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관람차 그림책이 참 좋아 79
김성미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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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길에 민속용품 경매장이 두어 군데 있다. 언제부터인가 경매장 앞마당에 어느 놀이공원에 있었음직한 물건들이 하나 둘씩 놓여 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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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빛은 바랬지만 물건들은 여전히 개구진 웃음을 짓고 있다. 그 웃음을 보며 지나칠 때면, 어릴 때 부모님 손잡고 한 번 갔던 놀이동산이 생각나서 반갑고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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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속 여러 놀이기구 중 나를 사로잡은 것은 엄청난 크기로 압도하던 관람차였다. 관람차를 타면 꼭대기로 가 문을 열면, 하늘로 들어 갈 수 갈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하고 그 상상을 행동으로 옮기다 별 일을 다 겪은 나였지만,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것은 행동에 옮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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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싶지 않은 추억 속 물건은 이미 전과 똑같은 물건이 아니다. 그런 물건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참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간직하고 싶은 시간도 함께 버려지는 것 같아서. 어떤 모습이라도 남아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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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우주관람차. 마지막 운행을 한다. 아이는 묻는다. 우주관람차는 이제 어떻게 되냐고. 어떻게 될까. 이 아이의 물음에 대한 작가의 답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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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 작가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나 보다. 오래되어 철거될 관람차를 고철로 만드는 대신 관람차 이름처럼 다른 곳으로 보내 남아 있게 만든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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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있는 외계인어를 해석하니, 재밌다. 아직 아이들은 관람차를 한 번도 타보지 못했다. 이참에 김성미 작가의 <우주관람차>를 함께 읽고, 책 속 외계어로 편지를 써서 관람차 한 구석에 넣고 와야겠다. 관람차가 제 몫을 다한 날, 누군가에 닿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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