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션 - 우리의 지갑을 여는 보이지 않는 손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배진아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백화점 1층을 들어서면 일단 여성 고객들을 주요 타켓으로 하는 악세사리와 화장품 매장이 즐비하다. 이어서 확인하게 되는 것은 화장실이 없다는 것. 그리고 어디를 봐도 창문은 보이지 않아서 낮과 밤을 구분하기 어려워 시간가는 줄 모르도록 해준다. 여기에 더해서 시계조차 찾을 수 없다. 에스컬레이터는 여기저기 복잡하게 걸쳐있어 매장을 온통 헤집고 다녀야하며 느릿한 클래식 음악에 취해 사방에 널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게 만들어 오늘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이 모든 것이 심리마케팅이다.


저자인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은 독일인으로 심리학을 전공한 유명 경제학자이자 유럽 신경마케팅 분야의 최고 권위자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를 책을 펼치면서 시작되는 것은 감정과 소비에 관한 뇌와의 관련성에 관해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일반인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뇌가 감정적이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배타적이었던 모양이다. 심지어 일상생활에서 무의식과 의식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에 관해서도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다만 확실한 것은 자본주의와 소비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과거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원초적이고 단순한 소비에서 벗어나 다양 복잡화 되어가는 와중에 모든 상품에 관한 지식을 습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똑똑해진 소비자이지만 선택의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똑똑하지 못한 소비를 하게 될 여지가 많아진 것이다. 더욱이 기업들은 이윤추구 집단이기에 소비자보다 더욱 지능적으로 이들의 심리를 이용해 마케팅을 벌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봤을 때 산술적으로 봤을 때 비이성적인 소비를 하는 모습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즉, 속이기 쉬워졌다는 것이다. 사람은 시각정보에 많이 의존하기에 책에서는 이에 관한 눈속임도 자주 등장한다.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뒤에 추천도서는 모두 영문서적이라 아쉽다.


 목차

서문_ 철저하게 감정적인 뇌!

1부 이모션: 소비자의 뇌와 돈을 지배하는 무의식
1장. 오직 감정만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6가지 이유
2장. 감정은 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

2부 경쟁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방법
3장. 상품과 브랜드의 내적 가치를 높이는 방법

4장. 작은 트릭으로 제품을 더욱 근사하게 포장하는 방법
5장. 소비자의 감정을 현명하게 다루는 법
6장. 소비자를 단단히 묶어두는 방법과 열광시키는 방법
7장. 목표그룹의 심장을 적중시키는 방법
8장. 엔지니어와 기업을 상대로 감정 전략을 펼치는 방법
9장. 직원이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대표하는 방법




풍부한 예시와 다양한 시각자료와 도표가 많이 있는 책이라 지루할 틈이 없다. 다만 독일인이 저자라서 생소한 브랜드명이 종종 보이지만 설명은 친절한 편이기 때문에 충분히 어느 정도 브랜드인지 느낌은 잡을 수 있다. 전반적인 수준은 난이도가 약간 있는 편이지만 기존에 심리학과 생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부담 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고 마케팅과 관련하여 프렌차이즈가 아닌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정보에 관심을 두고 자신의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규모가 큰 기업수준의 영업 일선에서는 전문가 집단이 방대한 지식과 경험으로 이를 지원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이런 것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저자도 소비욕을 자극하는 기전이 간단치 아니하고 굉장히 복합적이고 반복적인 강화 과정을 통해 창출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너무 막연히 이러한 점을 어필한다면 독자 입장에서 부담스럽거나 단순 기교만 보여주는 책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 책은 LImbic이라는 감정시스템 구조와 가치구조에 관한 지도를 가지고 설명한다. 사람의 성향을 단일적이지 않고 유형이 있으며 개별 요소간에 상호 긴장상태를 유지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소비에 관한 개인의 개성을 분류하고 마케팅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우단에 나온 동그란 모양의 도표가 그것이다.


책의 시선은 고객의 입장이기 보다 기업의 입장에서 서술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소비자 고발적 성격의 책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 책을 읽고 구매자의 입장에서 현명한 소비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책속에서 인상에 남았던 것은 저자 스스로 자신이 검약정신이 몸에 베어 있어서 예약한 택시가 고급세단인 아우디였을 때 놀랐다는 구절이다. 구매욕을 자극하는 방법으로 컨설팅을 해주는 저자는 막상 검약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니 묘한 기분이었다. 소비자의 구매력이 기업을 돌아가게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니 이를 죄악시해야할 것은 아니지만 구매해야만 하는 것과 구매하고싶은 것은 이 책을 통해 확실히 구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돈을 따거나 눈앞에 뭔가 매력적인 상품을 보게 되면 보상중추 속에 있는 쾌감 핵인 측좌핵이 밝게 빛을 발한다. 반면 돈을 잃거나 매력적인 상품의 가격을 뇌에 알려줄 때면 뇌 속에 있는 뇌섬엽이 활성화된다. 치통에 시달릴 때도 이 부분이 활성화된다. 뇌의 입장에서 보자면 돈을 잃는 것은 치통처럼 고통스럽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과정이다. 양팔 저울의 다른 한족 접시 위에 보상을 위한 수많은 감정들이 존재할 때에 한해서면 돈과의 이별이 수월해진다.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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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독백서 기적의 독서법 - 내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이인환 지음 / 미다스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종전에 서평했던 Follow - 김효석, 이인환 서적의 공동저자인 이인환씨의 책이다. 팔로워십과 독서지도사라는 타이틀이라는 두가지 조합이 묘하고 뭔가 이색적인 느낌을 줘서 나가는 글까지 제법 꼼꼼히 읽었는데 그의 책이 곧 출판 예정이란 이야기가 적혀있어 기다리던 차에 책을 손에 쥐게 되었다. 특히 팔로우라는 책은 굉장히 실용적이고 실전에 바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었는데 이러한 이유로 그의 독서법을 더욱 만나고 싶었다.


좋은 책을 만나는 것은 인연을 만나는 것처럼 큰 기적과도 같다. 삶을 변화시키고 인생의 행보를 바꿔 놓기도 한다. 빌게이츠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고,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었다고 말했으며, 오늘날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멘토인 오프라 윈프리는 독서가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이야기 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덕에 겪었던 정규교육과정의 부재를 독서를 통해 채웠나갔다고 고백하여 많은 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으며 그녀의 추천 도서는 항상 날개 돋친 듯이 팔린다.


이렇게 중요한 독서이기에 독서에 관한 방법론과 학습론에 관한 책들을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내가 기존에 접했던 서적들은 주로 자가 학습을 위한 다독과 속독의 방법 등을 알려주는 기술적 측면의 책들이었다. 아니면 특정 분야의 독서를 위해 여러 서적들을 통합하여 관련도서들을 모아 소개해주는 등 심도 있는 독서를 돕는 보조서 정도의 책들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독서 지도를 위한 책이어서 기존의 비슷한 분야의 서적들과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단순히 속독과 같은 독서 기술이나 책의 종류에 관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유명한 서적들을 예시의 대상으로 하여 독서를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누군가를 지도해야 한다는 약간의 부담감을 가지고 읽었는데 훨씬 몰입하기 수월했다. 해당 책의 활용에 있어 굳이 아이를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더라도 여러 각도에서 책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러한 과정은 여러 사람의 다양한 발상과 경험의 공유를 요구한다. 결국에는 2인 이상의 다자간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에 역동적인 느낌이 크고 생각의 여지를 많이 주는 책이다.  너무 전문적이지 않고 사교적 성격의 독서 모임을 가진다면 이 책을 활용하라 권하고 싶다. 



