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귀가 희망봉처럼 나오고 엄마는 인도양에, 딸은 대서양에 배를 세우듯 둘러서서 마다가스카르(Madagascar) 섬 모양의 고구마를 먹을 적이었다. 딸이 삶은 고구마 하나를 고르고 고구마가 동강 두 동강이 나고 고구마는 팍팍한 속을 보여주었다. 팍팍하고 단맛이 나는 밤고구마의 자줏빛 껍질을 포스트잇처럼 벗겨냈다. 한입 베어물고 혀 앞부분에 올려놓고 단맛을 보고 혀끝으로 고들빼기 김치의 쓴맛을 보면서 쓴맛 단맛 다 보았다고 말해 속담이 속이 없어지고 겉과 속이 같은 뫼비우스(Möbius)의 띠처럼 되었다.    

_뫼비우스의 띠는 제우스(Zeus) 신이 허리띠 하면 어울릴 거야.
_술병은 클라인(Klein)의 병이 격에 맞겠어요.
_제우스 신이 어느 날 지중해에서 홍해로 배를 끌고 가고 싶었어.
_운하를 만들어야 하겠네요.
_신의 점지를 받은 사람이 운하를 뚫고 이름을 '제우스 운하'라고 지었어.
_제우스 신이 남우세스럽다고 낯을 시계바늘 반대 방향으로 돌렸겠어요.
_맞아. 수에즈(Suez) 운하로 하라는 뜻으로 눈치를 읽었어. 우스개. 자리에 앉자.
 
_기차칸의 빈 좌석들은 한 사람도 앉지 않은 드넓은 공연장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런 표현, 어때요?
_무대 위에 올라온 마술사가 달걀 쥐듯 주먹 쥔 손에서 흰 손수건을 꺼내는 것을 보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 정도 갖고 객석에 앉은 관객의 홍채에서 눈동자가 커질까? 상상력의 청신호는 상식 너머에서 보여.
_빈 좌석들은 한 장도 읽지 않은 두꺼운 책처럼 보이기도 했다. 작가님 표현이에요.
_작가의 글에서 좌석은 책 페이지로 변신을 해서 눈앞에 나타나네. 마술사의 손 안에서 흰 염주비둘기가 나오는 것을 보듯 홍채가 눈동자를 키우고 말아.  

'염주비둘기'란 말이 남편의 주의를 끌었다.
_보통 비둘기(양비둘기)보다 몸매가 날씬하고 똑똑하기도 하여 마술 쇼에 등장해. 염주비둘기는 목에 칼라(collar)가 있어서 collared dove로, 한자어로는 '반구'(斑鳩)라고 해.
중국 낙양(Luoyang)에서 발굴되는 유물이 주된 낙양(뤄양 洛陽) 박물관에 들렀을 때, 전시유물 중에 눈길을 끄는 지팡이가 있었어. 손잡이 금속 부분이 새 모양이어서 안내를 하는 박물관 연구원에게 물었더니 '반구'(斑鳩)라고 하였어. 
_염주비둘기 라틴어 학명이 스트렙토펠리아 데카옥토(Streptopelia decaocto). 멧비둘기(산비둘기) 학명이 스트렙토펠리아 오리엔탈리시스(Streptopelia orientalisis)로 속명이 같네요. 
 
_대항해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영면하고 있는 스페인 세비야(Sevilla)에서 염주비둘기(Eurasian Collared Dove)를 담은 적이 있어.  
콜럼버스가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을 때는 성이 콜롬보(Colombo)였어. 비둘기를 뜻하는 라틴어 콜룸바(columba)와 어원이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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