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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 2025 프랑스 소시에르상 수상작 ㅣ 지식곰곰 7
구돌 지음, 해랑 그림 / 책읽는곰 / 2021년 10월
평점 :
국경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갖춘 책이다. 출판사 ‘책읽는곰’의 지식그림책 시리즈 지식곰곰 7번째 책이다. 개인적으로 지식그림책은 올바른 정보만을 전달하면 80프로, 거기다 재미까지 있으면 90프로, 채워지지 않는 10프로는 감동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마지막 10프로를 챙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식그림책이 좀처럼 감동까지 갖추기 힘든데 구돌 작가의 <국경> 달랐다. 감동까지 갖춘 지식그림책이었다.
바다와 사막을 가로지르고, 강과 산을 따라 흐르는 선. 새와 물고기는 자유로이 넘나들지만, 배와 비행기는 그럴 수 없는 선. 첫 장을 여는 글이다. 배와 비행기는 인간을 대신한다. 이 한 줄로 국경을 정의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한 줄이 책을 읽는 내내 아렸다.
구돌 작가의 <국경>을 읽고 있으면, 국경이 단순히 나라 사이에 끄어진 선이 아닌 살아있는 유기체 같다. 국경에 대한 정의는 하나인데, 나라와 사람들이 얽혀 있는 국경의 모습은 참 다양했다. 행복한 국경, 불행한 국경, 즐거운 국경, 슬픈 국경, 안정된 국경, 불안한 국경 등등.
여러 국경에 관한 이야기 중 당연히 한반도의 국경, 휴전선도 있었다. 휴전선은 불행하고, 슬프고, 위태로운 국경이다. 전 세계 국경 중 손에 꼽히는 국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국경 아래 살아서인지, 코로나 시국이라서인지 나는 국경하면, 단절을 먼저 떠올린다.
나와 달리, 구돌 작가는 단절과 통제 수단 이상의 국경을 이야기한다. 국경의 물리적 심리적 장벽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고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화해가 필요하고, 화해를 위해서는 평등과 균형이 이뤄저야 하지 않을까. 책 뒷표지는 우주에서 바라 본 지구이다. 거기에는 국경이 보이지 않았다. 하나의 지구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