총 8개의 챕터와 알찬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중요하다 생각하거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볼드체로 표시했다. 가장 크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일면 어렵게 느낀 것은, 아이가 독서를 통해 막연하게 느낀 감정들을 정리해주거나 중요한 교훈임에도 지나치는 부분을 적절하게 짚어서 질문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사실 괜찮은 질문은 책의 요지와 핵심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내게는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


붉은 글씨로 표시한 나 자신을 치유하는 법에서 지은이의 사적인 성장배경이 언급되는데 배움에의 열정과 삶을 대하는 진솔한 태도가 이 책을 출판한 이유와 크게 닿아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거기에 나오는 루이스 헤이의 치유라는 책은 꼭 나중에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자체는 전반적으로 강의 현장과 같은 생생함이 있다. 이는 강의를 하고 독서를 지도하면서 수강생과 직접 교류를 통해 작가가 문제라고 느꼈거나 고민했던 흔적이 글을 통해 곳곳에 자주 드러나서 그런 것 같았다.


 목차


프롤로그 · 4

CHAPTER 1
기적의 독서 제1전략!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게 하라
01 왜 일독백서 기적의 독서법인가? · 18
02 기적의 독서법,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 23
03 일독!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자! · 27
04 백서! 당신의 잠재력을 일깨워라! · 31
05 책과 현실이 다르다고 투정부리는 아이 · 38
06 구체적인 현실을 왜 강조하는가 · 42
07 일독백서 기적의 독서법으로 최대효과 창출하기 · 47
08 독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 50

CHAPTER 2
기적의 독서 제2전략! 내 아이의 숨은 창의력을 일깨워라
01 《해저 2만 리》 문학적 상상력이 미래를 지배한다 · 54
02 <목걸이> 왜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을까? · 63
03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는 왜 즐겁고 신나야만 하는가? · 68
04 《누가 치즈를 옮겼을까》 두려움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 73
05 《오즈의 마법사》 부끄러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78
06 《베니스의 상인》 세계화 시대에 대처하는 법 · 86
07 《엄마 찾아 삼만 리》 다문화 시대에 소통하는 방법 배우기 · 95

CHAPTER 3
기적의 독서 제3전략! 행간에 숨어 있는 비유와 상징에 주목하라
01 《무지개 물고기》 황금비늘에 담긴 비유와 상징은
_ 주제,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 106
_ 비유와 상징, 문학과 현실을 이어주는 힘 · 109
_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라 · 113
02 <개똥이 이야기> 누구나 범하는 개똥이의 오류
_ <개똥이 이야기>에 숨겨진 교훈 · 118
_ <개똥이 이야기>로 배우는 비유와 상징 · 121
_ 개똥이의 ‘팻말’이 갖는 의미는? · 125
_ 개똥이를 타산지석으로 배우는 올바른 의사표현법 · 129

CHAPTER 4
기적의 독서 제4전략! 간접 지식을 바로바로 현실에 적용하라
01 《공주는 등이 가려워》 어떻게 주고받을 것인가
_ 주제에 접근하기 · 134
_ 어떻게 줄 것인가? · 137
_ 어떻게 받을 것인가? · 144
_ 내가 간직하고 있는 자장면은 무엇인가? · 146
02 《마시멜로 이야기》 동기부여, 어떻게 할 것인가
_ ‘만족지연능력’ 평가 실험이 주는 교훈 · 149
_ 미래의 눈부신 성공을 위해 · 153
03 《지각대장 존》 주관적 경험의 일반화를 경계하자
_ 동화책에 담겨 있는 교훈 찾기 · 161
_ 주관적 경험의 일반화를 경계하자 · 164

CHAPTER 5
기적의 독서 제5전략! 독해의 기본인 배경지식을 확장하라
01 <애꾸눈 제자 이야기>
_ 너 죽을래? · 170
_ 사실적인 이해력을 점검해보자 · 173
_ 열린 시각이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한다 · 177
_ 관점을 어느 쪽에 둘 것인가? · 181
_ ‘애꾸눈 제자’에게서 배워야 할 자세 · 184
_ ‘손님’의 행동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자세 · 188
_ 한없는 지지와 신뢰를 보여준 스승 · 192

CHAPTER 6
기적의 독서 제6전략! 독서감상문, 전략적으로 접근하라
01 어떻게 잘 쓰게 할 것인가? · 196
02 나만의 경험과 결부시키기 · 200
03 독서감상문을 많이 접하게 하자 · 204
04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독서를 하라 · 209
05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 루이스 헤이의 《치유》 · 212
06 슬픔을 슬픔으로 치유하는 법, 김형경의 《좋은 이별》 · 216

CHAPTER 7
기적의 독서 제7전략! 독서에 열광하는 아이로 만들어라
01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자 · 222
02 독서의 희열도를 높여주는 책,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 226
03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게 하자 · 231
04 독후감을 강요하지 말자 · 236
05 너무나 뻔한 이야기 한 토막 · 240

CHAPTER 8
실전사례를 통해서 보는 《토끼전》 다시 읽기
01 《토끼전》, 학교 교육의 문제점 · 246
02 《토끼전》 다시 읽기 · 249
03 《토끼전》으로 배우는 면접 시험의 지혜 · 252
04 《토끼전》에 담겨 있는 서희 선생의 협상전략 · 261
05 《토끼전》으로 대비하는 FTA 협상전략 · 265
06 《토끼전》으로 배우는 토론과 협상의 지혜 · 270

부록 : 교육 칼럼
01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키우려면 · 276
02 창의적인 독서지도란 무엇인가? · 280
03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부모가 되자 · 284
04 차이를 인정하면 답이 보인다 · 288
05 감정적인 반응을 앞세우는 아이를 위하여 · 292
06 더 이상 은행나무가 뽑히지 않기를 바라며 · 296

에필로그 · 300
추천도서 · 307



독서가 강조되는 환경에서 다독으로 지식의 분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목적이나 제대로 정립된 자신의 방법론 없이 집히는 대로만 책을 잃는다면 시간대비 효율성이 낮아지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게다가 비교적 여유 시간이 많아 독서에 투자할 시간이 많은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가치관 정립이 확고히 되지 않은 시기라 책을 자신의 삶에 제대로 녹여낸다는 것이 굉장히 버거운 일이고 이는 성인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겉에 드러난 액면 그대로의 현상을 전적으로 신뢰하여 어른들을 자주 당황시키지 않는가. 책에서 발견하는 내용에도 다를 것이 없다.


