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 - 클레오파트라처럼, 신데렐라처럼
후지타 나오미 지음, 유가영 옮김 / 골든북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표지가 화면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화려하다. 나오미라는 이름이 일본 여성의 이름인 것 같은데 일단 외관은 여성스럽고 손이 가는 디자인이다. 노란색 표지에 보라색 띠를 두르고 배달됐는데 실타래가 엉킨 듯한 모습의 일러스트가 협상 자체의 어려움과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역시나 일본인 저자 특유의 깔끔한 편집과 아기자기한 구성이 돋보이며 매 장이 끝나면 핵심체크란을 두어 앞의 내용을 압축하여 정리해준다. 중요한 부분에서는 도표와 일러스트를 이용해 정리하고 있어 이해도 쉽다. 특히나 이론에서 멈추지 않고 직접 이론을 적용할 수 있도록 CASE를 만들어 다양한 대화에 적용시켜 실용성을 높였다. 


책 컨텐츠는 점층적인 구성이며 총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단 협상이란 단어가 주는 무거움을 덜어주기 위해서 1장에서는 이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선입견을 해소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여기서 제일 유익했던 부분은 이후에 나올 자세한 원리를 설명하기 이전에 협상의 기본 패턴을 제시해서 조금은 복잡할 수 있는 협상의 기술을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협상의 5가지 기본원리를 제시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버릴 카드를 많이 가지고 있어야 양보할 수 없는 카드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양보해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의 조건들은 따로 열심히 찾아서 마련해두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든 특징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해야하는 필요성까지 있어서 협상시에 굉장히 중요하며 저자의 표현대로 마치 카드게임을 연상시킨다.


3장에서는 단순히 협상의 테크닉을 벗어나 감정작용에 관해서 살피고 협상시에 태도가 이에 미치는 영향을 하나씩 따져본다. 즉 전반적인 호감도를 높여 협상에서 우위를 점유하는 방법을 알려주는데 1. 인사 2. 웃는 얼굴 3. 반응이 더불어 보기 좋은 용모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이야기를 제대로 듣는 방법과 아닌 경우에 거절하는 것을 서술한 내용이 좋았다. 저런 이유 때문에 제법 사회생활을 했음에도 곤란을 겪는 경우를 몇번 봐서 그랬던 것 같다.


4장에서는 2장의 기본기를 심화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마음이 약할수록 더욱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하는 점 양보를 하더라도 여러 번에 걸쳐 조금씩 그리고 특별하게 당신에게만 양보해준다는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행동하라 조언한다. 크레이티브 옵션이란 방식이 좀 흥미로운데 대개 대립되는 주장을 펼치게 되므로 제3지대를 찾아서 타협안을 마련한다는 방법이다. 


5장은 흔히 말하는 말장난에 속지 말라는 챕터다. 상술이라 불리는 여러가지 심리적 트릭에 관해서 나오는데 부동산에서 나는 무릎을 쳤다. 너무나 흔한 트릭인데 못난이 못난이 미인 전략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갸우뚱했었다. 나도 겪었던 일로 일종의 조삼모사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은 부동산에서 차츰 괜찮은 매물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다. 


6장은 연애에 관한 것이며 가장 독특하게 느낀 것이 7장이다. 혹자가 말하길 손해보듯이 살면 인생이 행복하다는데 협상을 단순히 인간관계가 아니라 기술로만 본다면 그저 단기적인 임기응변적 효과만 거둘 수 있겠지만 진정성을 담는다면 미래를 예약할 수도 있는 훌륭한 처세이기 때문이다. 협상이란 것은 타협의 일종이기에 많은 경우에 완전한 승리나 패배란 것은 찾기 힘들다. 하지만 이기거나 졌다는 감정은 남으며 일정부분 양보하거나 포기해야하는데 이때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이 생기는 것은 인정하고 용서하며 상대방의 기분도 살피라고 말한다.


