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고수의 눈길
반 고흐가 동생 테오 등에게 보낸 편지 912통 중에서 눈길을 끄는 편지의 대목이 있다.
_1881년 9월 중순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든 내용이지.
_작가님이 눈길을 보낸 대목이에요. 그리기의 기초인 소묘(데생)를 연구에 연습을 거듭하고 자연 앞에서 무력하지 않게 되었다고 해요.
_반 고흐 미술관에서 편지를 모두 정리하고 영역하고 이용을 공개한 사이트에서 관련 부분을 뽑아와볼게. http://vangoghletters.org/vg/letters/let172/letter.html
_바르그(Bargue)가 그린 소묘를 공부하네요.
_피아니스트가 체르니(Czerny) 연습곡을 익히는 것과 같지.
_소묘 내용이 궁금하네요.
_석판화가 샤를 바르그(Charles Bargue)가 그려낸 남성 누드모델 소묘 약 60점이야. 당시 파리 미술학교 교재 제3부에 실려 있었어. 현재 아마존(www.amazon.com) 등에서 제럴드 애커먼(Gerald Ackerman)이 바르그 소묘에 바르그 약전을 더한 책을 구할 수 있어.
_남성 누드모델 소묘가 멋지겠는데요.
_바르그가 본격화가로 바뀌기 전에 석판화에서 소프트코어 포르노(soft-core porno) 주제를 다룬 적이 있었어.
_소프트코어라고요? 실제의 성행위 장면을 그리지는 않았다는 이야기이군요.
_피카소 미술관 이야기 때 일본 우키요에 판화에 하드코어(hard-core) 포르노 주제가 나왔었지.
_톱 텐 경매낙찰가(Top ten prices at auction) 미술작품에 피카소나 고흐가 안 보이네요. 살 사람이 없는가 봐요?
_팔 물건이 없는 것이겠지.
_팔 물건이 나오려면...
_3D라고들 하지. 사망(death), 부채(빚, debt), 이혼(divorce).
_눈길을 끈 편지 대목을 살펴봐요.
바르그의 남성 누드모델 소묘(데생)들을 꼼꼼히 연구하고 꾸준히 반복하여 그리니까 인물 소묘를 보는 안목이 높아졌어. 재는 법, 보는 법, 대체의 윤곽을 치는 법 등을 알았어. 내 깜냥에는 죽어도 할 수 없을 것처럼 생각되던 것이 이제는 시나브로 해볼 수 있게 되었어. 하느님 감사합니다. 삽을 가진 농부를 다섯 번은 더 그렸어. 땅을 파는 농부를 갖가지 포즈로 그린 것이야. 씨 뿌리는 사람을 두 번, 비질하는 소녀를 세 번 소묘했어. 하얀 모자를 쓰고 감자 껍질을 벗기는 여인과 지팡이에 기댄 양치기에 끝으로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팔꿈치를 무릎에 괴고 난로 가까이 앉아 있는 늙고 병든 농부를 그렸어. 거기서 끝낸 것은 아니야. 두어 마리 양이 다리를 건너기 시작하면 나머지 양떼들이 따라와.
땅을 파는 사람, 씨 뿌리는 사람, 밭을 가는 사람, 남자 여자 다 꾸준히 소묘해야 해. 농부의 생활을 이루는 것은 무엇이든 살펴보고 소묘해. 남들이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럭하고 있는 것과 똑같아. 이제는 자연 앞에서 전처럼 무력하지는 않아.
The careful study, the constant and repeated drawing of Bargue’s Exercices au fusain has given me more insight into figure drawing. I’ve learned to measure and to see and to attempt the broad outlines &c. So that what used to seem to me to be desperately impossible is now gradually becoming possible, thank God. I’ve drawn a peasant with a spade no fewer than 5 times, ‘a digger’ in fact, in all kinds of poses,2 twice a sower,3 twice a girl with a broom.4 Also a woman with a white cap who’s peeling potatoes,5 and a shepherd leaning on his crook,6 and finally an old, sick peasant sitting on a chair by the fireplace with his head in his hands and his elbows on his knees.7 8
And it won’t stop there, of course, once a couple of sheep have crossed the bridge the whole flock follows.
Diggers, sowers, ploughers, men and women I must now draw constantly. Examine and draw everything that’s part of a peasant’s life. Just as many others have done and are doing. I’m no longer so powerless in the face of nature as I used to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