너무나 추상적이거나 이상적인 내용의 책인 경우 생활하면서 현실과 해당 내용사이의 격차로 인해 괴리감을 느낄 수 있고 실제 오감으로 경험하지 못한 것을 활자로만 접하여 지나친 환상에 사로잡힐 수도 있는 것이다. 한편 이른 나이에 적절한 지도 없이 다독을 하는 경우 부작용으로 독서를 중단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하고 심지어 회의주의자가 된다든지 사람을 시종일관 우울하게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따라서 다만 앞선 경험과 어느 정도 관련 지식이 있는 성인이 제대로 된 독서방법론과 지도방식을 익혀 독서의 결과물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중요성이 여기 있다 할 것이다. 내 경우는 스스로 누군가를 지도한거나 같이 이야기 나눌 주제거리를 나눈다고 생각하면서 읽으니 등장하는 서적들이 기존에 읽었던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도하는 사람이나 지도 받는 사람이나 양자 모두에게 좋은 방법임은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책에 등장한 우리에게 익숙한 아동용 책들은 만만히 여겻던 것과는 달리 지은이의 글들과 결합해 살필 구석이 많아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해당 서적에는 부록으로 2세부터 17세까지 연령별로 카테고리를 나눠 권장도서 목록을 두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참고하시면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부록의 내용인 저자의 교육칼럼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양육 전반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많다. 더불어 해당 서적을 통해 책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토론하고 대화하는 기회를 갖게 되면 국어 능력 이외에 다른 사고를 요하는 영역에서도 좋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기에 독서 자체를 떠나 아이들 학습능력 자체를 높이는데 관심이 큰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기존의 지식습득을 위한 전문서적이나 교과서들은 학습 목표가 정해져 있고 내용이 비교적 명확하지만 문학작품이나 여타 도서들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독자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데 있어 더 많은 에너지를 요한다. 따라서 경험해보지 않는다면 그저 독서가 단순히 오락을 위한 감동이나 재미로 그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언가 손에 잡히는 큰 교훈을 얻기 위해서라도 독서지도법은 꼭 필요하다. 게다가 방학숙제 단골인 독서감상문에 관한 언급도 한 챕터로 분리되어 있으니 학부모 입장에서 맘에 들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은 작은 몸으로 침대 맡에서 부모님의 동화책 이야기로 환상에 묻혀 깊고 달게 잠을 청할 수 있다. 작은 책 속에서 빼곡한 활자로 일면식조차 없는 작가와 무전으로 여행을 할 수도 있고 주인공과 가보지 않은 우주 한복판과 같은 장소를 마음 껏 상상하며 창의성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관심을 끈 내용이나 교훈이 자신의 생활과 너무나 큰 간극이 있다면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혼란스럽고 쉽게 그리고 깊게 상처로 남기도 한다. 나 또한 그랬기에 내 아이에게도 이 책에 나온 방식들을 참고해서 가르친다는 생각 없이 함께 생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독서활동을 하고 싶다.


분명 그 사이에 커다란 공간이 있겠지만 이러한 활동이 계속 된다면 무엇보다도 서로의 깊은 곳을 들여다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정서적 친밀도도 높아지고 애정도 강화될 것이라 믿는다. 나중에 아이의 생각이 굳어버린 나의 사고를 깨울 것만 같아 벌써부터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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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라, 그리고 비범하라 - 장자.외편 ㅣ 새로 쓰는 장자 2
차경남 지음 / 미다스북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무지개색 셔츠를 자켓 안에 입고 출근하다 내게서 오로라가 풍겨져 나온다며 도를 믿느냐고 접근하는 세명의 무리가 있었다.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해서 황급히 자리를 떴는데 일단 도라는 단어는 우리의 일상에 친숙하지 않은 단어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에게 조금은 비현실적이고 거리감을 준다는 것인데, 이는 도란 개념이 이해득실이 많은 상황에 처하게되는 현대인에게 크게 도움이 된다고 여기지 않는데 대한 반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이런 도가 사상의 대표자는 노자와 장자로 합쳐서 이들 철학을 노장사상이라 칭한다. 일단 합쳐서 노장사상이라하지만 실제로 책에 따르면 이들의 철학을 대하는 태도의 외관은 조금 다르다. 지은이는 노자가 여성이라면 장자를 남성으로 봤다. 노자가 시라면 장자는 산문이며 노자가 선비에 비유하면서 장자를 전사와 같다고 말한다. 노자는 고상하게 절제를 알지만 장자는 필요하다면 불같이 화를 내고 위선을 폭로하며 온갖 가치들을 풍자하고 조롱했다. 책을 읽어보면 굉장히 호탕한 인물임에는 분명하다.


이들의 철학과 관련된 글들을 읽으면 두리뭉실 뜬구름 잡는 듯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런 사상들이 등장했던 혼돈의 시기에 여러 사상들이 '도', 즉 사람이 걸어야 하는 길에 대해서 자신들의 기준을 내놓기 시작하였으나 사공이 많은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이러한 가치론들이 난세를 해결해주지 못했고 결국 이들을 비판하면서도 포용하는 큰 기준이 요구되었기에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공자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어진사람이 되기 위하여 사람이라면 마땅히 걸어야 할 정도가 있다고 말하며 이러한 인간의 도리에 벗어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장자는 이런 인위적인 기준 때문에 개별 국가가 서로 도리에 맞지 않는다며 타국을 침략하고, 힘 없고 가난한 백성들은 덩달아 전쟁에 동원되어 어리석은 위정자들의 결단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이 걷는 정도란 것을 사람이 만들 수 없고 어떤 사람에게만 허용되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하려했다. 


다시 말해 지식인들이나 위정자들의 머리속에서 나온 당시의 고상한 이론들이 친략과 약탈을 일삼는 군주의 행동을 정당화하는데 봉사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서로가 논쟁을 잠재우려 목소리를 높이지만 오히려 이를 심화시키는 아이러니 봉착하게 되었는데 기준을 만들어 자로 재듯이 세상을 줄세우려 하면 반드시 상하는 것이 있다고 봤던 그의 이론이 여기서 출발한다. 즉 도란 것은 원래 있는 것이고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애초에 있던 것이니 서로 옳다고 스스로 만들어낸 법칙을 내세워 싸울 이유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오감으로 느낄 수 없고 심지어 사유를 통해서도 얻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듣고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로들으라 말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드는 생각이 도대체 이렇게 도를 어렵게 깨쳐야 한다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싶지만 그의 말을 적은 글귀에는 중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몸상하지 않고 생긴대로 살 수 있으며 부모도 잘 모실 수 있고 타고난 수명도 다 살 수 있다는 지극히 세속적인 충고가 나온다. 결국 잘 살자는 것은 같은데 유가나 법가의 사상에 기초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들 사상에 기초해서 권력 중심부에 들지 못한 자들의 소외감을 반영하여 출발하였기에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게다가 장자는 본시 가난하였고 육체적 노동을 하는 자들의 편이었다 한다. 공자나 맹자가 말하 규준들은 몸을 써서 노동하는 이들에게 친하지 않은 것들이었고 말과 글에 능한 자들의 언어가 시비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여 통일된 하나의 세계를 보는 눈을 가질 수 없다고 믿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도라는 것이 굉장히 흔하여 작은 미물에도 존재하는 것이며 만물은 어디에도 갇혀있지 아니하고 모두 연결되어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분별을 버리면 좋고 싫음이 없고 좋은 것만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일도 없다는 것이다. 즉 세상 모든 존재가 귀하고 쓸모없는 것이란 사라지게 된다.