 머리말 - 협상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제1장. 협상은 어렵다는 생각을 버려라
【01. 협상에 대한 오해 1】당신은 협상이 거북한가?
【02. 협상에 대한 오해 2】협상은 반드시 완승해야만 한다? 
【03. 협상에 대한 오해 3】협상은 복잡하고 어렵다?
 핵심 체크

제2장. 반드시 알아야 할 협상의 5가지 기본기
【04. 기본기 1】당신이 양보할 수 있는 부분과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은 무엇인가?
【05. 기본기 2】당신은 ‘버릴 카드’를 얼마나 갖고 있는가?
【06. 기본기 3】조건을 ‘이득’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07. 기본기 4】쓸데없는 말로 상대방의 만족도를 떨어뜨리지 마라
【08. 기본기 5】협상에 ‘플랜 B’가 있는가?
 핵심 체크

제3장. 일석이조! 협상과 인간관계의 6가지 규칙
【09. 협상과 인간관계의 규칙 1】기가 센 사람이 협상을 잘한다?!
【10. 협상과 인간관계의 규칙 2】스스로 ‘호감도’를 떨어뜨리고 있음을 깨닫자
【11. 협상과 인간관계의 규칙 3】‘기껏해야 인사’라고 무시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12. 협상과 인간관계의 규칙 4】당신은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가?
【13. 협상과 인간관계의 규칙 5】상대방을 화나게 할 의도가 없다면 듣는 방법에 주의하자
【14. 협상과 인간관계의 규칙 6】 No를 말하는 것이 양심에 걸리는가?
 핵심 체크

4장.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5가지 실천 테크닉
【15. 실천 테크닉 1】협상은 실전이 전부다!?
【16. 실천 테크닉 2】약간의 손해로 상대방을 기쁘게 할 수 있다?!
【17. 실천 테크닉 3】해결책은 정말로 그것뿐인가?
【18. 실천 테크닉 4】공손하게 말하면 괜찮다?!
【19. 실천 테크닉 5】협상의 성공을 위한 첫걸음, 이것만 주의하면 된다
 핵심 체크

5장. 속지 말자! 블랙 협상술
【20. 블랙 협상술 1】‘30% 할인’과 ‘3만 원 할인’ 중 어느 쪽이 더 이득일까?
【21. 블랙 협상술 2】‘상호성의 법칙’이라는 함정을 조심하라
【22. 블랙 협상술 3】500만 원은 못 빌려 주지만 50만 원이라면 빌려 줄 수 있다?!
【23. 블랙 협상술 4】나는 절대로 속을 리 없다?! 착각하지 마라
 핵심 체크

6장. 이제는 연애도 협상이다! 연애의 4가지 협상술
【24. 연애 협상술 1】협상 기술과 인기는 비례한다!
【25. 연애 협상술 2】상대방의 결단을 촉구하라
【26. 연애 협상술 3】지나친 솔직함은 오히려 독이 된다
【27. 연애 협상술 4】비언어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라
 핵심 체크

7장. 손익쟁탈만이 협상의 전부는 아니다! 협상하지 않는 협상술
【28. 협상하지 않는 협상술 1】상대방의 행동을 개선시키고 싶다면 직설적인 표현은 피해라!
【29. 협상하지 않는 협상술 2】옳은 말만 하면 만사 OK?
【30. 협상하지 않는 협상술 3】어떤 상황이라도 반드시 협상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31. 협상하지 않는 협상술 4】일부러 져서 이익을 얻는다?
 핵심 체크
맺음말 - 한 수 접어주는 사람이 되자


저자는 아르바이트부터 중간관리자 및 현재는 회사대표까지 맡고있는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로 그가 드는 예시가 생동감 있는 이유중에 하나이다. 실용서이긴하지만 전문용어도 가끔씩 이해를 돕기 위해 나오는데 어렵지 않고 풀어 설명하는 식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다. 심리학이나 전문적인 협상술에 관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너무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이다.


아쉬운 점은 협상이란 테마를 확장해서 연애에 적용한 것은 좋은 시도였지만 생각보다 실속은 없는 선택이 아닌가 싶었다. 물론 다양한 생활상에 협상을 적용해보는 것은 좋지만 연애는 특별한 인간관계인데다 그 특유의 복잡성이 있는데 차라리 배운 것을 연습해볼 수 있도록 가상의 예시를 들어서 해결하도록 하거나 했으면 좋지 않았을가 생각한다. 아무래도 젊은 독자층을 고려해서 그런 것 같지만.   


협상이란 것은 한 수 앞서서 타인의 의중까지 훑어내야하는 상당히 고난도의 정신활동이다. 사람은 이성적인 동물이기 이전에 다분히 감성적이므로 심리적 전략까지 동원해야하기에 타협과 조정을 통해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거래의 규모가 클수록 긴 여정과도 같다 하겠다. 많은 예시가 비즈니스와 관련된 것이지만 저자가 서두에 사용한 예시처럼 아이와 부모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협상원리가 스며있다.  인생은 진정 협상의 연속이기에 이를 거부하지 않고 익혀야 하는 이유가 여기있다.


