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맛 - 교토 잇포도
와타나베 미야코 지음, 송혜진 옮김 / 컴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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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다완에 적은 양의 맛차, 이 밸런스야 말로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은 지극히 일본적인 감각인지도 모르겠어요.

- p.142

예쁜 책 표지와 일러스트, 그리고 잇포도 안주인이 직접 쓰신 책이라는 건 초보 차덕후에게 "이 책은 꼭 사야해!!!"라고 외치는 것과 마찬가지. 그리고 사람들의 평이 다들 괜찮아서 기대치가 엄청 올라간 가운데 책을 읽었는데... 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나의 차 관련 책장의 no.1 을 내주고 말았음ㅋ

흔히 우리가 일본차, 하면 교쿠로(나는 옥로차로 기억하고 있음), 말차, 센차, 호지차 정도를 떠올리는데. 이 책에서는 딱 그 차들 위주로 차에 대한 특징이나 맛있게 우리는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야나기 등 몇 가지가 더 나옴) 개인적으로 도움 되었던 것들을 호지차 같이 마지막에 덖는 차들은 뜨겁게 우려낸 후에 식혀서 마시면 여름에 매우 잘 어울린다는 것!

그 외에도 차 종류별로 곁들여 먹기 좋은 음식을 소개한다던가, 다회에 대한 이야기 등 일본차를 좋아하면 궁금한 다양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풀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회는 사진으로만 접해서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는데, 작가님이 참여하신 다회에 대한 이야기도, 첫 다회를 준비하면서 했던 고민에 대한 이야기도. 둘 다 다회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걸 간접적으로 알게 되기도 했고, 차를 마시는 문화는 생각보다 총체적인 경험에 가깝다는 걸 깨달았다.

차에 관한 에세이는 차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담아내는 책이 많은데, 유서 깊은 차 가게인 잇포도의 안주인이시다 보니 (연륜도 있으시고) 그 모든 경험이 차와 맞닿아 있어서 작은 에피소드 하나하나도 차덕후가 보기에는 참 귀중하다. 언어의 장벽만 없으면 나도 잇포도에 입사해서 교육을 받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

책에서 소개해주신 대로 호지차는 뜨겁게 우려서 한 김 식힌 후에 얼음을 동동~ 띄워 요즘 매일 물처럼 마시고 있다. 다음번에 일본에 갈 때는 꼭 교쿠로도 사서 맛을 봐야지ㅋ (하지만 옥로차 비싸... 비싸다구... 돈을 많이 벌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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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람에게 배우다 - 인공지능이 만드는 기업의 미래
우정훈 지음 / 비앤컴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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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존과 마이크가 AI 가이아를 인사팀의 메일 분류 작업에 적용하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존ㅋ) 아직 AI라는 개념이 낯선 사람들에게 AI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나아지고 있는지, 도입된 이후에 기존 인력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넓고 얕게, 한 편의 단막극처럼 상황극으로 보여주고 있다.

AI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후로도 어떤 부서에 도입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데, 주로 반복적인 작업이며 모호하지 않으며 AI가 학습할 수 있는 명확한 프로세스를 지닌 업무(책에서는 인사팀 메일 분류 시스템)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정한다. 하지만 AI가 적용된 이후에도 정확도는 90%를 넘는 것이 어려우며, 이는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가 바뀌거나 변동되는 상황을 AI가 패턴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100% 완벽한 AI란 존재하지 않으며, 충분한 데이터가 쌓일 때까지는 인간이 AI가 제대로 처리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대신에 AI 도입으로 기존의 인력은 좀 더 고차원적인 일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 내부적으로도 일종의 혁신인 셈이다...

대략 이런 '당신의 회사에 AI를 도입하게 되면 이러이러한 과정을 겪게 될 것입니다.'라는 걸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가독성은 아주 좋음, 전문지식을 요하지 않는 수준) 사실 나는 작가님의 경력이 금융권이 치중되어 있기에 당연히 금융권에서 AI 기술을 멋지게 도입한 사례! 가 등장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고... (그 믿음은 배신당했다!!!) 대신에(?)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AI를 활용하는 스마트한 방법들'이라는 아주 짤막한 부록이 존재한다. 오히려 부록이 금융권 쪽에서 활용하는 AI 사례나 좀 더 자세한 AI 활용에 대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짧아!)

우리나라에도 AI를 표방한 자동화 서비스가 일부 도입되었으나, 완전히 적용되었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점차 빗물에 서서히 젖어드는 것처럼 AI가 서비스 모든 부문에 있어서 녹아들 것이고, 그런 추세에 조금씩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개략적으로 AI 도입을 시도하려는 분들이나 범용적으로 시스템에 AI를 적용하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나쁘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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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현장은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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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고마웠습니다. 이 세상 여자 중에 당신만큼 제 신부로 어울리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 p.125

엘리트 승무원 A코와 백치미 넘치는 승무원 B코 콤비의 곁에서는 언제나 사건사고가 넘쳐난다! (마치 명탐정 코난 같지 않은가!) 기내에서 만난 손님이 호텔방에서 시체로 발견된다던가, 승객이 모두 내린 비행기에 아기가 홀로 남겨져 있다던가, 오늘 처음 만난 손님에게 청혼을 받는다던가, 테러 전화를 받는다던가, 비행기 화장실에서 유서를 발견한다던가, 괴한의 습격을 받는다던가, 하는...!