 ■ ■ ■  이 책의 차례


<평범하라, 그리고 비범하라(장자·외편)>

책머리에 5

책은 옛사람의 찌꺼기
1. 수레바퀴 깎는 윤편 16
2. 논리와 진리 21

오리 다리를 길게 늘이지 마라
1. 문명 대 자연 30
2. 칸트와 여러 격률들 36
3. 지네와 뱀 40

본래의 너 자신이 되라
1. 감각의 과잉 48
2. 사상의 과잉 53
3. 본래의 모습 58

나는 천지와 더불어 영원하리
1. 무궁의 문 62
2. 마음을 길러라 67

커다란 하나됨에 합체된 사람
1. 뇌동과 부동 사이 76
2. 대인이 살아가는 법 84
3. 대인과 성령의 사람 89

좌망 이야기
1. 유위와 무위 96
2. 좌망, 인식주관의 소거 101

모를 일이다. 상망이 그것을 찾다니
1. 인간이 원하는 방식 110
2. 간소하게, 더 간소하게 116
3. 검은 진주 120

모든 것을 잊고 모든 것을 갖춘다
1. 여러 종류의 사람들 130
2. 현재적 의식과 반성적 의식 139
3. 고통과 고뇌의 차이점 142
4. 의식・무의식・초의식 147
5. 자아를 넘어서라 150

우물 안 개구리 이야기
1. 장자와 소크라테스 154
2. 지상낙원인 우물 161
3. 생명 대 질서 168
4. 원리주의자-새로운 우물 안 개구리들 171

장자의 자연, 루소의 자연
1. 자연 대 인위 180
2. 헤엄치는 사람 188

이것이 물고기들의 즐거움 아니겠나
1. 괜히 거품내지 마라 194
2. 물고기는 물에 197
3. 물고기의 즐거움 200

발을 잊는 것은 신발이 꼭 맞기 때문
1. 정신의 손상을 피하라 206
2. 활쏘기 211
3. 신발과 허리띠 213
4. 동야직의 말 215
5. 안과 밖 217
6. 싸움닭 219

쓸모없는 나무도 쓸모가 있다
1. 무용의 대용 222
2. 거위의 경우 230
3. 소로와 하이데거 234

이익과 손해는 서로를 불러들인다
1. 장자라는 사람 240
2. 조릉의 일화 244
3. 미녀와 추녀 249

빈 배
1. 송아지처럼 254
2. 빈 배 261

세 번을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1. 무위위와 광굴 266
2. 비트겐슈타인과 혜가 273

큰 지혜는 한가하고 너그럽다
1. 호지지과 278
2. 전체와 부분 287
3. 장자와 그리스 철학 290

그대 몸도 그대 것이 아니다
1. 보아도 보이지 않나니 294
2. 순 임금과 그의 스승 299

과라유리
1. 소동파 306
2. 장횡거 309
3. 주희 313



그럴싸한 논리지만 문제는 여기서 다시 시작된다. 결국 시시비비를 가릴 기준이 사라진다면, 즉 인위적인 우리들만의 잣대가 없이 그저 모든 것을 평등하게 여기기 시작한다면 세계는 다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사회적으로 우선시되는 가치의 부재는 사람들의 목적 의식을 잃게 할 수 있고 심지어는 삶과 죽음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극단적인 사고에까지 닿을 수 있다. 장자는 이에 대해 인위적인 것을 버리고 자연을 따르라고 강조한다. 물론 자연스러움이란 것도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크지만 말이다. 


하지만 장자는 호랑나비의 꿈이라는 일화를 살피면 알 수 있듯이 스스로 주장하는 것도 하나의 헛된 이론일지 모른다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그리고 스스로 끊임없이 꿈에서 깨고 더 큰 꿈에서 깨는 것을 반복해야 참진리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점에서 장자의 이론을 반성론적인 측면에서 활용하는 것이 이 사상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장자의 풍자를 읽고 있으면 물질적 고단함을 정신적인 사유로 이겨내고자한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데 현실을 바꾸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과 동시에 철학을 통해 현실을 초월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여하튼 장자의 세계관은 자연과 평등, 포용으로 압축되는데 이런 성격 때문에 문화와 예술, 종교 그리고 정치에 영향을 미쳐 선불교와 농민봉기 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경계를 부정하는 사상의 성격상 인간의 현실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신비주의와도 통하게 되어 불로불사라든지  수련을 통해 초인이 될 수 있다는 사상을 낳기도 한다.

정치 중심부에 속하지 못한 비주류에서 출발한 이론이기에 초야에 묻혀 자연을 관찰하여 연구하는 학문을 발전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 재야의 사상이 이런 힘을 가진 까닭은 분명 내부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 아닐까. 


관점에 따라서는 현실을 등진 이론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누군가는 그로인해 황당하거나 알맹이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큰 줄기에서 본다면 공허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속에서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이 보이지 않는 기준과 룰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이러한 점에서 정도를 지나친, 예를 들어 환경 오염이나 인본주의를 벗어나 본말이 전도된 사회문제가 발현되었을 때 이를 치유하고 정화시키고자 할 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상이라 본다.


이 책은 외편과 잡편 중에서 외편에 관한 책이다. 장자 본인이 쓴 책은 아니고 제자들이 공통으로 가필한 책이라한다. 총12개의 작은 주제가 들어있다. 전체적인 장자의 이론자체는 잘못하면 허무주의로도 치달을 수 있겠지만 글속에서 그의 이야기는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들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유가와 법가가 외적인 처세라면 장자의 사상은 내적인 처세라고나 할까. 요즘 트렌드인 마음치유, 힐링과 같은 키워드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글이라 하겠다. 우주의 기에 관해 논하지만 종국에는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잊어야 한다고 외치기에 사회적이기보다는 개인주의적 성향의 느낌도 든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나만의 결론은 그냥 내가 되어야겠다는 것이다.


나다운 것. 


내가 나를 너무 닮아서 사람들이 그것이 나인지 모를 정도의 내가 되는 것.



 자기 마음과 외물이 완전히 동화되면 우리는 자기 자신을 잊는다. 마음에는 아무 잡념도 일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 마음과 외물이 제대로 동화되지 못하면 우리는 자꾸 의식하게 된다. 신발이 맞지 않으면 자꾸 발을 의식하게 되고, 허리띠가 맞지 않으면 자꾸 허리를 의식하게 되고, 허리띠가 맞지 않으면 자꾸 허리를 의식하게 되고, 사태의 해결이 원만치 않으면 자꾸 그 일을 의식하게 된다.


중략


축복받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특징은 어딘지 무의식적인 데가 있다는 점이다.그들은 대체로 웬만한 일들을 무의식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그의 정신의 힘이다. 매일 매일 하루의 일과가 끝나거든 세상을 잊어라. 나아가 자기 자신도 잊어라. 가급적 무위를 행하며 살라. 그것이 정신의 힘을 기르는 길이다.


- 평범하라 그리고 비범하라 P214



그리고 지은이도 말했듯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진 시가 있어서 여기에 남긴다.


 한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데 

빈 배 하나가 와서 부딪치면 

그가 아무리 성질 못된 사람일지라도

그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배는 빈 배이니까.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타고 있으면 

그는 그 사람에게 당장 비키라고 소리칠 것이다.

한 번 소리쳐서 듣지 못하면

다시 소리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배 안에 누군가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만약 그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도, 화내지도 않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능히 그를 해하겠는가?


- 산목, 평범하라 그리고 비범하라 중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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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케어
나탈리 샤르파크 지음, 김정화 옮김 / 와우라이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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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하는 장면이라 하면 아이의 엉덩이를 두드리고 폐에 공기가 차올라 한껏 우는 신생아를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갓 태어난 신생아라면 반드시 울거나 혹은 울어야만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 폐와 탯줄로 초기에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산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호흡을 돕기위한다는 명목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것은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는데, 분만시 엉덩이를 때리는 것에 관하여 책에서 직접 언급하지는 않지만 P52를 확인하면  아이의 고통이란 제목으로 뇌의 발달과 관련한 연구에서 갓 태어난 아기도 고통을 몹시 싫어한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것을 언급하고있다. 고통 속에서 말로 표현 못하지만 행동양태의 변화, 심박 수나 산소포화도 등 생리적인 수치 변화를 통해 아기의 스트레스를 간접적으로 확인 가능한데 엄마의 가슴과 맞대는 캥거루 케어를 하면 이러한 격렬한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즉 아이에 대한 충분한 접촉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가장 중요한 논거가 된다.



