서 언제나 해패엔딩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사랑을 한다고 해서 두 남녀를 둘러싼 모든 생활이 완성되는 것도 더 더욱 아니다. 두 남녀가 사랑한 상태에서도 여전히 밥은 먹어야 하고 화장실도 가야 되고 명절이 되면 친척들에게 인사도 가야한다. 그런데 상대를 열렬히 사랑하는 동안만이라도 그것을 잠시 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랑은 우리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지면 우리의 삶에는 활력이 생긴다. 사랑하는 마음에서 생겨난 기쁨이 평소 우리를 괴롭히는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사랑에 대한 관련 신문기사에서 '사랑은 사람의 뇌를 최적화상태로 유지시켜 사랑에 빠진 동안 인간의 뇌는 더욱 왕성하게 활동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랑에 대한 뇌가 반응하는 좋은 기억으로 인해 인간을 계속 사랑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면에서도 사랑은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 그리고 상대에게 첫 눈에 반했을 때 동공이 커진다거나 혹은 얼굴이 불거지는 등의 그런 설레는 경험들이 우리를 계속 사랑하게 만든다.  

 

   하지만 사랑은 책 속에 내용처럼 때론 우리에게 아픔을 남기기도 한다. 모든 일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두 가지 면이 존재한다. 이처럼 기쁜 일이 있다면 이처럼 슬픈 일도 존재하는 것이다. 만일 한 사람을 아주 많이 사랑했다면 그것을 잃었을 때는 상대를 사랑했던 만큼의 큰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랑의 이중적인 속성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사람일수록 사랑이 남긴 상처는 더욱 깊고 넓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사랑의 긍정적인 특성만을 알고 그것에만 온통 집중했을 때 사랑 후에 오는 현실 앞에서 사랑이 남긴 후유증으로 더욱 절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었던 사랑을 결실 맺지 못하고 포기해야 할 때 동반하는 상실감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첫사랑을 평생 잊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처음 느끼는 설레임과 함께 찾아 온 사랑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 때문이라는 점에서도 사랑을 잃은 아픔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 속에 크게 상처로 각인되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은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단편적인 생각들이 정성스럽게 담겨져 있는 책이다.  현재 사랑에 빠진 사람이 읽으면 그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하지만 책 속에 나와있는 조언들을 모두 실천하기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책 속 세계보다 더 살벌한 리얼리티를 갖고 있다는 점도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

   현실과 이상 속 사랑을 현명하게 구분지어 그것을 실제 삶에 적절하게 용해시키는 연륜이 필요하다. 사랑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환상은 고달픈 현실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수도 있지만 사랑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오히려 독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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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죽음의 신에 대한 이야기를 쓴 독특한 소설이다.

책의 첫 장을 열면 이런 사람이 주변에 가까이 있지 않냐는 5개의 질문을 작가는 독자에게 던지고 있다.

 1. 음반 매장에 비정상적으로 자주 드나든다.

2. 이름으로 동네나 시의 이름을 쓰고 있다.

3, 대화의 포커스가 미묘하게 빗나간다.

4. 맨손으로 사람과 접촉하려 하지 않는다.

5. 항상 비를 몰고 다닌다.

  다행이다. 이런 사람이 가까이 있는 것 같지 않는다. 작가는 이런 사람은 사신일지 모른다고 독자의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죽음의 신이 자신 가까이 있다는 것처럼 소름돋는 일이 있을까?

   이 소설은 치바라는 죽음의 신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1인칭 시점의 소설이다. 주인공이 자신의 일인 인간의 죽음을 주관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소설은 전개된다. 얼마 전에 읽은 <공중그네>와 비슷한 피카레스크식 구성으로 이루어져있다. 치바를 주인공으로 그가 자신의 일을 하는 동안 만난 사람들과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 쓰여져있다.

  서로 다른 각각의 이야기가 동일한 주제를 바탕으로 통일성있게 엮여지는 연작형태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공중그네>가 떠올랐다. 그런데  비슷한 구성방식이지만 차이가 느껴진다. 그것은 시점이 다르기 떄문이다.

