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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페이지의 책이며 보통 판형보다 손가락 두어마디가 작은 아기자기한 동화책과도 같은 사이즈의 책이다 안의 종이 재질도 코팅이 되어 있는데 사진이나 편지 같은 첨부 이미지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원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이고 제목과 어울리게 하늘색 겉표지이며 벗기면 하얀 바탕에 하늘색 글씨가 새겨져있다.
총 8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양장이다. 책을 펼치자마자 간지에는 "당신의 소망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00님께 이 책을 드립니다."라는 선물용 문구도 있어서 지인에게 선물로 드리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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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제1장. 메리
제2장. 발견
제3장. 믿음
제4장. 사랑
제5장. 공감
제6장. 염원
제7장. 인내
제8장. 내려놓음
그대에게 |
이 책은 일종의 어머니의 유품에 관한 에세이다. 그 유품은 갓박스 그러니까 이 책의 저자인 메리 로우 퀸란이란 여성의 어머니인 메리여사의 기도를 적은 종이 쪽지를 20년 넘게모아 놓은 상자이다. 유품을 통해 그녀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 종국에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책을 모두 읽으면 동서양 불문하고 어머니란 존재는 실로 이름만으로도 특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메리의 어머니 메리여사는 어머니와 같은 이름을 쓰며 실제로도 소울메이트 같은 사이다. 대개의 엄마와 딸 사이가 그렇듯이 살가운 애칭으로 부르고 특별한 제스쳐를 공유하는 가까운 사이였다. 2006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며칠만에 잃고 지은이는 장례식 전날 밤 엄마의 갓박사를 찾기 위해 옷장 선반을 훑다가 모양이 제각기인 상자 7개를 발견하게 된다. 이 안에는 살아생전 엄마의 20년간의 바램과 기도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대개가 거창한 내용이 아니라 내 이웃과 내 가족의 안위에 관해서 좋은 결과를 원하는 소소한 내용의 것들이었다. 특히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녀는 대개의 어머니들처럼 만인의 어머니였다. 천리안과도 같은 눈치로 상대방의 마음을 보듬어 공감을 이끌어내는 귀신 같은 능력이 있는 사람들. 그래서 남의 속사정을 쉽게 고백받는 사람들말이다.
지은이는 엄마의 공간대에는 경계선이 없었고 다른 사람의 문제를 진심으로 마음에 새기는 사람은 오직 엄마분이었다고 회고한다. 사실 요즘 세대에는 동서양 불문하고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나는 특이하게도 이 책을 보면서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떠올렸다. 엄마께서도 남의 사정에 귀기울이시고 마음 써주시는 것은 같았지만 이런 점은 외할머니를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
단순히 공감하시는 정도가 아니라 이 책의 메리여사처럼 적극적으로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크셨고 천주교 신자로 종교생활도 신실하게 하셨던 분이셨다. 신에게 바라는 결과가 오지 않았다고 낙담하거나 감사하지 않으셨던 법이 없으셨다. 그 모습을 고대로 엄마께서 닮아계신다. 또한 엄마는 다 알고계셔서 아는 만큼 모르는척 해주시는 존재, 그리고 알면서도 속아주시는 분들이시다.
메리여사는 신장을 잃어서 아이를 낳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기적처럼 아들과 지은이인 딸을 낳아서 키우게된다. 하지만 지은이 메리는 불임으로 인해 아이를 갖지 못함에도 메리여사는 이에대해 함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쾌한 낙관론자이며 내가 회의감이 들거나 열정이 사그라질 때 초심으로 돌려놓으려 무던히도 애쓰시는 우리 엄마가 눈 앞에 가물거렸다.
매번 실망시키고 내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아서 스스로 만든 어둠의 동굴에서 나오지 못하고 떨고 있을 때도 돌아서지 않고 끝까지 믿어주고 지켜준 나의 엄마. 나를 분명 옳은 말로 다그치다가도 상처 준 것 같아 가슴이 아파 말 없이 뒤에서 안아주던 우리 엄마. 최근에 나보다 더 크고 황망한 일을 겪었음에도 내게 일어난 사소한 일에 마음써주시며 아무 말 없이 모르는척 해주셨던 엄마.
내가 할 수 있는 단 한마디는 늘 같다.
내 엄마가 되어줘서 고마워
내 엄마로 있어줘서 고마워
엄마가 내 엄마여서 늘 자랑스러워
내가 항상 사랑하고 있어
심지어 바보 같이 굴때도...
믿고 사랑하고 내려놓을 줄 알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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