Sans Violence - 프레드릭 르봐이예. 르봐이예 출산법

폭력없는 탄생 혹은 평화로운 탄생이라고도 번역되는 책이다. 1974년 발간된 책으로 출산철학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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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파리 의과대학을 졸업한 프랑스의 유명한 산부인과의사입니다. 

1953년부터 산과학 연구을 하면서 1만여명의 신생아 탄생을 보면서 몇 가지의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태아가 태어날 때 행복한가 ?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가?등 태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엄마의 자궁 안은 어둡지만 양수라는 좋은 방과 엄마의 방음장치가 있는 아늑한 공간입니다. 그러한 좋은 방에서 나오니 강열한 빛과 소리로 불안한 상태에서 산소를 공급받던 탯줄마저 잘리므로 공포와 불안으로 떨게 됩니다. 
르봐이예 박사는 탄생의 첫 순간을 아기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방법으로, 아기의 시각, 청각, 촉각, 감정을 존중해 주어야 하는 다섯가지 수칙을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분만실의 조명을 최소화(신생아의 시각에 대한 배려) 
어둠 침침한 자궁 안에서 나온 태아의 시력을 분만실의 강렬한 조명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정감을 주기 위해 머리가 보이고 위험이 없어지면 조명을 최소화하여 아기의 형태만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둡게 해줍니다.  
 
분만에 입하는 의료진은 속삭이는 소리로 대화 (신생아의 청각에 대한 배려) 
아기들은 자궁 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의 몸에서 나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중 에도 엄마의 강렬한 심장 고동 소리가 리듬을 가지고 있어 이 소리를 마음속에 지니고 태어납니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 듣게 되는 엄마의 목소리는 아기에게 영원한 인상을 주게 되는 겁니다. 분만을 돕기 위해 분만실 안에 있는 의료진은 할 말이 있으면 속삭이는 소리로 대화하여 아기의 첫 순간을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태어나는 즉시 엄마 품에 안겨준다.(신생아의 촉각에 대한 배려) 
아기가 태어나는 즉시 엄마품에 안겨준다. 엄마의 따뜻하고, 부드럽운 살결은 아기에게 최고의 휴식처를 제공하는 겁니다. 신생아의 피부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의 이해력과 민감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엄마가 아기를 촉각으로 발견하는 것이 좋습니다. 눈으로 보기 전에 손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엄마가 침묵으로 아기에게 말하며 어루만짐으로써 아기를 진정시켜야 합니다. 
 
분만 5분후에 탯줄을 자른다.(신생아의 호흡에 대한 배려) 
태아는 탯줄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았으나 자궁 밖으로 나오면서 폐호흡을 시작 하게됩니다. 탯줄을 자르지 않으면 신생아는 탯줄에 의한 호흡과 폐호흡을 함으로써 이중 호흡을 통해 보다 안전한 산소 공급을 받게 되고 서서히 폐호흡에 적응하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탯줄의 맥박이 있는 4-5분간 탯줄을 자르지 않고 기다리는 겁니다. 그동안 아기는 엄마의 배 위에서 엄마의 심장 박동소리를 들으며 새로운 세상 속에서의 호흡법으로 적응되어 가는 겁니다. 
 
신생아를 물에서 놀게한다.(신생아의 중력에 대한 배려) 
아기는 엄마 자궁 속의 양수라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있는 곳에서 새처럼 가볍게 유영하며 지내 왔습니다. 탯줄을 자르고 나서 체중계나 딱딱한 아기 침대로 보내지 않고 다시 목욕물 속으로 보내 자신의 몸에 가해지는 중력의 부담에 대한 적응을 시키는 겁니다. 물 속에 들어간 아기는 눈을 뜨고 손을 움직여 허공을 한번 더듬어 보기도 합니다. 물 속에 놓아두는 시간은 아기가 완전히 느슨해지고 긴장이 사라지는 시점까지입니다. 그리고 나서 아기를 물에서 천천히 건져 올립니다. 이때 아기는 자기 무게를 발견하고 울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아기를 천천히 물 속에 천천히 다시 넣는 과정을 반복해줍니다. 이게 바로 아기가 중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출처


이 외에도 산모가 원하는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출산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참고



이러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후진국에서는 갈수록 늘고 있는 저체중아나 미숙아 치료가 기술과 자본 문제로 곤란을 겪는 문제를 돕고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하이테크화된 의료시설에 의해 엄마와 단절되는데서 오는 영아의 상처를 치료하고 애착형성과 모자관계 및 영아 건강 증진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세계적으로 캥거루캐어가 크게 관심을 끌고 있다고 책에서 이야기한다. 관련하여 얼마 전에 서평했던 EBS다큐프라임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 김광호, 조미진에서는 한국의 포대기 문화를 재조명하여 선진국에서 인기를 끄는 점을 과학적으로 분석했었는데 밀착양육의 장점을 논한다는 점에서 양 서적이 궤를 같이한다하겠다. 전통육아의 비밀이란 책에서 출산에 관한 스킨쉽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있기에 두 책을 동시에 참고하면 상호보완이 될 것이다.


굉장히 흥미롭게 생각했던 점은 출생 후 몇 분에서 몇 시간 동안 감수기라는 시기가 있어서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 모자관계가 결정된다는 설을 클라우스와 케넬이라는 소아과의사가 1972년에 발표했다는 것이다. 쥐실험에서 어미는 새끼를 거부하는 일까지 있었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엄마가 놀라울 정도로 아기를 쌀쌀맞게 대하며 심지어 잊기도한다고 말한다. 이후 이러한 이론은 수정되어 이 시기를 지나서도 관계가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유로, 접촉으로 관계는 촉진되나 분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인정하게되는데 어찌되었든 이러한 캐어의 장점이 있다는데는 변함이 없다.


더불어 아이들 키우는 집이라면 특히 위생에 신경쓰게 되는데 작고 연약한 아가를 품에 둔다면 성인에게서 감염의 기회가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 당연한데 책에서는 연구 결과 이러한 방식에 의한 감영의 위험성이 높아지진 않았으며 오히려 산소포화도가 정상으로 유지되고 체온유지에 유리하며 호흡도 안정적이고 외부 자극에 아이의 반응이 더 좋았다고 한다 게다가 모유 수유기간도 길어지고 하기도 쉬웠다는 반응이었다고 말한다.