  <공중그네>는  3인칭 전지적 작가의 시점으로 서술되었고  이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1인칭 주인공이기 때문에 작품 속이 주인공인 나 (치바)가 서술자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인간의 죽음과 삶에 대한 그의 생각과 감정 등의 내면세계가 잘 드러난다. 래서 왠지 공포와 무서움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그가 친밀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마치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옆에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에게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주인공이 보고 느낀 것, 생각한 것들이 독자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좋았다. 

(독자와 서술자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시점이다)

  <공중그네>의 경우는 작가가 전지적 관점에서 인물과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이라부나 그의 환자들의 심리를 작가가 그대로 서술하여 웃으면서 읽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의 환자들이 이라부에 대해서 얼마나 엽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를 작가가 있는 그대로 드러내 서술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엄청 웃었다. 

  여러 인물들의 심리를 드러내기 편한 전지적 시점과 연작형태의 구성방식과 서로 적절하게 조화되어 이야기를 매끄럽게 전개해나간 작가의 노련미가 독자의 책읽는 즐거움을 증가시킨다. 책을 읽는 동안 전지적 시점에서 보여지는 독자의 상상력의 제한시킨다는 단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웃는데 정신이 팔려서 놓쳤을 수도 있다.

  그에 반해 <사신, 치바>는 비슷한 구성방식을 취하면서 다른 시점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치바는 정확하다. 치바와 후지타 형님,연애 상담사 치바' 등등 독립된 이야기를 취하고 있지만 치바라는 동일 인물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독자는 치바의 눈을 통해서 다른 등장인물의 심리를 추측할 수 밖에 없다. 상대의 여자가 얼굴이 빨갛게 변한 것에 대해서 그녀가 아직 순진하다 등의 치바의 판단을 통해서 그녀를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상상의 실마리를 마련해 볼 수 있다.

  작가는 죽음의 신 치바를 통해서 현대인의 고독을 다루고자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이 있거나 힘들어도 아무에게도 이야기 할 수 없는 군중 속의 고독..매일 수많은 사람들과 만남을 갖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외로움에 대해서 말하자고자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단절된 인간 관계 속에서 느껴지는 소외의식을 대해서 책을 읽는 동안 생각해보았다. 죽음의 신을 만나서야만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고 솔직하게 할 수 있는 현대인들의 군상이 드러난다. 주변에 힘들거나 괴로워하는 사람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잠시라도 멈춰서서 그들이 이야기에 진지하게 귀기울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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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아드 - 에임스 목사의 마지막 편지
마릴린 로빈슨 지음, 공경희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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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누구나 이 책을 읽기 전에 제목이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에 대해서 한번 정도는 생각해볼 것입니다. 길리아드(길리앗)란 구약성서에서 언급되는 지명이라고 책에는 소개됩니다. 아프거나 다친사람을 치유하는데 효과가 있는 발삼 나무의 서식지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길리아드'라는 이름은 정신적, 육체적 온점함에 대한 소망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정신적, 육체적의 온전함이라 인간이라면 원하는 모두 원하는 희망사항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나이를 들면 정신적으로 성숙이 더해지지만 어느덧 육체는  약해져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둘이 모두 온전하게 공존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공자의 《논어()》〈위정편()〉에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 마흔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아 알게 되었으며(), 예순에는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게 되었고(), 일흔이 되어서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 )."라는 말처럼 나이에 따라 인생의 경륜이 생기고  정신적 성숙이 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신적, 육체적 온전함의 대한 인간의 생각은 영원한 숙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구성된 소설입니다.  한 늙은 목사가 자신의 아들이 청년으로 성장하게 될 때까지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위한 애틋한 사랑을 담은 편지를 써내려간다는 허구을 바탕으로 설정된 책입니다.