협상이란 단어가 주는 차갑고 냉정하며 이해타산적이란 느낌에 반발심이 들수도 있지만 인생은 들고 나는 것이 정석이며 항상 이익이 날 수 없지만 동시에 항상 손해만 보는 구조라면 우리의 선의와 인내는 빛을 잃게 될 것이다. 협상의 구조와 감정 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실천해야하는 이유일 것이다. 책은 전반적으로 사회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있는 것들이며 쉬운 내용이다. 경력이 오래된 베테랑보다는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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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전 - 거장들의 자화상으로 미술사를 산책하다
천빈 지음, 정유희 옮김 / 어바웃어북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에는 중국인 저자의 책을 전보다 자주 만나는 것 같다. 경제나 사상이나 위인 관련한 책에서는 중국인 저자가 적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접했을 때는 이런 미술서적은 대개 서양 혹은 국내 저자인 경우가 많았다. 중국과의 교류가 종전 보다 늘어서 그런 것인지 양질의 타분야 도서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일단 기쁘다. 또한 이 책은 뒤에 설명하겠지만 유독 만족도가 높다. 배경 문양이 조금 고풍스러운 것이 중화권 느낌이 있지만 딱히 중국인 저자라서 여타 출판물과 특별하게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 


저자인 천빈이란 사람은 미술사학 석사학위자로 그의 머리글이 인상적이다. 천빈은 주경야독으로 낮에는 일을하고 밤에는 도록을 탐독하는 열정가득한 청년이었다. 결국 파리행 티켓을 사서 힘들게 루브르 박문관에 도착하여 자신이 받은 감동을 술회한다. 방탄유리에 가리워진 모나리자에 대한 실망감과 이어서 마주친 뒤러의 작품 [스물두 살의 자화상]에서 그는 큰 깨달음을 얻는다. 바로 그동안 자신이 작가가 아닌 작품에만 골몰하고 있었다는 것을.


결국은 자화상이란 나르시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화가의 자기성찰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임을 알고 작가는 자화상의 매력에 빠진다. 사실 화가는 과거에는 기술자 즉 화공으로서 마치 붓의 연장선인것 마냥 도구적인 존재로서 대접받고 있었다. 그림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할 수는 있지만 직업적 측면으로만 봤을 때는 주문제작의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상업성과 무관한 자화상은 연습을 하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은 한 화가 자신에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흔한일이 아니다. 


하지만 초상화는 자체의 특성이 화가 자신을 전면에 내세워 스스로를 드러내는데 있어 그 정점이라 할 수 있기에 어떤 작품보다 작가 본연의 세계에 밀접한 형태이다. 글로 써지지 않은 작가의 내면에 대한 지문과도 같다 할 수 있는 자화상에서, 암호 같은 그들의 속마음을 눈으로 해석하는 것에 작가가 흠뻑 빠져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다른 인물의 초상화를 그릴 때는 그들의 외양과 분위기를 담겠지만 자신이 모델이라면 마음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으니 단순히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고 표출하려는 욕구가 고스란히 있을 것 이기에 그리노라면 그 고뇌가 훨씬 깊고 전혀 다른 마음가짐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천빈의 말처럼 마치 편집과 구성이 책속의 전람회 같다. 미술학도라서 그런 것인지 책의 표지를 비롯해 간지와 화가의 얼굴을 배치해 놓은 목차마저도 미려하다. 435페이지 분량이라 비교적 가벼운 느낌의 코팅지를 사용했음에도 약간 묵직한 느낌이 든다. 부록도 굉장히 마음에 드는 것이 거장들의 자화상 컬렉션에서는 80여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한페이지에 한명씩 화가들의 자화상을 실어두었으며 바로 뒤에는 색인을 두어 도판별로 인명별로 찾아볼 수 있도록 섬세하게 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몇 명의 화가를 좀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이 어찌보면 지은이에게는 덜 힘든 과정이었을텐데 이렇게나 많은 인물들을 다룬 점에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엄선한 것으로 보이는 화가들의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저 화가 개인의 자화상을 해석해주는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애와 자화상 이외의 중요한 작품의 해설과 시대상 등에 지면을 할애해서 화가들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 일인당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너무 가볍거나 지루하게 내용이 흘러가지 않도록 해준다.


하단 박스는 책의 목차다.


