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쌈(부부싸움)의 상대방이 하는 잔소리는 풀로 치면 잡초일까? 부부싸움에서 이기려면 잡초를 약초로 알아보는 눈이 필요하다. 댕댕이덩굴은 잡초 같지만 천하장사 항우도 댕댕이덩굴에 넘어진다는 속담에 나오기도 한다. 줄기는 바구니 등 세공용품에 쓴단다. 예부터 댕댕이덩굴뿌리는 민간에서 약초로 애용되어 오기도 했단다. 상대방의 잔소리에서 약 성분을 걸러내는 눈은 잡초에서 약초로 변신시키는 지혜와 다름없겠다.
부부쌈(부부싸움)의 상대방이 하는 잔소리는 풀로 치면 잡초일까? 부부싸움에서 이기려면 잡초를 약초로 바꿔놓는 혀가 필요하다. 잔소리의 단순반복은 단조롭다. 수사법으로 악세서리 효과를 내어보자. 수사법은 소설 같은 데서 얻어오면 좋다. 부부싸움도 이기려면 다른 세상일처럼 공과 품을 들여야 한다.
_풀물이 들어 있는 [고양이] 뺨 한쪽이 여전히 파랬다. 작가님 글에서요.
_'밥풀이 묻어 있던 뺨 한쪽에 여전히 밥풀이 남아 있었다.'와 멋과 맛이 다르네.
_밥풀은 풀이 된 밥알이죠. 밥이 된 풀이 있어요.
저녁에 워라말이 풀을 조금 먹었다.
1597년 6월 19일 이순신 씀
夕小月羅馬少食草
_이 워라말은 작고 털빛이 얼룩얼룩한 말이야. 밥풀의 풀과 같은 풀이 아니지만 괜찮네.
_밥이 된 풀과 같은 풀 이야기를 해줘요.
_덧글 주고받은 것 들려줄게. 모스크바에서 살고 있었던 엄마야. 모스크바대에서 러시아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어. 지도교수의 강도 높은 지도에 고생을 하고 나서 공부와 담을 쌓았어. 러시아에서는 외국인은 자국 대학 교단에 설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박사학위를 따도 현지에서는 쓸모가 없어.
나 : 빗자루는 어떤 베개를 베고 누울까요?
모스크바 엄마 : 풀베개지요.
나 : 빗자루는 무슨 이불을 덮고 자죠?
모스크바 엄마 : 아무것도 덮지 않던데요?..ㅎ
나 : 자장가는요? 마가목이 제 나뭇잎으로 연주를 해주나요?
모스크바 엄마 : 빗자루 바로 옆에 서 있는 나무는 라일락이랍니다. 향기가 진한...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면서 자장가를 불러주었겠지요?
나 : 빗자루는 어떤 꿈을 꿀까요? 날아가는 빗자루가 되어...
모스크바 엄마 : 하늘을 훨훨 날아다닌다구요?..ㅎ
나 : 빗자루는 머리 빗질은 빗으로 할까요?
모스크바 엄마 : 어려운 문제입니다.
나 : 빗자루는 장례는 화장을 할까요?
모스크바 엄마 :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갑자기 으스스하고 찬바람이 휭~ 부네요.
_이렇게 주고받은 덧글에 딴 엄마의 반응은 없었어요?
_아이디가 '개살구'란 엄마가 한마디 달았어.
ㅎㅎㅎ, 선문답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