   편지글로 된 소설은 어릴 적에 읽었던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속에 드러나는 주디의 생기발람함이 서간문의 형식으로 잘 드러납니다. 간간히 그려진 주디의 그림 또한 그녀의 생활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편지글로 된 소설을 읽는 이들 중에 평소에 독서량이 부족한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지루하다는 생각을 갖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각각의 편지들이 날짜별로 연이어 이어지지 않고 며칠 혹은 몇 달의 터울을 두고  쓰여지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비는 기간을 내용을 읽는 이의 상상력으로 채워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독자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시대 한글이 보급되면서 쓰여지기 시작한 일상적인 체험이나 느낌을 담은 섬세한 관찰력과 표현력이 들어나는 내간체 형식의 편지글 보면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에 대한 진솔한 감정을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글들을 보면서 편지만큼 글을 쓰는 사람의 가치관이나 사상을 드러내기 쉬운 글 형식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영복씨의 가족과 친척들에게 쓴 <감옥으로부터 사색>도 있기는 하지만 특히 요즘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쓴 편지글이 눈에 많이 띱니다. 예전에 읽은 김대중씨 <옥중서신>부터해서 우연히 읽은 정약용이 아들에게 근검 절약의 생활에 대한 조언의 내용을 쓴 편지 그리고 최근에 읽은 공병호씨의 <초코렛>에서의 '아들에게 주는 말'  등 여러 책을 통해 부자지간의 정을 담긴 글들을 다양하게 읽을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에임스 목사의 마지막 편지라는 부제가 붙은 <길리아드>라는 책까지 읽게 되었습니다.

  길리아드는 편지글의 형식을 빌려 마치 아들과 얼굴을 마주 대하고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쓰여진 것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아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여러가지 일상적인 체험을 통해서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편지글의 형식인 서두. 본문, 결미의 틀에서 벗어났습니다. 서두와 결미를 생략한 본문에  충실한 글이란 생각이 듭니다. 본문에 충실한 그러니까 편지를 쓰는 직접적인 목적에 중점을 둔 편지글 형식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상이라도 서두에 쓴 날짜나 그 날의 날씨 등이나 혹은 결미 부분의 서명 부분에  '너를 매우 사랑하는 아버지라는 든지..아니면 너를 간절히 보고 싶어하는 아버지' 등등 편지쓴 날짜의 쓴 사람의 심정을 간략하게 적어주었으면 나중에 편지를 읽는 아들이 아버지에 대한 친밀감을 좀 더 형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독자가 편지를 통한 소설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좀 더 되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예의나 격식을 갖춘 편지는 아니지만 정성이 듬뿍 담긴 글이란 것은 확실합니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편지에서 날짜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편지에 쓰여진 날짜와 시간을 기입하는 것은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 속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날짜와 시간을 쓰는 것을 통해 비록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 않고 서로 떨어져 있지만 편지를 읽는 이와 쓴 이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편지를 읽은 이에게 날짜나 쓴 시간 등과 그날의 날씨를 통해 편지 쓴 이의 정서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편지쓴 이가 나에게 편지를 쓴 날짜와 그 시간대에 난 무엇을 하고 있었지하면서 지나간 시간을 반추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그것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한 집안의 가족사를 통해 당시의 시대적인 배경과 연관지어 소설을 전개시킨다는 점도 특징이 됩니다. 남북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흑백갈등이 치열하던 캔사스주에서 노예해방에 투신한 현실주의자인 존 제임스 목사의 할아버지와  평화주의자적인 특성을 가진 그의 아버지와의 첨예한 갈등과 함께 그들의 갈등을 목격하며 자란 형이 무신론자가 되어 아버지와 대립하게 되는 등의 가족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가족간의 사상, 종교관, 가치관의 차이 인해 빚어지는 갈등을 사실적으로 다루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당대의 사회현실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가족사 소설의 특징을 가진다는 점에서도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소설은 자신의 아들이 성장할 때까지 살 수 없는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진솔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식과 함께 할 수 없는 늙은 아버지의 슬픈 심정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읽는 이를 심금을 울리면서 깊은 감동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사라는 직업에서 드러나는 성경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통해 그와 관련된 구절에 대한 적절한 언급과 종교를 통한 정신적 성숙함을 곳곳에서 묻어나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 책 속 좋은 구절...
 
* 17p 보라, 얼마나 작은 불이 얼마나 많은 나무를 태우는가, 혀는 곧 불이요.(야고보서 3:5-6)
* 111p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 주님께서 너를 축복하시고 지키시기를.
* 254p 내가 사랑하므로 병이 났다. (아가 5: 8)
* 301p 새벽 별들이 기뻐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이 다 기뻐 소리를 질렀느니라(욥기 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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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여우! 넌, 꼬리가 몇 개니?
연제은 지음 / 무한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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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나의 마음은 황폐화되어 더 이상 누군가를 좋아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잊어야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인 것 같다.