◾머리글 _자화상전을 열며


◾‘나는 예술가다!’ 자화상으로 세상을 향해 외치다. _알브레히트 뒤러 
◾절대고독의 경지가 배인 천재 예술가의 주름 _레오나르도 다빈치
◾완벽한 미인을 그린 외로운 화가의 초상 _라파엘로 산티
◾인생무상을 그린 북유럽 초상화의 대가 _한스 홀바인 2세
◾칠흑 같은 어둠으로도 가릴 수 없는 화가의 속내 _틴토레토
........중략

◾거장들의 자화상 컬렉션 
앙리 마티스 /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피트 몬드리안 / 파울 클레 / 클로드 모네 / 프리다 칼로 / 막스 베크만 / 피에르 오그스트 르누아르 /......중략

◾도판 찾아보기
◾인명 찾아보기


일단 모든 작가별로 시작하는 첫 페이지에 작가를 표현하는 한 문장을 두고 하단에 작가의 이름 그리고 바로 아래는 작은 액자 안에 화가의 자화상의 얼굴 일부를 보여준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구도가 마치 열쇠구멍으로 화가들이 넌지시 독자를 들여다 보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는 작가의 대표적인 자화상을 전면에 걸어두고 바로 다음 페이지 상단에 작가 이름과 생존기간이 적혀있다.


인상에 남는 자화상은 역시 지은이처럼 나도 뒤러다. 학부 때 책을 읽다가 윤기 넘치는 그의 곱슬머리와 당당한 눈빛을 보면서 매혹되는 느낌을 받았었기 때문에 지은이가 왜 이 작품에 사로잡혔었는지는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특히나 그는 미술이론에 대한 저술활동을 하였고 스스로를 홍보하며 작품의 해외 유통까지 도모하기 위해 대리상을 고용하고 스스로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자였다. 한편 종전 화가들과 달리 스스로 서명을 만들어 작품에 서명을 남기기까지 한다.


그리고 디에고 벨라스케스 또한 인상적이다. 아마 벨라스케스는 몰라도 [시녀들]이란 작품은 눈에 익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많은 경우에 화가들은 자신을 작품 속에 재해석해서 등장 인물로 배치하거나  귀퉁이에 눈에 띄지 않게 두거나 혹은 상징적인 표시만 해두기도 하는데 벨라스케스는 자신을 굉장히 비중있게 이 그림에 다룬다. 좀 노골적이어서 지은이는 이를 숨겨진 자화상이라 칭한다. 대외적으로 기사작위까지 수여 받은 궁정화가로 영예로운 삶이 후대에 화가로서의 명성과는 큰 연관이 없다는 것이 아니러니라 하겠다.


이들 모두 캔버스 밖에서 인정 받으려 했지만 종국에는 다시 작품속에 남아서 자신을 표현하고 나타내고자 했던 열망이 있었다는 점이 큰 공통점이다. 


부록에 실린 마티스와 칼로 그리고 에곤 실레, 모네도 유명하기에 본문에 실리면 좋았겠다고 생각했지만 원채 다른 서적들에서 많이 다뤄졌고 부가적으로 인물선정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작가가 주관적으로 마음 속에 두고 있는 중요도 순의 리스트가 있어서 그대로 한것 같다. 분량도 문제지만 너무 대중성 다분한 화가들로만 다뤘다면 뻔한 책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책이 맘에 들어서 부록에 실린 유명인물들을 다시 추려서 자화상전2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책이다. 물론 미술서적을 적지 않게 읽어서 내겐 모두 아는 인물들이고 익숙한 내용이지만 교양서적으로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부족하지 않은 적당한 분량에 부록까지 포함해 구성이 알차다는 점이 매력있다. 가끔 그림책인지 소설책인지 이론책인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서 아쉬운 미술서적들이 있었는데 적당한 분량의 글과 사진자료에 자화상이란 매개체로 미술의 이해를 도우려는 작가의 의도가 정확하게 관철되어 제목 그대로 자화상전시회를 본 듯한 착각이 드는 괜찮은 책이다.


