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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12
애덤 렉스 지음, 클레어 킨 그림, 최루비 옮김 / 길벗어린이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왜요?’라는 질문은 힘이 세다. 질문을 받은 사람이 진지하게 받아 들인다면, 자기도 몰랐던 자기에 다다르게 만드는 무거운 말이다. 책 속 엑스레이 박사가 그랬던 것처럼. 그림책나 내용이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 같지만 다시 들여다 보면, 성인용이 아닌가 싶다.
내용 전개는 단순하지만 아이가 던진 ‘왜요?’에 진지하게 대답하는 엑스레이 박사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새겨 볼 것들이 많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왜 이 자리에 있는가. 지금 삶에 만족하고 있는가. 꽤나 고민해야 할 철학적인 대답들이 나온다.
엑스레이 박사가 너무나도 간절히 원한다고 했던 것들을 보면, 그렇게 믿으려 용을 쓴 것들이었다. 착각이었다. 착각을 진심처럼 믿고 살았다. 작가는 엑스레이 박사를 빌어 독자에게 혹시 착각을 진실로 믿고 살고 있지 않나 묻는다.
아, 나는 엑스레이 박사처럼 성실히 대답을 할 수 없다. 아니, 생각하기 싫다. 심각해지면, 삶이 흔들릴 것 같아서. 이제는 흔들리기엔 두려운 나이가 돼버렸다.
왜요?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삶을 꿰뚫는 무서운 질문이다. 나를 정기점검케 하는 질문이고, 책이다.