 차례

1) 작게 태어난 아이의 캥거루 케어
 세바스찬이 태어났다 / 캥거루 케어에 익숙해지기까지 / 세바스찬의 퇴원을 앞두고 / 캥거루 케어의 외래 후속진료 / 캥거루 케어의 성립 : 모든 것은 콜롬비아에서 시작되었다 

2) 부모가 되기 위한 또 한 가지 방법
 아기의 격차 / 캥거루 케어가 전 세계에 다양한 형태로 확대되는 이유 / 모든 아기는 연약하다 / 아기의 고통 / 작게 태어난 아기의 지각 신경 발달 / 조기 모자관계와 분리의 영향 / 아기와 가족에게 하루라도 빨리 인간다운 케어를

3) 캥거루 케어를 시작하자 : 성공적인 캥거루 케어를 위한 초간단 규칙
 첫 만남 / 엄마와 아기 모두 캥거루 케어에 익숙해지기까지 / 이상적인 안아주기 / 아빠의 참가 / 캥거루 케어와 아기의 영양 / 캥거루 케어가 끝날 때 / 엄마는 최고의 케어 담당자 / 캥거루 케어를 하는 엄마와 아기가 집으로 돌아가는 타이밍 / 외래 후속진료의 중요성 

4) 캥거루 케어의 장점 : 아기에게 정말 안전할까?
캥거루 케어의 다양한 효과 / 캥거루 케어에는 ‘살과 살의 접촉’을 넘어서는 효과가 있다 / 엄마와 아기의 종합적인 케어와 캥거루 케어 / 만약 아기가 집에서 죽는다면 / 가정에서 감염될 위험 / 엄마와 아기의 유대관계 / 최근 동향 

5) 유럽의 캥거루 케어 : 엄마와 부모를 보다 행복하게
고도 의료기술을 가진 나라의 캥거루 케어 / 유럽 각국의 캥거루 케어 / 프랑스의 캥거루 케어와 모유 육아 지원

6) 아프리카의 캥거루 케어 : 더 많은 사람에게로  
카메룬, 두알라의 퀸티니 병원 신생아실 / 저스틴과 친구들 / 카메룬 여성들과 외래 후속진료 / 그 밖에 아프리카 여러 나라 / 마다가스카르의 캥거루 케어 / 베팔라타나나 산부인과 병원의 캥거루 케어 연습 / 모유 육아 지원 

7) 아시아와 인도의 캥거루 케어 : 수천이나 되는 아기가 목숨을 구했다. 
 베트남의 캥거루 케어 / 인도의 캥거루 케어

마치며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 : 캥거루 케어재단
의료진에게 권하는 몇 가지 



우리나라는 가정출산 보다는 의료시설을 이용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미숙아를 낳게된 부모가 참고하면 좋은 서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부모가 이러한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치료의 주체인 의사가 이러한 캐어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실행이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책에서도 맨 마지막 파트에 의료진에게 권하는 몇 가지란 제목으로 해당 캐어의 도입과 실천에 관한 규칙을 열거하고 있다. 르봐이예 출산법을 시행하는 산부인과는 온라인에서 확인 가능한데 캥거루캐어를 시행하는 병원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겠다. 의료시설이 충분한 상황에서 차후에 신생아에게 생길 수 있는 위험에 관한 법적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있기에 소극적으로 원칙에 기대 매뉴얼대로 아이를 치료하고자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약하게 태어난 아기가 있는 가정이라면 캐어 방식이 의외로 간단하기 때문에 퇴원이후에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체온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영아가 미숙아라면 이러한 캐어 방식이 애착이상으로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서의 의미 지니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크다할 것이다. 누군가 현시대가 고도로 문명화되면서 지나친 기계화로 인간미를 잃는데서 아이러니하게도 의도치 않은 상실감과 마이너스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었다. 이를 타파하기위해 신르네상스시대를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언급했던 것이 기억난다. 이런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 프리허그 운동이었는데 하이테크가 고도화되면서 편해지고 쉬워졌지만 우리는 더욱 외로워지고 본질에서 멀어지고있다는 반증아닐까. 지나친것도 독이될 수 있기에 너무 앞으로만 나아갔다면 한번쯤 돌아볼 기회를 가지고 인간 본연의 가치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야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고 서로 마주보고 접촉하는 가치를 인정하는 시간을 가지게 해준 것이 이 책이라 생각한다. 더욱이 생명이 시작되는 점에 관한 논의라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할 것이다. 아이를 계획하거나 양육 중인 부모에게 추천한다.



하단의 박스에는 스킨쉽과 관련된 유명한 기사를 옮긴 것이다.


 *  1995년 10월 17일, 매사추세츠 메모리얼 병원에서
카이리(Kyrie)와 브리엘(Brielle Jackson)이라는 쌍둥이가 태어났다.
두 아이는 예정일보다 12주간(약 3달)이나 빨리 태어났다.

아래 사진, 우측 아이가 <카이리>이며, 좌측 아기가 <브리엘>이다.
태어날 때, 1킬로그램 밖에 안 되는 조산아들이었다.
 

 
 
이들에게 일어난 실화는 불가사의하다.

쌍둥이 중 한 아이(브리엘)가 심장에 큰 결함을 안고 태어났는데,
의사들은 하나같이 그 아이가 곧 죽게 될 것이라 예상했다.
이 아이들은 각각 인큐베이터 안에 보내져서 양육받았다.
그런데 카이리는 잘 회복이 되어 잘 자라고 있었는데, 브리엘은 그렇지 못했다.
 
브리엘은 아무리 애를 써도
점점 더 나빠져서 죽기 직전 상태까지 갔다고 한다.
의사들은 다르게 손 써볼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이들을 안타깝게 돌보던
19년 경력의 간호사 Gayle Kasparian는  그 죽어가는 신생아가
‘뭔가 자기에게 말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 때 그녀는 유럽에서
과거에 실시해오던 미숙아 치료법이 생각났다.
그래서 아픈 아기를
건강한 쌍둥이 아기의 인큐베이터 안에 집어넣을 것을 제안했다.

이 아기들은 원래 엄마 배 속에서 함께 부둥켜 안고 있었는데,
아기들을 따로 떼 둘 것이 아니라, 둘을 같이 두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이는 병원의 방침에 어긋나는 일이었기에 담당 의사는 잠시 고민했지만,
엄마의 동의를 얻어, 결국 엄마 자궁에서처럼
두 아이를 한 인큐베이터 안에 나란히 눕혀보기로 했다.

그리하여 쌍둥이는 위 사진처럼 한 인큐베이터 안에 눕게 되었다.
(이 때는 생후 한 달이 거의 되어갈 무렵이었다)
그런데 건강한 아기(카이리)가 제 스스로 팔을 뻗어 아픈 아기를 감싸 안았다.
그런데 이때부터 기적이 일어났다.
 
이 아기의 손길이 닿아있을 때부터  갑자기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아픈 아기(브리엘)의 심장이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고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다음에는 체온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픈 아기의 심장, 혈압, 체온이
모두 정상 아기의 심장, 혈압, 체온을 똑같이 따라잡았다.
간호사는 처음에, 기계가 오작동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만큼 기적이었다는 증거다.

의사들은 이것을 보고 너무 기뻐서 사진에
‘생명을 구하는 포옹 The Rescuing Hug’ 이라는
제목을 붙여서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지역 신문에도 보도 되어졌다고 한다.

그 후부터 쌍둥이 신생아들은, 인큐베이터에 같이 눕히는 방식이
다른 병원에서도, 조심스레 채택되어져 가고 있다고 한다.
그 후 두 아기는 완전히 정상으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고 한다.
 

Ich Liebe Dich - Dana Winner


rescuing h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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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장선하 옮김 / 책만드는집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 때 집에 있는 세로 글로 된 어니스트 헤밍웨이 전집으로 노인과 바다를 처음 접했었다. 원채 유명해서 끝까지 놓지 않고 하루만에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을 10년도 더 지난 지금, 사회인으로서 다시 읽는 기회를 가졌다. 고전이 특별한 이유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연륜을 더할수록 책을 더욱 깊이 음미할 수 있는 여지가 풍부해지기 때문인데 노인과 바다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노인과 바다는 그저 페이지 위에 떠있는 글의 조각들에 불과했다면 지금의 책에서는 내가 노인과 함께 책의 표지만큼이나 푸른 망망대해에서 청새치를 발견하고 있는듯한 기분이었다. 