백치미 좔좔 흐르는 B코 옆에서는 왠지 사건을 점점 더 키우는 것 같기만 하지만, 의외로 중요한 증언을 해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A코에게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카메라 욕심이 있어서 공중파 방송에 나가기도 하지만, 모성애가 넘쳐나 기내에서 분실물로 발견된 아기를 며칠간 케어하기도 하는 B코. 그리고 비행에서 처음 만난 재벌남과의 데이트에 바로 청혼을 받기도 하는, 어마어마한 흥미진진함을 선사한달까.

B코와는 반대로 지성미 넘치는 이지적인 미인인 A코는 경찰들이 밝혀내지 못한 도미야 주인의 자살 사건의 내막을 알아내고, 유서의 주인을 찾는 등 단연코 에이스의 면모를 보인다. (그래서 이름이 A코!)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살인사건의 범인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 B코의 도움을 받아 사건에서 빠져나오기도 한다. 생각보다 서로에게 잘 맞는, 도움 되는 콤비라고나 할까?

살인, 유괴, 사기, 자살 등 다채로운 사건이 승원인 A코와 B코와 엮여 들어가는데... 과연 A코, B코 콤비는 맞닥들인 사건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갈까?

최근의 무겁거나 눈물샘 자극하는 작품과는 달리, 가볍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 표 미스터리! 오늘처럼 무더운 여름날에 뽱!!! 하고 시원한 웃음이 되어줄 거라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덥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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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부터 내 감정에 지지 않기로 했다
리스창 지음, 이지수 옮김 / 정민미디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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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일단 입을 다물고 주의력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켜보자. 손에 차고 있던 팔찌나 반지를 반대편 손으로 옮기는 것도 괜찮고, 들고 있던 물건을 주머니에 넣는 것도 괜찮다. 이렇게 여러 번 연습하다 보면 원망하는 습관을 고칠 수 있다.

- p.221

2년 전부터 왼쪽 팔목에는 NIKE RUN CREW 고무밴드가 채워져있다.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기획자의 기를 눌러놔야 일이 잘 된단다ㅋ) 시비를 걸었던 개발자와의 트러블 이후에 1시간 동안 사무실에서 쌍욕을 내뱉었던 나를 위한 일종의 구속구, 삼장법사가 손오공에게 씌워준 금 머리띠 같은 거라고나 할까. 화가 치밀어 오르고 견딜 수 없을 때, 조금이라도 쿨 다운할 수 있는 작은 장치인 셈이다.

누구나 살다 보면 그런 빡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는데, (드물게 희로애락의 간극이 크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부럽다.) 사실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ㅈㄹ발광을 하면 혼자 병신 되는 건 정말 시간문제다. 주체할 수 없는 내 감정의 노예로 휘둘리고 나서 찾아오는 것 현타... 무조건 내지르기보다는 때로는 삼키고, 어떨 땐 조금씩 표출하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이런 다양한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팁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PART 1을 감정에 대한 인트로로 채우고, 행복/분노/체면/욕심/용기라는 다섯 가지 감정에 대한 챕터로 PART 2를 채웠다. 3~4 페이지 내외의 여러 개의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각각의 이야기들은 사실, 어떤 자기계발서에서 읽어봤음직한 이야기가 여럿 조합되어 있다. (루즈벨트, 에디슨, 그리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이야기들) 다만 중국 작가님이어서 그런지 중국인의 에피소드가 절반 정도 섞인 게 좀 독특하고, PART 2를 구성하고 있는 감정 중 체면(비교)에 대해 묶었다는 것은 중국적인 관점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의 우리나라라면 우울증을 하나의 챕터로 다뤘을 듯)

1개의 에피소드 안에서 많게는 3개의 짤막한 서로 다른 이야기 또는 인용구를 버무려 놓은 건 좀 산만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감정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이야기가 구성된 점은 꽤 독특한 자기계발서 같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감정을 슬기롭게 처신하는 방법들이 때로는 자신에게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도 있다.)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관련된 챕터를 잠깐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우유가 엎질러졌을 때 주저앉아 울기 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우유를 다시 한 잔 따를 수 있어야 한다. 잃은 것은 잃은 것이고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는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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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고서야 - 일본 천재 편집자가 들려주는 새로운 시대, 일하기 혁명
미노와 고스케 지음, 구수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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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는... 이 아닌, 이미 편집자 뿐 아니라 온라인 살롱으로도 유명해진 일과 돈을 모두 거머쥔 젊은이... 라는 표현 정도면 저자인 미노와를 설명할 수 있을까? 조금 부족한 듯싶지만, 이 책은 이미 본인의 궤도에서 넘쳐나는 역량을 뽐내고 있는 작가의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쉬어라, 당신 탓이 아니다, 어떻게 관계를 개선할 것인가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고요하게 풀어나가는 요즘의 직장 자기계발서 보다는 "일단 해보자!"라고 밀어붙이고, 또 밀어붙이는 미노와식 방법은 반대로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어쭙잖은 위로를 권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많이 도전하고 실패하며 능숙해져야 한다."라고 강하게 던진다. 마치 벼랑 끝에서 등을 떠미는 사자와도 같달까ㅋ

일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서 (그리고 작가들과 친분을 유지하기 위하여) 도쿄 시내로 이사하며 그 월세를 감당하기 위해 온라인 살롱을 오픈하고, 지금은 살롱을 오픈하기 전보다 20배나 넘는 수익을 (맞나?) 벌어들이고 있다는 미노와. 한계에 스스로를 몰아넣고, A 또는 B처럼 한정된 답이 아니라 새로운 답을 내놓으면서 남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저자의 모습을 보니, 나 또한 고민할 시간에 진취적인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반성도 든다.

작가가 편집자라 왠지 편집자에 국한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의 길을 찾아나가는 현답은 어느 분야에나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니까. 자신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읽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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