미술에 접근하는데는 시대상이나 미술사조를 통해서 아니면 그냥 순수하게 자신의 느낌만을 가지고 배경지식 없이 접근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그래도 언제나 작품의 기본 출발은 작가의 내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지은이가 자화상에 빠져든 이유를 깊이 공감한다. 이 책은 청소년부터 시작해 나이 불문하고 심지어 미술자체가 따분하다고 하는 사람에게까지도 추천해주고픈 책이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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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걷기여행 - On Foot Guides 걷기여행 시리즈
존 포트, 레이첼 피어시 지음, 정현진 옮김 / 터치아트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특이하게 우단 사진에서는 없지만 첫 표지를 펼치자마자 바로 뒷면에 로마 지도가 갈색과 겨자색으로 빽빽하게 그려져있다. On Foot Guides란 책은 시리즈로 발간된 책으로 이미 여러 컬러로 다른 유명 관광지를 다룬바 있다. 이미 런던과 프라하, 베니스, 뉴욕과 파리까지 다루었었다. 이번판은 로마다.


 


로마하면 로마의 휴일이 떠오르는데 


일단 이 책의 장점은 나같은 타고난 길치도 한눈에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삼차원 모양의 컬러지도이다. 소규모 지도 전문 제작팀이 알아 보기 쉽도록 항공 촬영을 통한 실사 사진을 참고해서 인위적으로 거리 너비를 확대한 다음 색을 칠해 만든 지도라고 한다. 그들의 의도대로 알아보기 쉽고 붉은 선으로 동선을 체크해둬서 참고하기 쉽다.


총 12개의 목차로 이루어져 있다. 서두에는 대개의 여행서처럼 사소하지만 중요한 정보인 박문관 개장시간이나 분실물에 관한 정보 및 은행 업무시간이나 응급연락처 그리고 기타 이동수단 등을 소개하고 있다. 시간이 촉박한 경우에는 중요한 부분만 스킵해서 구경할 수 있도록 로마 맛보기라는 부분이 있어서 하루 정도 투자해서 로마 시내 주요 관광지를 거의 모두 포함해서 투어를 할 수 있도록 소개한다.


하단의 박스는 목차이며 일정 유적지를 기준으로 구간을 끊어서 나름의 제목을 붙여둔  것이 흥미롭다. 각 유적지 소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실사진도 첨부하고 있어서 실제로 책을 읽는 동안에 직접 여행하는 기분이 들고 이해하기 쉽도록 배려하고 있다. 읽다보면 관광 가이드가 안내해주는 듯한 느낌도 든다.


걸어서 로마 탐험하기

로마 맛보기
걷기 코스
1 _ The Capitol to the Cloaca Maxima: The Heart, Soul and Guts of Ancient Rome
    카피톨리노 언덕에서 클로아카 막시마까지: 고대 로마의 심장과 영혼, 기백
2 _ The Forum, Palatine and Caelian Hill: Living Archaeology
    포로 로마노와 팔라티노 언덕, 첼리오 언덕: 살아 있는 고고학

3 _ The Isola Tiberina and the Jewish Ghetto: Two Islands
    티베리나 섬과 유대지구: 두 개의 섬

4 _ Grand Piazzas and Diocletian’s Baths: Baroque Splendour
    수많은 대광장과 뒷골목, 디오클레티아누스 욕장: 바로크의 장관 

5 _ From Via Veneto to the Trevi Fountain: La Dolce Vita
    베네토 거리에서 트레비 분수까지: 달콤한 인생 

6 _ Around the Spanish Steps: Romantics and Retail
    스페인 계단을 중심으로: 낭만과 상업 

7 _ Del Popolo to S. Luigi dei Francesi: Caravaggio’s Footsteps
    포폴로 광장에서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까지: 카라바조의 발자취를 따라
8 _ Pantheon to Palazzo Altemps: Lost in the Folds of History
    판테온에서 알템프스 궁전까지: 역사 한가운데서 길을 잃다

9 _ Piazza Venezia to San Lorenzo in Lucina: Life at the Top
    베네치아 광장에서 산 로렌초 인 루치나 성당까지: 귀족 궁전들, 최상류층의 삶

10 _ Around Campo de’Fiori: As Roman as it comes
     캄포 데 피오리 광장 근처: 있는 그대로의 로마

11 _ Ponte Sisto to Ponte Sant’Angelo: Counts and Pilgrims
     시스토 다리에서 산탄젤로 다리까지: 귀족과 순례자

12 _ Meandering Around Trastevere: The Other Romans 
     정처 없이 거니는 트라스테베레 지구: 로마의 또 다른 모습