  특히. 나와 같이 다른 사람의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그 관계를 끊고 연락을 하지 않는 일은 괴로운 일이다. 누군가를 마음 속 깊은 공간에서 지워야하는 일은 결코 쉽다.

  난 누군가를 좋아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보다 무척이나 오랜 시간을 관찰하고 오랜 시간을 상대와 내가 어울릴까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리고 상대가 정말 나를 좋아하는가에 대한 확신을 갖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랜 시간을 두고 상대를 좋아하기 때문에 상대를 잊는 데도 그의 비례한 시간을 걸리는 것 같다.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를 마음 속에서 지울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 또한 크다.

 그런데 이런 나의 연애 스타일이 현대의 남성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까지 난 나의 이런 연애 스타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 그 사람에게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 속에 제시되어 있는 진리처럼 난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게 상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한 것을 모두 해주려고 노력하였다.

  난 단지 진실한 사랑을 만나기를 간절히 희망했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그런데 난 내가 추구했던 것으로부터 실패했다. 난 최선을 다해 나의 상대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지만 상대는 나의 애정을 밀어냈다. 난  현재 내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 혼란을 겪고 있다. 나도 다른 여성들처럼 평범하게 사람을 만나고 평범하게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난 단지 다른 사람들과 같아지고 싶다. 요즘 여성들을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다른 사람과 어떻게 사귀는지 알고 싶었다. 그러다가 읽게 된 책이 이 책이다. 다른 여성들의 생각이 너무나 궁금했었다.

   책을 읽기에 앞서 최근에 대학 시절 언어교육원에서 같이 수업을 들었던 언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의 내용과 그 언니의 생각들을 통해 현대의 20~30대 여성들의 결혼관과 연애관을 파악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난 내가 추구하던 연애관에 대한 생각을 수정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그 언니와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난 그동안 사랑의 과정에서 밀고 당기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현실에서 추구하기 힘든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동화같은 사랑을 추구하였다. 그리고 또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깊은 애정을 보인 것이 문제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별로 해보지 못한 나에게 들려주는 그 언니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현실성을 띤 것이라는 점에서 고개가 숙여졌다. 그 언니 말은 내가 추구하는 애정관을 현실에서 이루기는 '하늘에서 별을 따기'처럼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보다 상대의 조건을 따지는 요즘처럼 각박한 현실에서 나의 애정관과 맞아 떨어지는 사람은 드물거라는 언니의 말에 난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 그 언니의 말의 어느 정도 신뢰성이 더해졌다. 책 속에서 저자가 말하는 연애방법에서 절대로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말라는 조언에 수긍이 갔다. 상대의 대한 자신의 마음이 드러내는 순간 상대방이 나에게 가지는 신비감은 사라진다고 쓰여져 있었다. 난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에게 확신을 주고 싶은 마음에 그의 대한 나의 애정을 여실히 밖으로 드러내 표현하였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나의 감정을 숨기는 데도 미숙한 편이다. 그런데 나의 그런 행동이 상대에게 나의 대한 신비감을 사라지게 하는 부작용과 또한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더 이상 나와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 난 슬프지만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자의 말과 같은 현상이 정말 나에게 일어났고 난 그것으로 인해 무척이나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만난 언니 또한 남녀관계는 고무줄 당기기와 같아서 나 같이 그런 것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중매 결혼을 해야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말에 마음이 아펐다. 그리고 다시 좋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니 이미 지난 것에 대해서 미련을 남기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는 언니의 위로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난 지금까지의 나의 연애관과 결혼관에 대한 수정을 해야하는 중요한 기로에 섰다. 세상 사람들이 정한 기준에 맞춰야 할지 아니면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추구했던 연애관과 결혼관에 앞으로 나의 미래를 걸지 그것을 결정해야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그리고 현재 나에게 일어난 일로 인한 좌절과 슬픔으로 인해 난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 뿐이다.