작은 판형에 127페이지 분량이 말해주듯이 길지는 않다. 줄거리도 굉장히 간단한데  쿠바의 산티아고라는 노어부가 출항하여 84일 동안이나 어획의 기회를 갖지 못하다 85일째 되는 날 거대한 청새치를 잡게된다. 이틀간의 악전고투 끝에 이를 잡아 돌아오지만 상어가 나타나 노인이 이를 몇 마리를 죽이고, 항구에 돌아와 보니 또 다른 상어들이 그 물고기를 다 뜯어먹고 머리와 뼈만 남아 있었다는 그런 이야기다. 작가의 역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힘차고 간결한 문장과 짧은 분량이 아닌 상태에서 이런 줄거리가 이 책의 전부였다면 읽어나가면서 따분하고 몹시 견디기 어려운 책이 됐을지도 모르겠을 만큼 실로 간단한 내용이다. 1958년 영화화되었다는데 책에 여운이 아직도 한참 남았기에 꼭 챙겨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문호로 일컬어지는 그이지만 창작의 과정에서 겪는 고통이 어느 영역에서든 그렇겠지만 그에게 실로 고통스럽기 그지 없었을 것이다. 하단의 박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에게도 과거 작품을 답습했다는 혹평을 듣던 시절이 있었고 아마도 이 기간은 그의 암흑시기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84일 동안 아무 소득 없던 산티아고는 인간군상을 표현하기 이전에 헤밍웨이 자신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록 다음 창작물이 종전과 같은 부정적 반응을 얻더라도 그 과정에서 자신이 발휘한 인내와 의지는 남겨진 물고기의 뼈마냥 남겨질 것이란 결연한 마음가짐을 보여주려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하단은 이와 관련하여 헤밍웨이를 소개한 글을 발췌 인용한 것이다. 볼드체는 작품에 연관된 내용이라 생각하는 것을 표시한 것.

 일생 동안 헤밍웨이가 몰두했던 주제는 전쟁이나 야생의 세계에서 나타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삶과 죽음의 문제, 인간의 선천적인 존재 조건의 비극과, 그 운명에 맞닥뜨린 개인의 승리와 패배 등이었다. 본인의 삶 또한 그러한 상황에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드라마틱한 일생이었다. 당시 스무 살의 나이에 경험한 세계 1차대전을 비롯하여 그는 스페인 내전과 터키 내전에도 참전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쿠바 북부 해안 경계 근무에 자원했다. 이런 그의 경험은 소설의 소재가 되기도 했는데 이탈리아 밀라노 병원에서 한 간호사와 나눈 사랑은 『무기여 잘 있거라 A Farewell to Arms』의 소재가 되었으며, 1936년 에스파냐내란 발발과 함께 그는 공화정부군에 가담하여 활약, 그 체험에서 스파이 활동을 다룬 희곡 『제5열(第五列) The Fifth Column』(1938)이 탄생되었고, 다시 1940년에 에스파냐 내란을 배경으로『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를 썼다. 


이처럼 전쟁을 소재로 한 헤밍웨이의 소설들은 모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양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전통과 단절된 젊은 세대들을 일컫는 '잃어버린 세대(the lost generation)'를 대변하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들은 헤밍웨이를 20세기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0년간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강을 건너 숲 속으로 Across the River and into the Trees』(1950)는 예전의 소설의 재판(再版)이라 해서 좋지 못한 평을 얻었지만, 다음 작품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1952)는 대어(大魚)를 낚으려고 분투하는 늙은 어부의 불굴의 정신과 고상한 모습을 간결하고 힘찬 문체로 묘사한 단편이다. 
심볼리즘과 운율을 유감없이 구사하여 그린 용기있는 한 남성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생전에 쓰기를 벼르다가 끝내 쓰고야 만 작품'이라고 작가 자신이 말한 니힐리즘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 작품으로 헤밍웨이는 1953년 퓰리처상과, 195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출처



소설이란 있을 법한 이야기를 가지고 지은이의 경험과 상상, 그리고 사상을 동원해 만드는 하나의 재창조된 세계다. 이 작품은 큰 관점에서 헤밍웨이가 삶에 대해 가지는 그의 전반적인 실존철학에 기반한 시선을 풀어 놓은 작품이라고 느꼈다. 전체적인 배경은 자연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특히나 주요 배경이 바다라는 점이 그러하다.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만큼이나 그 자체로 깊고 넓고 이야기가 많은 바다. 우리들의 인생처럼 그 굴곡과 역동성 만큼이나 변화무쌍하고 한치 앞도 알 수 없다는 점이 닮았으며 삶의 터전이기에 인간과 한없이 가깝다. 또한 세상에 큰 물줄기들을 낮은 곳에서 모두 담아들이는 포용성. 더불어 태초에 생명체가 태어난 원시의 근원으로 많은 사람들이 바다의 이러한 점들을 찬양해왔고 그 위대함과 원대성을 것들에 빗대어 표현하기를 즐기며 흠모하였다.


이렇게 커다랗고 야생성이 넘치는 대자연의 일부인 바다 앞에서 대조적으로 주인공인 산티아고는 젊음도 없으며 심지어는 운조차도 없어 초라하기 그지 없다. 가진 것은 오로지 의지 뿐인 그다. 일손을 돕던 소년인 마놀린까지도 산티아고가 운이 없음을 이유로 부모가 함께 승선하는 것을 만류하는 상황에 이른다. 84일간의 수확이 없는 허무한 날들, 그리고 본인의 젊음과 가까이 두었던 마놀린의 젊은 기운까지도 얻은 것 하나 없이 모두 잃은 그는 천신만고 끝에 얻은 청새치의 살점마저도 상어에게 모두 잃는다. 그저 남은 것은 홀로된 고독함과 작은 배, 늙고 지친 그의 육신과 오랜 경험, 그리고 어떤 결과든지 수용하려하는 초연한 마음가짐과 노력하는 자세만이 남았을 뿐이다.  


이런와중에 산티아고가 마을로 돌아오자 작품의 마지막에 누군가 "상어 꼬리가 저렇게 멋지고 근사한지 처음 알았네요."라고 말한다. 그 순간 바다는 우리들의 삶이 되고 고기잡이는 인생의 목표, 그리고 노인의 투지와 인내는 상어라는 시련을 이겨낸 영혼의 징표가 된어 압축된 삶의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유한한 존재인 청새치의 살점은 애초에 큰 의미가 없었던 것마냥 이야기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노인은 사자꿈을 꾼다. 망망대해에서 바다의 포식자인 상어와 사투를 벌인 노인이 돌아와서 육지에서 손꼽히는 맹수인 백수의 왕인 사자의 꿈을 꾼다. 


헤밍웨이 자신의 작품이 어떠한 평가를 얻게되든지 자신의 노력한 사실 자체는 변치 않으리란 것을 말한 것 같고 나아가 인생 전반 그리고 사람들의 전 생애에 걸쳐 사람은 언젠가는 소멸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정신은 남을 것이란 것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간이 노인의 젊음을 가져가고 대자연이 그를 초라하게 만들지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한 그는 스스로 받아들이고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를 승화시킨다. 작품이 탄생한 계기를 보면 어린 마놀린이 헤밍웨이 자신이며 하단의 박스에서 만난 어부에게서 듣고 느낀 바를 작품에 녹여낸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


 1952년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고급 유람선을 타고 쿠바 해안을 지나고 있었다. 그때 노인이 탄 작은 고깃배가 거대한 청새치 한 마리와 사투를 벌이는 것을 목격한다. 