특히 이 책 자체를 미리 숙지하지 않아도 그냥 현장에서 이 책을 보게 된다면 바로 이동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더불어 걷는 다는 것이 상당한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기 때문에 낯선 장소에서 계획을 변경하고자 한다면 소개된 열두개의 코스가 각기 다른 테마를 가졌고 대개 두세시간이 걸리는 코스이기 때문에 책을 그 자리에서 참고해 선별적으로 골라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여기서는 두세시간 걸린다고 했지만 내 경우에는 사소한 부분에도 흥미를 많이 느끼고 한눈파는 일이 잦기 때문에 여기에서 소개하는 성수기와 비수기를 참고해서 소개된 연결된 걷기 코스를 최대한 이용해 관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주중인지 아이와 장애의 유무까지 배려해서 코스를 설정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당장 로마에로의 여행계획이 없더라도 꼭 가겠다는 의지와 계획이 있다면 이 책에서는 각 유적지와 주요장소를 푸른글씨로 표시해뒀는데 이를 구글에서 검색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행 전에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는데 좋은 것 같다. 처음에는 훑어 보고 두번 째에는 비교적 자세히 읽었는데 진짜 이대로만 여행한다면 무척 좋을 것 같고 다만 체력을 많이 길러서 꼭 가야만 할 것 같다.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해가더라도 낯선 장소에서 초행길인 사람들은 언어 문제도 그렇고 길을 찾는다는 것이 가장 곤혹스럽다. 하루만에 열두코스를 모두 돌아보는 것은 무리일테니 소개된 대로 사정에 맞게 계획을 짜는 것도 좋겠고 모두 돌아볼 수 있는 체력이 있다면 음식을 이동하면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한다면 그것도 가능할 것 같다.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우면서도 당연한 점이라면 맛집에 관한 소개가 별도로 없기 때문에 맛집만을 별을 달아서 소개한 전문 서적을 따로 참고해야하는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다. 물론 여행중에 먹는 음식은 뭐든 맛있지만 말이다. 네이버 여행 윙버스 이곳에 가보면 각종 행사와 맛집 그리고 숙박 정보가 약간 있는 것 같다. 물론 검색만 해봐도 줄줄 나오지만.


내게 가장 매혹적인 코스는 단연 로마의 휴일의 배경이었던 트레비 분수가 등장하는 5번 코스와 한꺼번에 로마의 다양한 면을 경험할 수 있는 11번 코스였다. 나는 이런 혼재된 공간이 좋다. 미로 같은 뒷골목과 조금 벗어나면 관광지에서의 상업치구 특유의 화려함 그리고 고급스런 주택들. 특히 바티칸시국의 아름다운 전경이 겹쳐져있지만 혼란스럽지 않으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이 상상만 해도 즐겁다.


혼자가도 좋도록 꼼꼼하게 정성들여 만들어진 책이지만,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면 더욱 뜻깊을 것이다. 벌써부터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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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즐겁게 트위터
함인순 지음 / 영어포럼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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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블로거지 트위터리안은 아니기 때문에 트위터라는 단어 자체보다는 트위터에 올라가는 영문 컨텐츠를 어떻게 책에서 풀어나갈지가 궁금해서 이 책을 선택하게되었다. 어느 정도 읽어보니 그냥 SNS유저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실전용 활용서이기 때문에 굳이 트위터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페이스북이나 여타 메신저나 채팅창 등을 사용하면서 영어를 쓰고자하는 사람이라면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책이라하겠다.


책을 받고서 조금 놀랐다. 일반적인 도서의 절반보다 약간 큰 크기와 통상 300페이지를 넘나드는 다른 책들과 달리 150여페이지의 분량의 핸드북 사이즈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영어를 처음부터 시작하기 위한 학습서라기 보다는 트위터자체의 특성에 맞춰서 출간된 책이기 때문에 이런 분량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작은 책임에도 폰트가 크고 시원해서 가독성은 좋은 편이다.


저자가 일본인인데 일본인 특유의 깨끗하고 정리된듯한 편집이 아니라 좀 더 역동적이란 점이 흥미롭다. 지면이 적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튼 보기 불편하진 않고 표지도 직관적으로 트위터 관련 서적이란 것을 알 수있도록 문양부터 디자인과 색상 모두 트위터스러움을 표방하고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디자인과 컨텐츠가 직감적으로 이어지게 만들어진 몰입형 구성의 책이 좋다.


좌단 4번째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책의 구성과 활용법도 안내해주고 있다. 총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고 목차가 상당히 자세한 편이다. 훨씬 목차가 길지만 필요에 의해 짧게 줄였다. 