   <넌, 꼬리가 몇 개이니? > 책은 나에게 어느 정도 현실성을 일깨워주는 책이 된 것 같다. 내가 추구하던 가치관과 많이 차이가 나는 책이긴 하지만 그래도 각 사람마다 자신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다르기 때문에 저자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것에 대해서 어떤 비판을 가하기에는 아직 나의 사회적 지식과 경험은 많이 부족하다.

   결국 결혼함에 있어 조건이냐 사랑이냐 등의 결정짓는 것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는냐에 따를 것이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두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결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축복받은 사람일 것이다. 나에게 그런 축복이 올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사랑에 더 비중을 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사랑이 나에게도 온다는 그런 확신만 있다면 평생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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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어 행복했어
지니 로비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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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의 폭행으로 인해 후천적 청각 장애를 가지고 사는 소녀와 침팬지 수카리를 만나면서 조이의 삶은 활기를 띄게 된다. 수화를 배워 찰리 할아버지와 수카리랑 마음을 나누면서 조이는 기쁨을 얻게 된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찰리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죽게 되고 침팬지 수카리는 자신을 맡아줄 보호자를 잃고 갈 곳이 없는 불쌍한 처지로 하락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의 손에 길러진 동물들이 그 주인을 잃게 되었을 때 어떤 위험에 처하게 되는 지를 알 수 있었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애완동물 특히 강아지들과 관련된 글들을 읽으며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았다. 어떻게 자신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함께 했던 애완동물에게 그렇게 아무 양심의 가책도 없이 학대하고 버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사회풍조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악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적 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만연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살기가 힘들니까 동물의 목숨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동물의 목숨조차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자신과 아무 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의 생명 또한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여기 나온 수카리는 사람의 손에 길러지지만 그를 보호해주던 찰리 할아버지가 죽자 갈 곳이 없어지고 조이의 엄마에 의해 다른 사람에게 맡겨지지만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거처할 곳을 찾지 못하다가 결국 실험실에 가게 된다. 그리고 결국 수카리는 얼마간의 실험실 생활로 인해서 암을 걸려 자신의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

  조이가 철창으로 싸인 실험실의 우리 속의 갇혀 있는 수카리와 조이가 만나는 장면에서 눈물이 흘렀다. 수카리가 조이를 보고 수화로 하는 대화가 내 마음을 울렸다.

 # 책 속 280p

 '나야. 수카리'

'네가 보인다'

  수카리는 조의 얼굴이 한순간에 연기처럼 살아질 거라고 생각하는 듯 한참 동안 조이를 빤히 봤다. 수카리의 무릎 위에서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J-Y(조이) 왔어?'

'살려 줘, 제발.'

'나 착해. 안아 줘. 안아 줘'  조이는 흐느꼈다.

'아프게 하지 않아. 이리 와 안아줄게.'

  책 속의 장면이 충분히 머리 속으로 생생하게 그려지니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동물을 가슴 깊이 좋아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 속의 수카리와 조이의 애정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은 특히 눈으로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강아지가 자신의 의견을 짖는 것을 통해 드러내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주인과 신뢰가 쌓이면 짖지 않고 눈빛만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수카리는 아마도 눈과 마음 그리고 높은 지능을 가진 침팬지라는 종의 특성으로 습득한 수화로 인해 자신의 현재의 고통스런 상황을 조이에게 전달했을 것이다.

 ( 강아지는 눈을 바라보면 깊은 호수처럼 잔잔한 그 내면으로 빨려들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런 신비한 경험은 늦은 밤 가족들이 모두 잠들고 나와 강아지 둘만 깨어있는 그런 고요한 시간에 할 수 있다. 까치발을 들고 가만 가만 강아지가 잠든 곳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면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눈만 살짝 뜨고 주인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강아지의 반짝이는 눈과 마주하게 된다. 강아지와 나의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 가슴 깊이 퍼지는 따뜻한 기운을 누구나 체험하진 못할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가슴 설레는 경험이다.) 

  마음 깊이 하나의 생명체를 사랑하고 아끼는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서로 감정을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고마운 경험이다. 그것과 이별을 통해 느끼는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극복하게 되었을 때 우린 진정한 내면적 성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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