헤밍웨이가 탄 배는 노인을 도와 청새치를 끌어올렸다. 헤밍웨이가 탄 배 위로 가까스로 올라온 노인은 헤밍웨이에게 물 한 잔을 청했고, 헤밍웨이는 물 대신 시원한 맥주를 대접한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은 낚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고 친구가 됐다. 그 순간 헤밍웨이 머릿속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었다. 바로 `노인과 바다`였다.

출처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기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죽음 앞에서 만큼은 절대적으로 평등하다. 심지어 누군가는 매일 잠드는 것은 죽음을 연습하는 것과도 같다고 말한다. 결국에 우리는 모두 사라지기에 사후에도 스스로를 증명하는 길은 오로지 의지를 통해 삶을 개척하고 의미를 새기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싶어했던것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 아닌가? 지은이 헤밍웨이는 1953년 퓰리처상과 1954년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한 이 작품을 남기고 나중에는 결국 총으로 자살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이것은 법치를 논하며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었던 한비자가 학문을 나누었던 진나라 재상인 이사의 농간으로 고국 한나라도 잃고 결국 스스로 독약을 마시고 죽게 된 것 과 같은 맥락이란 느낌을 주었다. 헤밍웨이가 택한 배경인 변화무쌍한 바다처럼 인생은 그래서 알 수 없다는 것 아닐까. 생을 주어진대로 끝까지 살아내는 것 대신에 작품으로 자신의 영혼을 증명하고 그는 떠났다. 그는 스스로 죽는 시점을 선택했으니 파멸했지만 패배하지 않은 것인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어떤 형태로든 다른 것들을 죽이고 있는 거야.”

상어를 죽이는 산티아고가 했던 생각이다. 바다에서 혼자인 그에게는 위험한 상어조차도 친구이지만 현실은 이렇게 잔인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고통으로 가득찬 생을 살면서도 이를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산티아고를 통해 진정한 용기를 이야기하려 했던 것 같다. 사실 그는 니힐리즘적 성격을 가진 즉, 허무주의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이라고 보는 시선이 있는데 이러한 성향은 책상 앞에서 작품을 쓴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전쟁과 다양한 스포츠와 취미생활에서 얻은 실질적 면과 이를 작품을 통해 다듬는 과정에서 작가가 느낀 아이러니와 모순들을 다시 꺼내어 재해석하고 다듬는 과정에서 생긴 태도인 것 같다. 이런 것 이외에도 그가 보여준 삶의 자취를 보면  냉정하고 마초적인 강인한 남성을 그리는데 이 책도 그러한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라고 산티아고가 말한 것이 이 책의 가장 본질적인 문구 아닐까. 복잡하고 차가운 현실과는 대비되게 살아있기만 하다면 인간의 몸은 얼마나 따뜻한가. 살아 있음 자체로 의미 있지만 냉혹하기만한 현실의 모순된 상황에서 전쟁이 발발하던 시기에 이념이나 사상, 특별한 철학을 빌려오지 않고 단순한 소재로 인간의 본질과 삶의 희망에 대해 쓰고자한 그의 문학성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헤밍웨이 자신도 『노인과 바다』를 가리켜 “평생을 바쳐 쓴 글” “지금 내 능력으로 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글”이라고 스스로 말했다고하니 말이다. 


참고


인생의 의미와 사자라는 단어 때문에 내게 떠오른 유명한 비유를 여기에 옮겨봤다.


 톨스토이의 인생비유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Tolstoi, 1828-1910) 의 인생비유입니다.

어떤 나그네가 산중에서 사자를 만나 도망치다가 절벽에 다다랐습니다.

마침 그곳에 칡덩굴이 있어 그 줄을 잡고 절벽에 내려가 절벽 중간쯤에

매달렸습니다. 조금 지나니까 사자가 따라와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으르렁대고 있었습니다.

나그네는 절벽 중간에 떠서 칡덩굴을 잡고, 사자의 으르렁대는 소리를

들으면서 아랫쪽을 내려다보니 바다의 큰 악어가 나타나 입을 벌리고

그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흰 들쥐 한 마리가 나그네가 메달려 있는

칡덩굴을 갉아 먹기 시작 했습니다. 또 그때 본즉 자기의 바로 곁에

꿀벌들이 날아와서는 풀잎에 꿀을 치고 있었습니다.

나그네는 위에서 부르짖는 사자의 소리를 들으며, 아래서 벌리고 있는

악어의 입을 내려다보면서, 또 자신의 생명줄인 칡덩굴을 갉아먹어 가는

흰쥐의 이발소리를 들으면서 나그네는 혀끝을 내밀어 그 풀잎의 꿀을

먹고 있었답니다. 이것이 곧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무서운 그림임에 틀림없습니다.



하단의 박스는 인생과 관련한 유명한 비유인 붓다의 안수정등 이야기다.


 *안수정등 (岸樹井藤) 


안수(岸樹) 즉, '강기슭의 나무'란 본래 대반열반경에 이르기를, 
이 몸은 마치 험준한 강기슭에 위태롭게 서 있는 큰 나무와 같아서 무너지기 쉽다.
폭풍을 만나면 반드시 쓰러지기 때문이다'라고 설한 말씀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정등(井藤)은 '우물속의 등나무'라는 말이다. 
한사람이 망망한 광야를 가는데, 무서운 코끼리가 그를 쫓아오고 있었다. 
코끼리를 피하여 정신없이 달아나다 보니 언덕 밑에 우물이 있고, 등나무 넝쿨이 우물 속으로 축 늘어져 있었다. 
그 사람은 등나무 넝쿨을 하나 붙들고 우물 속으로 내려갔다. 우물 밑바닥에는 독사 네마리가 입을 벌리고 쳐다보고 있고, 또 우물 중턱의 사방을 둘러보니 작은뱀들이 혀를 낼름거리고 있다. 

할 수 없이 등나무 넝쿨을 생명줄로 삼아 우물 중간에 매달려 있자니, 두 팔은 아파서 빠지려고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흰쥐와 검은쥐 두 마리가 번갈아 가며, 그 등넝쿨을 쏠아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만일 쥐가 쏠아서 등나무 넝쿨이 끊어지거나, 두팔의 힘이 빠져서 아래로 떨어질 때는 독사들에게 잡아먹히는 수밖에 없는 신세다. 
그 때 머리를 들어서 위를 쳐다보니, 등나무 위에 매달려 있는 벌집에서 달콤한 꿀물이 한 방울, 두 방울, 세 방울, 네 방울, 다섯 방울, 이렇게 떨어져서 입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렇게 꿀을 받아먹는 동안엔 자기의 위태로운 처지도 모두 잊어버리고 황홀경에 도취되었다. 
이 이야기에서 코끼리는 무상하게 흘러가는 세월을 의미하고, 등나무 넝쿨은 생명을, 

검은쥐와 흰쥐는 밤과 낮을 의미한다. 작은 뱀들은 가끔씩 몸이 아픈 것이고, 독사는 죽음을 의미한다. 
달콤한 꿀물방울은 인간의 오욕락(五慾樂) - 재물, 이성, 음식, 명예, 편안함에의 욕망이다. 
급박한 상황에 놓여있으면서도 중생들은 그 꿀 한 방울에 애착하여 무상하고 위태로운 것을 모르고 있다. 
이렇게, 생사고해에서 헤매는 중생을 비유한 설화가 바로 '안수정등' 이야기이다. 
다시 올라갈 수도 없고, 머무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려갈 수도 없는 신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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