대개 영어를 시작하는 자체가 힘들 수 있기 때문에 1장은 프로필 작성 방법과 시제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일상 표현을 시도하게 되므로 2장은 기상 이후부터 잠들기 전까지 그리고 세부적인 내용을 트윗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3장에서는 트윗에 대한 답문이 가능하도록 여러가지 표현을 수록하고 있다. 이어서 4장에서는 트윗에 가장 큰 특성중에 하나인 연예인 관련한 표현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일본인이지만 한국인 독자가 대상이므로 짧게나마 한국을 알릴 때 쓸 수 있는 유용한 표현을 가볍게 다루고 있다.


가장 하이라이트는 4장인 것 같다. 트윗을 떠나서 스포츠 용어에 대한 친절한 설명부터 작품이나 배우 등에 관한 평을 남기는 것까지 다른 일반 영어책과 가장 확연하게 차이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실제 책의 분량도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답문이 없더라도 동경하는 스타에게 메세지를 보내는 행위 자체는 학습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1장 영어로 트윗을 시작하자!


【트위터 영어】영어감각을 익히자

제2장 일상적인 트윗

Part1 우선은 하루의 행동을 트윗해보자
■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Part2 좀 더 자세하게 글을 올려보자.
■ 날씨・기후에 관하여
■ 어떤 옷 입고 있어?
■ 식사하러 간다

제3장 리액션

간단한 한마디로 마음을 전해봅시다
■ 당신의 의견에 동의한다
■ 동의하기 좀 어려워, 보류
‘~하고 싶어’ want보다 부드러운 feel like~
■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고마워’에 곁들이는 감사의 한마디

제4장 팬 트윗

동경하는 스타에게 메시지를 보내보세요
【음악&라이브】
【유명인 패션】
【영화・드라마】
【뮤지컬&무대】
【야구(MLB)】
【축구】
【골프】
【피겨스케이팅】

제5장 한국을 알린다

한국의 정보를 전달해보자!
■ 유행에 관하여
■ 지역・거리에 관하여
■ 문화・풍습에 관하여


요즘 깨알같다는 표현들 많이 쓰는데 이 책이 그런 것 같다. 얼마 전 포스팅한 두꺼운 문법책이 있는데 대개의 문법책이 그렇듯이 첫챕터부터 끝까지 해나간다는 것이 실로 만만치 않다. 이를 한권 제대로 마치더라도 때되면 적재적소에 배운 이론을 적용한다는 것이 회화나 실용문장을 만드는 경우에 많은 연습으로 익숙한 경우가 아니라면 큰 벽으로 느껴진다. 


대개의 문법서가 양이 풍부하고 질은 좋지만 그 자체로 빠짐없이 학습하기에 부담스럽고 실용화하기에 버겁고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책은 일단 쉽고 우리가 한번쯤은 배우거나 들어서 아는 문법을 바로 트윗 문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는 것이 장점 중에 하나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목차가 바로 실전에 사용가능하도록 실용적으로 설계되어 있고 타국어를 배울 때 곤란한 뉘앙스 차이를 쉽지만 자주 헷갈리는 표현위주로 정리해 놓은 점이 큰 특색이라 하겠다. 누군가에게 이 책이 전반적으로 평이하고 금새 읽히는 수준일 수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막상 책을 덮고 트윗을 영어로 시작하라면 굉장히 막막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아예 처음 시작하는 사람보다는 이렇게 어느 정도 영어 지식은 있지만 활용이 서투른 사람이라면 금새 효과를 볼 수 있는 실용학습서라고 생각한다. 또한 SNS특성상 다른 이들의 공감이나 여타 반응을 보여야 하는 경우에 쓸 수 있는 다양한 표현을 묶음형식으로 실어 놓은 것과 단어 모음은 바로 찾아쓰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자잘한 목차가 이런 부분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영어가 서툴더라도 트위터를 좋아한다면, 그저 문법이나 실력자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이지 말고 이 책에 있는 문구를 필요할 때마다 한번씩 가져다 쓰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에는 대화한다기 보다는 혼자 떠든다는 생각으로 책에 나오는 표현을 연습 삼아 적어나간다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취미와 영어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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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보내는 상자 - 믿고, 사랑하고, 내려놓을 줄 알았던 엄마의 이야기
메리 로우 퀸란 지음, 정향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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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페이지의 책이며 보통 판형보다 손가락 두어마디가 작은 아기자기한 동화책과도 같은 사이즈의 책이다 안의 종이 재질도 코팅이 되어 있는데 사진이나 편지 같은 첨부 이미지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원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이고 제목과 어울리게 하늘색 겉표지이며 벗기면 하얀 바탕에 하늘색 글씨가 새겨져있다.


