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여우! 넌, 꼬리가 몇 개니?
연제은 지음 / 무한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 나의 마음은 황폐화되어 더 이상 누군가를 좋아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잊어야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인 것 같다.

  특히. 나와 같이 다른 사람의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그 관계를 끊고 연락을 하지 않는 일은 괴로운 일이다. 누군가를 마음 속 깊은 공간에서 지워야하는 일은 결코 쉽다.

  난 누군가를 좋아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보다 무척이나 오랜 시간을 관찰하고 오랜 시간을 상대와 내가 어울릴까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리고 상대가 정말 나를 좋아하는가에 대한 확신을 갖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오랜 시간을 두고 상대를 좋아하기 때문에 상대를 잊는 데도 그의 비례한 시간을 걸리는 것 같다. 그리고 확실하게 상대를 마음 속에서 지울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 또한 크다.

 그런데 이런 나의 연애 스타일이 현대의 남성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까지 난 나의 이런 연애 스타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다. 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 그 사람에게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 속에 제시되어 있는 진리처럼 난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게 상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한 것을 모두 해주려고 노력하였다.

  난 단지 진실한 사랑을 만나기를 간절히 희망했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그런데 난 내가 추구했던 것으로부터 실패했다. 난 최선을 다해 나의 상대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지만 상대는 나의 애정을 밀어냈다. 난  현재 내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 혼란을 겪고 있다. 나도 다른 여성들처럼 평범하게 사람을 만나고 평범하게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난 단지 다른 사람들과 같아지고 싶다. 요즘 여성들을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다른 사람과 어떻게 사귀는지 알고 싶었다. 그러다가 읽게 된 책이 이 책이다. 다른 여성들의 생각이 너무나 궁금했었다.

   책을 읽기에 앞서 최근에 대학 시절 언어교육원에서 같이 수업을 들었던 언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의 내용과 그 언니의 생각들을 통해 현대의 20~30대 여성들의 결혼관과 연애관을 파악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난 내가 추구하던 연애관에 대한 생각을 수정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그 언니와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난 그동안 사랑의 과정에서 밀고 당기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현실에서 추구하기 힘든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동화같은 사랑을 추구하였다. 그리고 또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깊은 애정을 보인 것이 문제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별로 해보지 못한 나에게 들려주는 그 언니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현실성을 띤 것이라는 점에서 고개가 숙여졌다. 그 언니 말은 내가 추구하는 애정관을 현실에서 이루기는 '하늘에서 별을 따기'처럼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보다 상대의 조건을 따지는 요즘처럼 각박한 현실에서 나의 애정관과 맞아 떨어지는 사람은 드물거라는 언니의 말에 난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그리고 책을 통해서 그 언니의 말의 어느 정도 신뢰성이 더해졌다. 책 속에서 저자가 말하는 연애방법에서 절대로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말라는 조언에 수긍이 갔다. 상대의 대한 자신의 마음이 드러내는 순간 상대방이 나에게 가지는 신비감은 사라진다고 쓰여져 있었다. 난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에게 확신을 주고 싶은 마음에 그의 대한 나의 애정을 여실히 밖으로 드러내 표현하였다. 그리고 상대에 대한 나의 감정을 숨기는 데도 미숙한 편이다. 그런데 나의 그런 행동이 상대에게 나의 대한 신비감을 사라지게 하는 부작용과 또한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더 이상 나와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 난 슬프지만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자의 말과 같은 현상이 정말 나에게 일어났고 난 그것으로 인해 무척이나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만난 언니 또한 남녀관계는 고무줄 당기기와 같아서 나 같이 그런 것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은 중매 결혼을 해야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말에 마음이 아펐다. 그리고 다시 좋아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니 이미 지난 것에 대해서 미련을 남기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는 언니의 위로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난 지금까지의 나의 연애관과 결혼관에 대한 수정을 해야하는 중요한 기로에 섰다. 세상 사람들이 정한 기준에 맞춰야 할지 아니면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추구했던 연애관과 결혼관에 앞으로 나의 미래를 걸지 그것을 결정해야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그리고 현재 나에게 일어난 일로 인한 좌절과 슬픔으로 인해 난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 뿐이다.

   <넌, 꼬리가 몇 개이니? > 책은 나에게 어느 정도 현실성을 일깨워주는 책이 된 것 같다. 내가 추구하던 가치관과 많이 차이가 나는 책이긴 하지만 그래도 각 사람마다 자신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다르기 때문에 저자의 의견을 존중한다. 그것에 대해서 어떤 비판을 가하기에는 아직 나의 사회적 지식과 경험은 많이 부족하다.

   결국 결혼함에 있어 조건이냐 사랑이냐 등의 결정짓는 것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는냐에 따를 것이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두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결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축복받은 사람일 것이다. 나에게 그런 축복이 올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사랑에 더 비중을 둔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사랑이 나에게도 온다는 그런 확신만 있다면 평생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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