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길에 민속용품 경매장이 두어 군데 있다. 언제부터인가 경매장 앞마당에 어느 놀이공원에 있었음직한 물건들이 하나 둘씩 놓여 지기 시작했다..비록 빛은 바랬지만 물건들은 여전히 개구진 웃음을 짓고 있다. 그 웃음을 보며 지나칠 때면, 어릴 때 부모님 손잡고 한 번 갔던 놀이동산이 생각나서 반갑고 뭉클하다..놀이공원 속 여러 놀이기구 중 나를 사로잡은 것은 엄청난 크기로 압도하던 관람차였다. 관람차를 타면 꼭대기로 가 문을 열면, 하늘로 들어 갈 수 갈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하고 그 상상을 행동으로 옮기다 별 일을 다 겪은 나였지만,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것은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 .잊고 싶지 않은 추억 속 물건은 이미 전과 똑같은 물건이 아니다. 그런 물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참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간직하고 싶은 시간도 함께 버려지는 것 같아서. 어떤 모습이라도 남아있었음 좋겠다. .오래된 우주관람차. 마지막 운행을 한다. 아이는 묻는다. 우주관람차는 이제 어떻게 되냐고. 어떻게 될까. 이 아이의 물음에 대한 작가의 답이 궁금했다. .김성미 작가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나 보다. 오래되어 철거될 관람차를 고철로 만드는 대신 관람차 이름처럼 다른 곳으로 보내 남아 있게 만든 것을 보니..책 속에 있는 외계인어를 해석하니, 재밌다. 아직 아이들은 관람차를 한 번도 타보지 못했다. 이참에 김성미 작가의 <우주관람차>를 함께 읽고, 책 속 외계어로 편지를 써서 관람차 한 구석에 넣고 와야겠다. 관람차가 제 몫을 다한 날, 누군가에 닿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