총 8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양장이다. 책을 펼치자마자 간지에는 "당신의 소망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00님께 이 책을 드립니다."라는 선물용 문구도 있어서 지인에게 선물로 드리기에도 좋다.


서문

제1장. 메리
제2장. 발견
제3장. 믿음
제4장. 사랑
제5장. 공감
제6장. 염원
제7장. 인내
제8장. 내려놓음
그대에게


이 책은 일종의 어머니의 유품에 관한 에세이다. 그 유품은 갓박스 그러니까 이 책의 저자인 메리 로우 퀸란이란 여성의 어머니인 메리여사의 기도를 적은 종이 쪽지를 20년 넘게모아 놓은 상자이다. 유품을 통해 그녀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 종국에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책을 모두 읽으면 동서양 불문하고 어머니란 존재는 실로 이름만으로도 특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메리의 어머니 메리여사는 어머니와 같은 이름을 쓰며 실제로도 소울메이트 같은 사이다. 대개의 엄마와 딸 사이가 그렇듯이 살가운 애칭으로 부르고 특별한 제스쳐를 공유하는 가까운 사이였다. 2006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며칠만에 잃고 지은이는 장례식 전날 밤 엄마의 갓박사를 찾기 위해 옷장 선반을 훑다가 모양이 제각기인 상자 7개를 발견하게 된다. 이 안에는 살아생전 엄마의 20년간의 바램과 기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대개가 거창한 내용이 아니라 내 이웃과 내 가족의 안위에 관해서 좋은 결과를 원하는 소소한 내용의 것들이었다. 특히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녀는 대개의 어머니들처럼 만인의 어머니였다. 천리안과도 같은 눈치로 상대방의 마음을 보듬어 공감을 이끌어내는 귀신 같은 능력이 있는 사람들. 그래서 남의 속사정을 쉽게 고백받는 사람들말이다. 


지은이는 엄마의 공간대에는 경계선이 없었고 다른 사람의 문제를 진심으로 마음에 새기는 사람은 오직 엄마분이었다고 회고한다. 사실 요즘 세대에는 동서양 불문하고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나는 특이하게도 이 책을 보면서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떠올렸다. 엄마께서도 남의 사정에 귀기울이시고 마음 써주시는 것은 같았지만 이런 점은 외할머니를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


단순히 공감하시는 정도가 아니라 이 책의 메리여사처럼 적극적으로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크셨고 천주교 신자로 종교생활도 신실하게 하셨던 분이셨다. 신에게 바라는 결과가 오지 않았다고 낙담하거나 감사하지 않으셨던 법이 없으셨다. 그 모습을 고대로 엄마께서 닮아계신다. 또한 엄마는 다 알고계셔서 아는 만큼 모르는척 해주시는 존재, 그리고 알면서도 속아주시는 분들이시다.


메리여사는 신장을 잃어서 아이를 낳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기적처럼 아들과 지은이인 딸을 낳아서 키우게된다. 하지만 지은이 메리는 불임으로 인해 아이를 갖지 못함에도 메리여사는 이에대해 함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쾌한 낙관론자이며 내가 회의감이 들거나 열정이 사그라질 때 초심으로 돌려놓으려 무던히도 애쓰시는 우리 엄마가 눈 앞에 가물거렸다.


매번 실망시키고 내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아서 스스로 만든 어둠의 동굴에서 나오지 못하고 떨고 있을 때도 돌아서지 않고 끝까지 믿어주고 지켜준 나의 엄마. 나를 분명 옳은 말로 다그치다가도 상처 준 것 같아 가슴이 아파 말 없이 뒤에서 안아주던 우리 엄마. 최근에 나보다 더 크고 황망한 일을 겪었음에도 내게 일어난 사소한 일에 마음써주시며 아무 말 없이 모르는척 해주셨던 엄마. 


내가 할 수 있는 단 한마디는 늘 같다.


내 엄마가 되어줘서 고마워

내 엄마로 있어줘서 고마워

엄마가 내 엄마여서 늘 자랑스러워

내가 항상 사랑하고 있어

심지어 바보 같이 굴때도...



믿고 사랑하고 내려놓을 줄 알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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